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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뉴스통신•월드컬쳐오픈(WCO) 기획(1) - 동아시아의 지붕 없는 미술관] 헬로우 서귀포관광극장 굿모닝 작가의 산책길 ... 기당미술관,왈종미술관, 미술관 찾아 떠나는 순례길 4.9km

[제주=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기자 송고시간 2016-08-23 00:39

동아시아 관광객 '제주 인문학에 눈을 뜨다', 서귀포에서 시작되는 '작가의 산책길' 실크로드로 이음하자
전종철 작가의 작품 ‘경계선 사이에서’. 예술이 과연 서귀포를 살릴 수 있을까./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 기자


자연은 언제나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어온다. 자연의 언어는 예술가들의 영혼을 일깨우고 도시의 형성에 늘 밑받침이 되어 주었다. 100년 고도 서귀포를 떠올리면 푸른 바다와 한라산 그리고 섬들과 오름이 어우러지는 ‘선의 미학’이 떠오른다.

하지만 서귀포의 속살은 바다와 한라산에만 있지 않고 생활 속 예술 공간에서도 심지어 삶의 일상에도 가까이 있다. 도심 한 가운데에서도 만나게 되는 일상 속 문화공간들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하늘이 열린 무대, 서귀포관광극장을 본 적이 있나요? 시간의 흐름이 잠시 멈춘 공간 서귀포관광극장. 돌 벽돌로 하나하나 쌓아 올린 담벼락과 그 벽을 감싸고 오르는 담쟁이덩굴은 시간을 감고 한껏 멋을 낸다.

하늘을 향해 열린 무대 위에서는 별빛이 쏟아지고 음악과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춤추는 서귀포관광극장은 전국적으로도 몇 손가락에 안에 들만큼 매력적이다.

그곳은 한때 유명 가수의 리사이틀,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악극단의 공연뿐 아니라 초등학교 학예 발표회가 진행되었던 복합 문화공간이었다. 오랫동안 쇄락 돼 버려졌던 공간이 이제는 세계 유수의 공연단들도 무대에 오르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공간으로 변모했다.

바쁜 일상에 쫒기는 도시 여행자들이라면 꼭 한 번 방문해야 할 인생의 쉼표 같은 곳, 서귀포관광극장을 기억해 두자.

작가의 산책길 코스(이중섭 거주지)를 방문하면 시간의 멈춤을 경험하게 된다./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 기자


전국 최초의 시립미술관, 기당미술관은 건축학적 미로도 수려하다. 단층 나선형 구조와 제주 초가집을 연상하는 독특한 건축구조로 유명한 기당미술관. 건물 내부를 걷다보면 돌아가면서 야적시키는 눌 형태를 온전히 느낄 수 있고 작가의 작품과 잘 어울리는 구조 형태는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일본에서 번 돈을 고향에 환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술관의 탄생 배경이 건축적 미의 조화를 이뤄 완벽한 타이밍을 만들어 냈다. 스미소니언 미술관이 선택한 한국의 고독한 화가 변시지의 작품을 언제나 만날 수 있고 장우성, 박노수 등의 그림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일석이조인 공간이다.

평생 제주를 사랑하고 글씨를 벗하며 살았던 한 예술가의 공간, 소암기념관은 그래서 묵직해 보인다. 소암은 1957년 51세라는 늦은 나이에 국전에 입선, 서단에 발을 내디딘 후 다양한 실험과 창작활동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독특한 작가이다.

작가의 산책길을 걷다보면 음악에서 미술까지 살아있는 인문학을 만나게 된다./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 기자


'서귀소옹(西歸素翁)'이라 스스로를 불렀던 그를 사람들은 기억한다. 또한 육조해와 행초서의 이질적 요소와 미감을 혼융시킨 독특한 예술세계를 기억하고 있다. 삶은 때로 현대 도시인들에게 수행을 요구한다. 그럴 때 서귀포를 여행해 보는 건 어떨까? 살면서 생명력과 다양성이 필요할 때면 서귀포로 여행해 보는 건 어떨까.

이번에는 바닷가로 나가볼까? 서귀포 바닷가의 풍경과 햇살, 바람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이방인들에게 쉽게 마음을 내주지 않는 제주 사람들의 마음을 빼다 박았다. 한때 서귀포 해안가를 걸으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한 예술가들도 그 바다만큼은 사랑할 수 있었을까? 이중섭, 변시지, 현중화 선생의 작품은 바다를 대신해 우리들을 위무하고 있다.

평생 동안 제주의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을 담다 보니 중도를 알게 된 왈종미술관, 그래서 스런지 외부에서 바라 본 미술관의 조형미가 남다르다. 중용을 행하기가 쉽지 않은 세상에 화가는 그림으로 중용을 가르치는지 모른다. 문을 들어서면 공간 내부는 온통 밝음으로 가득 차 있다.

서귀포관광극장의 매력은 클래식에서 대중음악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점이다./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 기자


평생 동안 제주의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을 담다 보니 중도를 알게 된 왈종미술관, 그래서 스런지 외부에서 바라 본 미술관의 조형미가 남다르다. 중용을 행하기가 쉽지 않은 세상에 화가는 그림으로 중용을 가르치는지 모른다. 문을 들어서면 공간 내부는 온통 밝음으로 가득 차 있다.

내부 건축물의 조형미는 작품의 면과 선까지 밝음으로 끌어 들입니다. 맑고 아름다운 색체로 만들어낸 제주 생활의 중도, 디자인과 회화의 경계에 선 노화가의 미적 충동은 제주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심미안을 선물한다.

작가의 산책길은 이중섭미술관을 출발, 커뮤니티센터, 기당미술관, 칠십리시공원, 자구리해안, 소낭머리, 서복전시관, 소정방, 소암기념관을 돌아 다시 이중섭 거리까지 4.9km를 순례한다.

칠십리 시공원을 지나다보면 마우로 스타치올리의 작품 ‘서귀포 14’, 레오나르 라치타의 작품 ‘날개, 제주 자오선’, 카스토 솔라노의 작품 ‘삶의 경로에서의 성장’, 전종철 작가의 작품 ‘경계선 사이에서’ 등을 만날 수 있다 모두 예술의섬 프로젝트 작품들이라 눈길이 머문다.

한반도의 끝 서귀포에서 시작된 '작가의 산책길', 길 위에서 만나는 인문학에 동아시아 관광객들의 눈길이 머문다. 마음이 흔들린다. 실크로드까지 이어져 동서양의 인문학이 서귀포에서 이음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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