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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를 향한 열정과 부단한 탐구정신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정혜미기자 송고시간 2017-01-11 03:34

공무원미술협회 김동배 회장, 전국에 흩어진 작가들 결집해 문화예술 선도
 
서치 김동배 서예가, 공무원미술협회장/아시아뉴스통신=정혜미기자

서치 김동배 선생은 지난 30여 년간 서예에 천착해온 한국 서단의 중견작가로서, 정통필법을 바탕으로 인생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붓 끝으로 전하고 있다.

그는 법첩을 통해 전통서체를 두루 섭렵하고, 옛 성현들의 지혜와 철학을 담아 작품세계를 넓혀나가고 있으며, 지난해 창설한 공무원미술협회(이하 공무원미협)의 수장을 맡아 현?전직 공무원 작가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서치 선생(왼쪽에서 네번째)이 은평문화예술회관 한문서예 강좌 수강생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정혜미기자

◆격조 높은 작품 활동 펼치며 지역문화 예술발전 도모

그간 격조 높은 창작활동을 펼치며, 서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 서치 선생은 2007년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서예활동에 매진하며 노인복지회관, 은평문화예술회관, 진관동 문화센터, 일산문화센터 등에서 서예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공직생활을 하던 중 한자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찾아간 종로의 서실에서 묵향에 빠져들어 붓글씨에 빠지게 됐다”고 밝힌 선생은 1990년대 석헌 임재우 선생으로부터 전각과 서예를 사사하며 본격적으로 예술의 깊이를 다졌다.

이후 초대작가 반열에 오르면서 파주미술협회, 노원서예협회, 경기미술협회에 몸담아 왕성히 작품활동을 이어왔으며 현재 경기미협 부회장(서예분야), 공무원미술협회장직을 맡아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서예는 시공을 초월해 선인들의 삶에 녹아드는 것”

서치 선생은 무등산록의 충효마을에서 김덕령 장군 후인으로 식영정, 소쇄원, 환벽당, 취가정의 정자문화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창계의 맑은 물에서 목욕을 하고, 아름다운 산천을 뛰어놀며 깊은 감수성을 키워나갔다.

공직에 있으면서 서예와 인연을 맺었던 그는 “막연히 서예를 하는 사람은 특별한 재주를 갖고 태어나는 줄만 알았는데, 누구나 부지런히 연마하면 서예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미련할 정도로 집중해 매진하는 사람만이 서예술의 완전한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생은 “지금까지 서예를 탐구하고, 글쓰기에 열정을 쏟을 수 있었던 것은 고전의 방대한 자료를 연구?분석하며 철학과 학문의 결합으로 작품 활동을 해왔기에 가능했다”고 밝히며 학문과 예술에 대한 진정성을 보였다.

그는 “초기 전각에 빠져있을 때, 문하생들끼리 뒤풀이를 한 후 얼큰하게 술에 취하면 보도블록을 전각돌로 보고 정으로 쪼아 새기고 싶다는 망상에 빠지고, 바쁜 일정에는 출근길에 흔들리는 버스 안 무릎위에서 각을 새기기도 했다”며 전각에 열정을 쏟았던 지난날을 회고했다.

이어 “산악인들이 세계 유명산들을 찾아다니는 것처럼, 서예 법첩이나 탁본을 찾아 탐구하는 것은 다양한 글씨 세계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다. 화선지에서 번지는 먹의 선질도 좋지만, 시공을 초월해 옛 사람들의 생각과 언어 속에서 선인들의 미의식 세계에 접속 할 수 있다는 것이 서예의 독특한 매력”이라고 밝혔다.

 
교하.(사진제공=서치 김동배 선생)


◆‘공무원미술협회’ 창설, 전국에 흩어진 작가들 하나로 결집

“현재 공무원미술대전 공모전은 26년에 역사를 갖고 있지만, 2011년 공무원 초대작가 배출을 시작한 이래 매년 소수의 작가가 배출되고 있습니다. 이제 협회를 통해 작가들이 모여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전국에 흩어져있는 작가들을 하나로 결집해 그들의 새 창작품을 한데 불러 모을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공무원미협은 지난 2015년 5월경, 전?현직 공무원의 미술향상 발전을 도모하고 회원의 권익과 친목을 목적으로 창립했다.

이 협회는 전·현직공무원 중 정부(인사혁신처)로 부터 엄격한 심사를 거쳐 초대작가로 위촉받은 전국의 작가들이 모여 만든 협회다.

