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6일 금요일
뉴스홈 칼럼(기고)
[김대호 제주도 리서치 칼럼] 제주도정, '질적 성장의 핵심'을 어디에 둘 것인가 고민해야

[제주=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기자 송고시간 2017-02-07 01:14

제주관광, 메가 투어리즘(mega-tourism)시대에 걸맞는 정책 전환 절실
 
관광산업의 부가가치 유발계수를 강조한 김대호 리서치플러스 대표.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관광수입에서 낙수효과가 없다는 것은 질적성장에 걸림돌이 된다. 산업구조를 조정해야하는 문제이고 국내자본?외부자본을 통틀어 관광산업의 수익이 유출되는 구조를 저감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관광객수의 증가를 예측하고 증가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점검하면서 지역의 산업들이 관광산업에서 생산유발계수나 부가가치 유발계수를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하여야 한다"

척박한 땅 제주가 천혜의 자연을 얻어 타고난 지리적 혜택과 함께 대한민국 관광산업의 중심이 되었다. 한해 방문자수를 집계하는 관광통계는 2013년 1,085만명을 초과하였다. 소위 메가 투어리즘(mega-tourism)시대로 접어 든 것이다.

2016년 1,582만 명을 초과하였는데, 1991년 입도 관광객이 313만에서 2009년 652만명으로 약 300만명이 증가하는데 걸린 시간이 18년. 증가를 얻는데 드는 소요 기간이 현격이 줄어 든 것을 알 수 있다. 관광객수가 배로 증가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1/9로 줄어든 것을 의미한다.

 관광지의 성장단계를 S 자형 곡선으로 설명하는 버틀러의 관광지 수명주기(DLC:destination life cycle) 이론에 의하면 성장의 기울기가 급격한 시기로 성장단계에 본격적으로 접어든 시기로 볼 수 있다.
 버틀러의 이론에 사용된 성장곡선의 특성상 성장단계가 지나면 관광객의 증가가 둔화되는 경화 단계와 침체되는 성숙 단계를 거처 쇠퇴기를 맞이하는데 그 원인이 관광지 자체의 매력 감소로 인한 관광객의 만족도 저하를 이유로 꼽는다.

제주지역의 경우 이미 세계적인 관광지라고 할 수 있다. 동아시아지역에서 외국인 관광객 300만을 초과하고 전체 관광객이 천 만명을 넘어서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양적성장에 치중한 결과이다보니 아직 그 관광객의 수가 허수일 가능성이 높다. 관광청의 관여 없는 자발적 관광객의 수가 어느정도 될지는 미지수이다. 지리적 위치의 장점 때문에 크루즈 관광객처럼 몇 시간을 방문하는 VISITOR 들도 관광객수의 범위로 포함시키고 있는 형국이니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에서는 양적성장의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어서 질적성장으로로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데 관광의 질적성장에 대한 문제제기가 엉뚱하게도 지역의 교통대란, 부동산가격 상승, 쓰레기문제, 생활오수 문제의 대두로 부각되고 있다. 늘어나는 관광객수에 비례 지가상승과 생활의 폐해는 늘고 낙수효과는 없다는 지적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그러다보니 2017년 유럽 남부 베네치아에서 일어난 사건은 남의 얘기가 아니다. 베네치아 명물인 리알토 다리에서 5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관광객 돌아가라”는 피켓을 들고 항의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고무보트를 타고 크루즈선을 막아서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관광을 주수입으로 하는 지역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사건이다.  

