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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꽃보다 청춘들 "투표하게 해주세요"...새누리당·바른정당 저격

[서울=아시아뉴스통신] 박규리기자 송고시간 2017-01-12 13:26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주축으로 '18세 선거권 확대를 위한 청소년·청년 연석회'의 공동위원장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연령 개정안을 안전행정위원회에 즉각 상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왼쪽부터)김시연·최민창 연석회 공동위원장, 이동현 서울 유권자센터 사무국장,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병현·현정음 연석회 공동위원장 일동./아시아뉴스통신=윤의일 기자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의 제동으로 전날인 11일 국회 전체회의에 상정도 되지 못한 바, 18세 꽃보다 청춘들이 국회를 방문해 조속한 법안 처리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은 어제 열린 전체회의에서 해당 법 개정안이 법안소위에서 통과된 만큼 전체회의에 상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선거 룰'에 관한 사항은 여야 4당의 합의가 필요하다며 법안 상정을 반대했다.

특히 바른정당은 검찰 개혁과 선거연령 하향조정 등 민감한 쟁점에 대해 어느 정도 의견을 모아 입장을 내놓으면, 당내 이견이 속출해 재논의에 들어가는 등 갈지자 행보를 걷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을 주축으로 국회를 방문한 '18세 선거권 확대를 위한 청소년·청년 연석회' 공동준비위원장의 김시연 최민창 한병현 현정음 일동은 오늘(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법 개정안을 안전행정위원회에 즉각 상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현정음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만장일치로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개정안이 안전행정위원회 전원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않은 것에 분노를 느낀다"며 "여론조사에 의하면 우리 국민 56.1%는 선거권 연령 하향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주축으로 '18세 선거권 확대를 위한 청소년·청년 연석회'의 공동위원장들 기자회견이 열린 바, 동료 일동들이 플랜카드로 선거연령 하향을 요구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윤의일 기자

또 "어제 전체회의에서 윤재옥 새누리당 간사의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졸속은 안 된다' 발언은 지금까지 18세 선거권 연령 하락을 위해 총의를 모아왔던 우리의 시간을 무시한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시연 위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 나라 중에서는 만 19세부터 선거를 할 수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론의 다양성을 위해서도 선거연령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민창 위원장은 "제도적인 절차를 통해 청소년의 의사를 반영해 내지 못한다면 세대갈등은 앞으로 수 십년 동안 이어져 막대한 사회적 갈등비용을 양산할 것"이라며 새누리당 모 의원의 발언을 애둘러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새누리당 모 의원님께서 '자라나는 아이들이니까 비판적인 쪽에 더 많은 색각이 꽂히게 되어 있다. 그러다 보면 보수에 반대되는 표 행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러나 청소년이라고 비판적인 쪽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아니고, 옳고 그름을 선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병현 위원장은 "결혼도 취업도 군대도 운전면허도 9급 공무원 응시도 가능한데 왜 투표는 할 수 없습니까?"라고 물으며 "참정권 확대는 국민의 오랜 열망이자 시대적 흐름입니다"고 말했다.
 
2017년 8월 1일 오전 용인 강남대학교에서 열린 '1급 정교사 자격연수'에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고등학교 이상의 학생들은 스스로 판단할 수 있고 결정할 수 있는 나이인 만큼 학생들에게 밀접하게 연관있는 교육감선거의 선거권을 줘야한다"고 주장했다./아시아뉴스통신DB

한편, 전설의 미드 '보스턴 리갈'에서는 여고생이 투표권을 달라고 요구하며, "병든 사람보다는 자기들의 판단력이 더 옳지 않겠느냐"고 연방대법원에 제소하는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대한민국의 소설가 김선우씨도 지난 2014년 교육감선거에서 청소년이 제외되는 상황에 대해 "자신들의 삶을 결정 지을 행정가를 뽑는데 당사자들에게 투표권이 없다는 게 이상하지 않은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씨는 또한 "교육정책의 당사자인 십대들이 선거권을 가져야 교육 현장이 진짜로 변한다"며 "학교의 주인이 행복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영영 불행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실제 일본의 경우 2015년 참의원 선거연령을 만 20세에서 18세로 획기적으로 낮추면서, 그 이유로 노인인구 급증과 낮은 출산율을 감안해 많은 날을 살아가야 할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국가별 합계출산율 순위에서 182위인 일본보다 2단계 낮은 최하위에 속하며, 노인인구 역시 기하학적으로 늘고 있는 고령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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