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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을 깨우치고 한과 설움 훌훌 털어낼수 있었어요"

[광주전남=아시아뉴스통신] 고정언기자 송고시간 2017-02-15 13:44

목포제일정중고교 부설 평생교육원 초등과정 47명 졸업
나이가 지극한 어른들의 초등학력 인정 졸업증서 수여식이 15일 목포제일정보중고 강당에서 거행됐다.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부설 평생교육원 초등과정 1, 2, 3단계에서 공부하는 260명의 학습자 가운데 초등학력인정이 되는 3단계 졸업자가 이날의 주인공이다.

이날 졸업하는 박정심 씨 외 47명의 졸업자 중 44명이 다음달 중학교에 진학해 배움의 길을 이어간다.

특히 이번 졸업생중 가장 눈에 띄는 학생은 박정심 씨이다.

박정심 학습자는 나주시 왕곡면 월출리에 거주하고 있는데 박 씨가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부설 평생교육원 초등과정에 입학한 것은 3년전이다.

무안 청계가 고향으로 4남 4녀 중 일곱 번째로 태어난 박 씨는 일곱 살 때 흑산도 장도로 공부를 시켜준다는 말만 믿고 집을 떠났다.

흑산도 장도 초등학교 부부교사의 아기를 돌보는 일곱 살 난 여자아이는 언제 학교에 보내줄지 손꼽아 기다렸지만 열 살이 될때까지 일만 시킬 뿐 공부는 깜깜 소식이었다.

이후 부부가 목포로 나올 때 함께 나와 집으로 돌아왔고 다시 그 집에 가지 않았다.

결혼 후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할 때 쯤 아이들을 가르쳐야했기에 서점에 가서 ‘가, 나, 다, 라’ 책을 샀다.

그리고 혼자 공부한 얕은 지식으로 평생을 더듬더듬 살아왔다.

목포제일정보중고 부설 평생교육원에서 초등과정을 통해 글을 마음대로 읽고 쓸 수 있게 되면서 흑산도 부부교사도 가슴에서 털어버릴 수 있었다.

박씨는 오전 6시 나주시 왕곡면 월출리에서 출발하여 버스를 타고 나주역에 도착하면 7시 15분, 기차를 타고 목포에 도착하면 8시 10분이다.

목포역에서 내려 15분 정도 걸어 학교에 도착하면 총 소요시간 2시간 30분, 왕복 5시간이 걸리는 학교 생활이지만 “이리 봐도 내 세상 / 저리 봐도 내 세상”이다.

남편과 자식의 응원 속에 꿈에도 그리던 중학생이 된다.

목포제일정보중고 부설 평생교육원 초등과정 학습자는 260여명으로 일주일에 세 번 등교해 초등과정을 학습한다.

초등과정에는 4명의 담당교사가 기초부터 차근차근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있어 한글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어려움 없이 한글을 터득하고 활용할 수 있다.

최고령 졸업자는 최경자 씨(75.여)이고, 네팔에서 온 결혼이민자 앙도마셀파 씨, 중국에서 온 결혼이민자 김영화 씨, 뉴리훙 씨, 스으칭리 씨 등 다문화학생도 졸업한다.

이날 개근상수상자는 김순복(57) 외 9명, 봉사상수상자는 조양순(60)외 16명, 학교장상 수상자는 강나경(58), 원장상 수상자는 마양임(63), 공로상 수상자는 고초강 씨(80)이다.

2017학년도 초등과정 입학식은 다음달 6일로 예정돼 있으며 선착순 모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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