베네치아에서는 하루 최대 6만 여명이 방문하고 숙박 시설이 증가하고 주택 임대료가 올라가 주민들은 주택난에 시달리고 있다. 관광객 폭증으로 집세가 오르고 주거 환경이 악화되면서 정작 원주민들이 고향을 등지고 있다. 베네치아 시장은 “당일치기로 베네치아를 찾는 관광객은 ‘치고 빠지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관광객들에게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지역적 특성상 면적이 제주면적에 25% 정도고 운하로 이루어진 밀집형 도시지역이라는 특성은 있다. 예로부터 이루어진 상업도시인 베네치아의 집세문제가 관광객 증가의 문제로 보긴 어렵고 단순비교가 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제주사회가 현재 상황의 연속선상에서 베네치아의 모습이 오버랩 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제주의 문제를 짚어보면 우선 생활난으로 교통대란, 부동산가격 상승, 쓰레기문제, 생활오수문제의 대두를 꼽을 수 있다. 이를 관리하는 지방행정기관의 무사안일과 무능의 결과이지 관광객 수의 증가에 의한 문제가 아님도 알 수 있다. (수치적으로 2016년 입도관광객은 크루즈 관광객을 포함해서 1,582만명이고 평균 체류일수는 2.78일로 체류일수가 점점 감소하고 있다. 일일 체류인원을 산술적으로 계산하기 위해 연인원을 계산하면 41,700,000명이되는 셈이다. 이를 년일수 365일로 나누면 114,246명 즉 하루 체류 관광객수는 2016년 말 기준 114,246명이 체 되지 않는다)
  
반면에 인구유입은 늘어 2011년 54만에서 정체상태에 있던 도내 인구가 65만명으로 10만명 이상 증가했으니 관광객과 마찬가지로 그 유입속도가 급격해 행정당국에서 수요예측의 실패로 인한 무사안일과 가장 기본적인 삶의 질을 담보하는 문제에 대처가 늦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교통과 쓰레기 그리고 생활오수의 문제 발생은 또 어떤가. 

관광수입의 낙수효과가 없다는 것은 질적성장에 걸림돌이 된다. 산업구조를 조정해야하는 문제이고 국내자본?외부자본을 통틀어 관광산업의 수익이 유출되는 구조를 저감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관광객수의 증가를 예측하고 증가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점검하면서 지역의 산업들이 관광산업에서 생산유발계수나 부가가치 유발계수를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하여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크루즈 관광에 대한 질적성장 측면에 관심이 높다. 국내 크루즈시장은 크루즈 인구 2014년 105만명, 2015년 88만명, 2016년에는 195만명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 크루즈시장은 크루즈선사들로부터 기항요구를 전부 수용하지 못할 정도로 급성장해 아시아지역 크루즈 기항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 크루즈관광 제주 경제 파급효과는 쇼핑금액, 항만수입, 민간수입을 합쳐 6,502억원 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입출항료, 접안료 등 항만수입 81억1900만원, 전세버스, 줄잡이, 예선료, 도선료 등 민간수입은 216억9200만원, 관광객 쇼핑 금액은 6,204억원 등을 보이고 있다. 95%가 쇼핑수입이다. 제조업이 미미한 지역에서 95%의 쇼핑 수입은 낙수효과에서 문제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광객의 제한을 법률적으로 유지하면서 지역주민 위주의 관광정책을 펴는 나라는 없을까? 부탄이 그 예이다. 세계 국민이 행복한 나라, 세계에서 외국인이 가장 적은 나라, 세계에서 숲의 빈도가 가장 높은 나라, 부탄은 여행자들에게 1일 체류비로 200~300달러까지 받는 나라이다. 또한 국가 차원에서 1년에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를 7,5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경제성장보다 국민의 행복을 우선시하고, 자연보호와 복지를 위해 법률로 제정해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실천하고, 아름다운 히말라야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나라 부탄.

제주의 관광이 어떤 형태로 갈 것인가의 문제는 진행형이다. 이미 노정된 문제들에 대해 지역주민 뿐 아니라 국민들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이다. 순탄하기만 한다면 변곡점이 나오기 어렵다. 관광을 기반으로 하는 제주의 미래와 행복이 이제 새로운 질서의 시작을 알리는 변곡점이 될 것인가 아니면 끊임없이 추락하는 연속선이 될 것인가는 지역의 관광 관련 지도자들에게 달려있고 그들을 감시 독려하는 도민들에게 달려있다. 

* 김대호 리서치플러스 대표 / 방송인
 
※사외 기고는 본사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아시아뉴스통신.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제보전화 : 1644-3331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의견쓰기

댓글 작성을 위해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 시 주민번호를 요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