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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기자의 색깔 있는 인터뷰 - 양용진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장] 제주도 관광 인프라 No.1 도전 ‘낭푼밥상’, 제주관광공사 등 지역 대표기관 지원 나서야

[제주=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기자 송고시간 2016-07-22 04:22

자리젓과 쌈채소, 감귤정과 ... 전통주 녹고의 눈물 등 별미, 안 먹어봤으면 말을 하지마
제주음식법에 대해 설명하는 양용진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장(좌)./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토종참기름을 곁들인 달걀 반숙, 싱싱한 제주바당 문게죽 그리고 모양도 아름다운 삼색전을 만나면 나는 우주의 중심에 선다. 혼바당, 오메기술, 맑은바당 ... 상상 속 우주선을 타기 위해 유수암으로 떠나자. 오래 전 기억을 소유하기 위한 5만5000원의 기꺼운 행복”

제주이주 4년, 횟수로 따지면 ‘제주맛집 투어’도 제법 진부한 시간이다. 낯선 제주 공간에서 ‘제주맛집’이라는 단어는 ‘고향 어머니’를 찾아 나서는 여정의 다름 아니다. 떠나버린 어머니에 대한 향수를 달랠 수 있는 유일한 비상구였을지 모른다. 오늘은 양용진 낭푼밥상 대표를 만나 ‘제주다움’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 설왕설래 말들이 많은 제주음식, 한마디로 정의하면
- 제주 음식은 투박함이 매력이다. 투박함은 신선한 식재료의 다른 이름이다. 신선함을 살리기 위해 단순할 수밖에 없었다. 앞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생선의 본 맛을 살리는 방법은 단순함과 투박함이다. 경제단위를 책임질 수밖에 없었던 제주어머니들의 삶도 반영될 수밖에.

투박함의 배경으로 간과할 수 없는 게 양념문화이다. 제주 음식의 뿌리는 간장과 된장에 있다.

▶ 세계화의 요소에 스토리가 빠지면 무슨 재미, 이야기가 있는 음식 하나를 들려준다면
- 40여 년 동안 토종참기름을 내어 온 가게를 이용한 달걀 반숙이다. 어머니와의 관계, 추억을 연상할 수 있는 음식이다. 따듯한 온기가 당신을 그 기억 속으로 안내해 줄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고사리해물전, 미수전, 무우메밀전을 낸 삼색전, 전복양념찜과 날초기구이, 맥적과 수박초절임 등은 스토리텔링은 물론 맛도 놓치지 않은 명품으로 충분하다.

낭푼밥상 코스음식을 내며 설명하는 양호진씨(중앙). 공연프로그램도 기대된다./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 전통적 식재료의 재현만큼 소비자의 욕구 충족도 중요하다. 무엇이 준비되었는지 궁금하다
- 제 값을 치르고 공급하는 지역의 신선한 식재료들이다.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고비용의 식재료라도 기꺼이 수용, 값어치 있는 웰빙 식단으로 재구성해 나가고 있다.

구살(성게)국, 우럭 콩조림, 자리젓과 쌈채소 제피된장, 수박무생채, 가지김치 등은 오미자보리수단과 감귤정과, 꿩엿을 곁들인 송애기떡 등과 함께 별미이면서 건강식으로 손색이 없다.

▶ 낭푼밥상의 제주다움, 대표할만한 것이 있다면
- 싱싱함이다. 제주도도 환경의 변화에 의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그만큼 어렵지만 제주다운 식자재를 중심으로 레시피 연구에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그밖에도 전통주로 코스마다 적절이 제공되는 혼바당, 오메기술, 맑은바당, 녹고의 눈물, 백년홍주에 고소리 술이라. 모두 싱싱한 술이라, 제주다움에 어울리고 이 얼마나 멋진가? 얼쑤 강추다.

낭푼밥상 대표 전식 삼색전은 고사리해물전, 미수전, 무우메밀전으로 구성된다./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 요즘은 마케팅적 측면에서도 공공선이 많이 강조되는데, 낭푼밥상이 지역에서 기여하고 싶은 바가 있다면
- 제주 브랜드 가치 제고, 글로벌화 등 지역 경제와 문화적 측면에서 활용도가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낭푼밥상’ 공간을 필자가 보기에 ‘제주 향토음식 육성사업’이라는 거창한 단어를 쓰지 않아도 규모 유지를 위해 고용 창출은 기본이고 인바운드 음식관광 활성화, 식재료산업 동반 성장 등 공공선을 견인하고 있다.

강남 스타일에 익숙한 도시 여행객들이 제주 스타일을 만나 원더플을 외칠 날을 기대한다. 제주 음식의 재현을 넘어서 고급화에 나선 낭푼밥상을 보며 몇 년 전 만나 ‘맛의 방주’를 떠 올렸다.

거문오름 세계자연유산센터에서 처음 만난 김지순 선생, 필자는 그 당시에도 ‘맛의 방주’를 통해 몇몇 음식들을 만났고 이미 ‘지역 로컬푸드의 성장 디자인’에 관한 가능성을 엿보았다.

낭푼밥상의 대표 전식 문게(문어)죽./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제주화 디자인’에 왜 로컬 푸드가 필요할까’, 그 질문의 대답은 디자인이 소통을 밑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결국 ‘세계적인 제주’를 디자인함에 사람들이 즐겨 찾을 ‘제주 로컬 푸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양용진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장이 런칭한 유수암 '낭푼밥상'. 이 공간이 미슐렝의 별표를 유혹할 수 있는 제주형 최고급 코스요리 레스토랑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시시비비는 뒤로하자. 자그마한 식탁 위에서 어머니를 만나고 5만5000원의 우주를 만날 수 있는 행복. 도민들이 밀어 제주를 대표하는 브랜드 하나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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