선생은 “공무원미협 회원들은 어느 예술단체보다 어려운 경쟁 속에서 작가반열에 올라온 작가들로, 각자의 소질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노력을 함께 할 것이며, 새로운 미술의 지평을 열어가는 예술창조의 선구자가 되리라 다짐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갖춰온 작품 활동은 물론 함께 나누는 재능기부도 병행하겠다. 활발한 전시활동을 통해 신작품을 선보이며, 새로운 미술활동의 장을 만들어 공무원미술인들의 상호 협동 공간으로 가꾸어 나아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공무원미협 회원들은 한글서예, 한문서예, 문인화, 한국화, 서양화, 사진, 조각,공예 등 다양한 문화활동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고 있다.

공무원미협 회장직을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서치 선생은 “창립 2년차의 신생협회라 아직 보완할 부분이 많지만 작가들의 작품 열기가 대단하다. 작가들을 결속해 예술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다 할 것”이라 바람을 전했다.

현재 공무원미협 홈페이지에는 각 분야별 초대작가들의 온라인 상설전시가 이뤄지고 있으며, 개인별 대표작 20여점의 작품을 엄선 공개해 작가들의 개성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나비와 고층아파트.(사진제공=서치 김동배 선생)

◆수강생들에게 ‘제2의 생일’ 선물하다

선생의 작품세계는 전통서예의 틀에서 현대적인 변화와 다양성을 추구한다.

그의 작품을 보면 한문의 전?예?해?행?초를 섭렵한 공력이 보이며, 한글서예도 꾸준히 연찬해 고체, 민체, 흘림체 등 수준 높은 작품성을 구축했다.

“공부할 때 철저한 임서를 거쳐야 창작이 나옵니다. 90% 정도 기본 틀이 박혀야 10%의 창작이 되는 것이죠. 항상 법첩을 가까이하며 임서하는 것을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바쁜 일과 속에서도 붓이 없으면 검지를 먹물에 찍어서 연습할 정도의 일상적인 열정으로 생활화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선생은 수강생들에게 입문한 첫날을 새로운 생일로 지정해 태어난 날 이 외로 생일을 하나 더 선물한다.

바로 ‘서예를 시작한 날’을 생일로 지정해 매년 처음 시작하는 각오를 되새기라고 말한다.

이어 그는 “요즘은 문화센터가 활성화 돼 저렴한 가격으로 공부할 수 있으므로, 부지런하면 누구나 다 배울 수 있다. 또 공부할 때에는 계산을 하면 안 된다. 5천원, 만원 때문에 철새처럼 강좌를 바꿔가며 시간을 소비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문방사우와 연애할 줄 알아야 하고, 좋은 법첩을 곁에 둘 줄 알아야 한다. 아낌없는 투자와 애정만이 성장의 길”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선생은 그의 아호를 ‘서치’로 정한 것에 대해 “글씨는 못쓰면서 종이만 버리는 바보 같은 삶을 반영한 것”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면서 “평소 헌 책을 모아 읽고, 사람들이 봐야 할 책을 선정해주는 일로 보람을 느낀다. 실제 헌책을 찾기 위해 서점을 찾는 애환을 담아 ‘서치의 병’이란 원고지 40매 분량의 수필을 쓰기도 했다”고 밝혔다.

 
신광수 선생의 시.
(사진제공=서치 김동배 선생)


그는 “작품은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변화되는 것이다. 오늘 쓴 것은 최고가 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훗날 보면 부끄러운 습작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오늘의 이 순간이 어제까지는 미래였다. 오늘을 소홀히 하면 미래를 소홀히 하는 것이다. 후회하는 과거가 되지 않도록 매사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서치 선생은 “요즘 현대인들은 쉽고 빠른 것만 추구한다. 그렇기에 고된 인내와 수행을 필요로 하는 서예를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성부의 시 ‘봄’처럼 혹독한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듯, 꾸준히 임서에 매진한다면 ‘서예의 환한 봄’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치 선생의 작품에는 그의 사상과 철학, 인격과 이상이 담겨있다.

주변의 칭송에도 불구 정작 본인은 임서하고 또 임서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겸손함을 보이는 선생은 늘 새로운 창작을 위해 고심하고, 붓글씨에 열정을 쏟고 있다.

매사에 진실한 예술세계를 지향하며 끈기와 인내심을 가지고 작업에 몰두하는 서치 김동배 선생이 공무원미협을 주축으로 국내 예술문화 활성화를 선도하는 중핵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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