스페이스 산호 전시 웹자보 사진. (사진제공=제주생태프로젝트 오롯) |
사람들이 산호를 구해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 많다. 산호 군락은 물고기들의 산란처이자 은신처이고 집이 되어 주기도 한다. 산소를 내뿜는 바다의 숲이자 바다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는 산호는 인류의 허파일지도 모른다.
제주 바다 속에도 ‘바다의 꽃’이라 불리는 연산호가 얼마나 장관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지 잘 안다. 이를 알리기 위한 전시가 오는 10일부터 강정 피스 아일랜드 전시 공간 스페이스산호에서 시작된다. 사실 강정이라는 공간의 뜨개 작업은 낯설지 않다. 강정마을에 코가 꿰인 사람들이 미안한 마음과 응원을 담아 뜨개 편물을 만들어 전국 각지에서 보내주었다. 그리고 2013년 ‘강정의 코’ 친구들 역시 해군기지가 지어질 마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연대를 요청하며 나무와 마을 곳곳을 뜨개 편물로 감싼 적이 있다.
제주생태프로젝트 오롯(공동대표 정은혜) 역시 ‘자연이 모자람 없이 온전히 더불어 살아가는 오롯한 세상을 위해 노래하고 만든다. 그리고 글을 쓰고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속적인 산호뜨개 모임을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산호의 중요성과 아름다움을 이야기 하고 있다.
강정 연산호 TF팀 역시 해군기지 공사 이전부터 강정등대, 서건도, 범섬 일대 바다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오고 있다.
그렇게 실로 뜨개로 코로 연결된 사람들이 보여주는 연대라 그 의미가 더해진다. 알록달록한 실들이 산호처럼 함께하는 공동체를 만들고, 산호와 바다에 대한 애정을 가지게 만든다.
참여 작가들로는 애월 산호뜨개 모임 ‘금빛나팔돌산호’, 제주시 산호뜨개 모임 ‘분홍바다맨드라미’ 선흘 산호뜨개 모임 ‘꽃총산호’, 서울 떴다풀었다 등이 함께 한다.
기획자 최혜영씨는 “연산호 군락은 문화재청 천연기념물,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그 존재와 가치가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며 “강정 해군기지를 비롯한 개발과 오염으로 위태로워지는 연산호의 생존”을 걱정했다.
구럼비 발파 7년, 현재 제주 강정바다는 괜찮을까? 또 강정의 평화를 염원하던 사람들은 어떨까. 오늘날 제주는 난개발 광풍과 제2공항 강행이라는 시간 속에 표류하고 있다. 코바늘로 꼬불꼬불한 산호를 뜨다보면 생명을 만드는 기쁨과 함께 바다와 자연에 대해 생각하는 마음이 열린다고 한다. 한 코 한 코 뜨면서, 인간이 만들어낸 직선의 세계가 자연스럽게 휘어지며 꼬불꼬불한 연결의 힘으로 변화된다고 한다.
서로의 안부를 묻기 위해 열리는 전시, 그 따듯함이 미학적 가치로 연결되고 또 이번 전시가 주목받는 이유가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