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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만수 감독, '지난 20년의 고백'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승주기자 송고시간 2017-01-10 09:01

지나온 세월 돌아 볼 수 있어... 감사할 따름
야구인 이만수./아시아뉴스통신 DB


미국땅에서 이른 새벽에 일어나 조용히 기도 드리며 지나 온 시간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20년 전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습니다.

영원히 선수생활을 할 것만 같았는데 40살이 되면서 갑작스레 구단으로부터 방출되었습니다. 정말 앞이 암담하기만 했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한동안 방황했었습니다

무작정 미국으로 도망 왔던 게 1998년 2월초였는데요. 아픈 아내를 두고 미국에 온다는 것이 너무 마음 아팠지만 당시 처했던 환경은 저를 도저히 한국에 있을수 없게 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그 당시 공항에는 어느 누구도 마중 나오지 않았습니다. 쓸쓸히 비행기를 타고 혼자 머나먼 미국까지 건너 왔던 것이 벌써 20년 전입니다. 그리고 20년이 흘러 저는 2017년 새해 벽두부터 다시 이 곳 미국으로 재능기부를 왔습니다. 수많은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당시엔 도망치듯 미국으로 건너 왔지만 지금은 교민들에게 재능기부를 하기 위해 스스로 미국에 온 것을 보면 정말 사람의 인생은 알 수가 없습니다. 20년이란 세월이 이렇게 바람처럼 빨리 스쳐 간 걸 보면 새삼 세월의 무상함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 이른 새벽에 홀로 기도하는데 얼마나 많은 눈물이 나던지요. 은퇴 후 아무도 반기지 않았고 아는 사람 한 명 없던 미국땅에서의 고난과 어려움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지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볼 수 있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감사...
저의 삶을 한마디로 정리해 본다면 감사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왜 새해 벽두부터 미국에 재능기부를 하러 왔는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분명 제가 아직 알지 못하는 놀라운 계획과 목적이 있기에 여기까지 오게 됐으리라 믿습니다.

이번 미국에서의 재능기부 활동 열흘 동안 그것을 곰곰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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