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6일 화요일
뉴스홈 칼럼(기고)
(칼럼)아듀 2016 웰컴 2017…정유년 새해엔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 송고시간 2016-12-31 10:10

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 충북본부장./아시아뉴스통신DB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돌아다니는 새해맞이 글 가운데 올해 특히 눈에 띄는 글이 하나 있다. ‘나이 한 살’이란 글이다.

이 글은 “매년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저희 택배회사를 이용해 준 분들에게 전 직원을 대표해 감사함을 전해 올립니다. 최선을 다해 늦어도 2017년 1월1일 00:00시까지는 정확히 배달되도록 하겠습니다”로 시작한다.

이어 “이 ‘나이 한살’ 상품은 염라대왕 빽이 있어도 절대 수령 거부할 수 없는 상품이며 따라서 반품이 되지 않으니 각별히 유의하시어 수령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당부한다.

뒤이어 “이 상품은 본인을 추적할 수 있는 고성능 칩이 내장돼 끝까지 추적함을 알려드립니다. 초인종을 눌러도 집안에 없는 척 시치미 떼고 있어도, 외국으로 도피한다 할지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주인을 찾아가는 시스템으로 돼 있으니 약은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유념하기 바랍니다”라고 지긋이 엄포를 놓고 있다.(중략)

“‘나이 한살’과 더불어 사은품으로 똥배와 듬성듬성 빠진 새하얀 새치 머리카락과 눈가에 주름살도 배달됨을 알려드립니다. 반품 절대 불가함은 물론이요 수령거부 절대 불가하며 대리수령 양도·양수 또한 절대 불가한 상품이오니 착오 없이 수령하시기 바랍니다.”

재미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섬뜩하기까지 하다. 또 한 해가 가고 새해를 맞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나이 한 살 더 먹어야 하는 우리네 인생살이를 재치 있게 표현하고 있다.

시간의 흐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해 첫날 먹게 되는 ‘나이 한 살’에 빗대 순순히 받아들일 것을 권하고 있다. ‘재깍 재깍’ 소리 내며 쫒아오는 시간이란 두려운 존재를 나 몰라라 외면할 수도, 또 본인 대신 타인에게 둘러씌울 수도 없는 운명적인 일임을 이 글을 지은이는 천연덕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병신년의 한 해가 힘겹게 넘어가고 있다. 하늘에 떠 있는 해도 그렇고 달력에 숫자로 남아 있는 해도 그렇고 참으로 힘겹게 넘어가고 있다.

올 한 해는 유난히도 숨 가쁘게 달려온 때문일 게다. 더군다나 지난 9월 하순 한 일간지의 보도를 시작으로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과 그로 인한 탄핵시국, 온 나라를 독감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작금의 AI(조류독감) 및 A형독감 사태가 마지막 넘어가고 있는 해를 지친 모습, 힘겨운 모습으로 비치게 하고 있다.

올 한 해를 비춘 저 해도 지난해 이 무렵 ‘병신년의 해’로 새롭게 떠올랐을 땐 누구나 우러르며 간절한 소망을 빌었던 대망의 해였다. 적어도 새해 첫날 전국 곳곳의 해돋이 명소에서 ‘새 해’란 이름으로 떠올랐을 땐 온 국민의 가슴 속에 벅찬 희망을 불어넣어 주던 서광이었다.

그런데 오늘 저 해가 유난히 힘겨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지난 한 해가 그 어느 해보다도 다사다난했고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냈기에 그렇게 보이는 게 아닐까 싶다. 물론 지난 한 해가 그 어느 해 보다도 즐겁고 보람 있는 한 해로 기억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병신년의 마지막 날 넘어가는 저 해의 모습이 그 어느 해보다도 반짝 웃는 얼굴로 보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오늘의 저 해가 지고 나면 내일은 ‘정유년 새 해’란 이름으로 다시 솟아올라 온누리를 비추리라. 그러면 또 그 시간에 맞춰 전국의 수많은 해돋이 명소에는 수많은 인파가 솟아오르는 해를 향해 소원을 빌고 사랑을 전하며 저 마다의 희망을 그리리라.

제주도 한라산, 성산일출봉, 마라도에서 희망을 전하고 강원권에선 정동진, 추암촛대바위, 경포대를 찾아 영남권에선 호미곶, 해운대, 보리암을 찾아 새해 소망을 전하는 이들이 벌써부터 눈에 선하다.

충청권에선 당진 왜목마을과 서천 마량포구, 서산 간월암, 보은 속리산 문장대·천왕봉, 단양 소백산 등지가 전국적으로 소문난 해돋이 명소다. 그밖에 각 지역마다 그 곳을 대표하는 해돋이 명소가 한 두 개쯤은 있다. 해돋이 명소가 이렇듯 많다는 것은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에 큰 의미를 부여해 그 곳을 찾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다.

각 지자체에서도 새해 첫날 해맞이 행사를 여는 곳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올핸 조류독감과 A형 독감의 유행으로 해맞이 행사를 취소한 곳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많은 곳에서 새해맞이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충북에선 충북도가 AI와 A형독감 확산에 따라 31일 청주 예술의 전당 천년각 일원에서 열기로 했던 '2017 새해맞이 희망축제'를 전격 취소했으며 충주시와 보은군, 증평군, 진천군, 음성군, 괴산군 등도 해맞이 행사를 잇따라 취소해 최근 확산일로에 있는 AI 및 A형 독감의 심각성을 느끼게 한다.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 있다면 새해 첫날의 날씨다. 기상청은 2017년 정유년 새해 첫 날 맑고 포근해 대부분 지역에서 해돋이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보했다.

밝아오는 새해엔 국민이 편안한 정치가 펼쳐지길 기원한다. 국회에선 서로 삿대질하며 헐뜯는 모습 좀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 최순실 국정농단 및 탄핵시국도 하루빨리 뉴스에서 사라졌으면 한다. 그래서 외국언론으로부터 한국은 이상한 나라란 비아냥을 더 이상 듣지않길 바란다.

무엇보다도 경제가 되살아나 모든 이의 허리띠 좀 느슨하게 해주길 간절히 바란다. 젊은이들이 취직걱정 안 해도 되는 나라, 근로자들이 다른 걱정 안 하고 일만 열심히 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길 기대한다. 이런 바람이 헛된 욕심이라면 그 같은 희망이라도 갖게끔 경제적 숨통이 하루빨리 트였으면 한다.

작은 일에 감사해 하고 하루하루 지는 해를 바라보며 내일의 희망을 꿈 꿀 수 있는 그런 한 해가 되길 떠오르는 정유년 새해에 기대해 본다. 아듀 2016! 웰컴 2017!
※사외 기고는 본사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아시아뉴스통신.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제보전화 : 1644-3331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의견쓰기

댓글 작성을 위해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 시 주민번호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포토뉴스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