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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남자로 사는 법 – 신창범 B&B PAN 대표] 제주시 원도심재생, ‘사람들이 사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는 일

원도심재생, 사진, 건축, 미술, 공연으로 올린 건축물 같은 것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기사입력 : 2017년 02월 16일 22시 42분

외국인 소통 공간 B&B PAN으로 제주도 관광을 전파하는 신창범 대표./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 기자

시기에 따른 선호도 변동폭은 크지만 제주에는 이름만대면 알만한 숙박 공간들이 많다. 타시텔레, 곰씨비씨, 노닐다 등등 산남산북으로 둘러보면 부지기수다. 제주시 원도심의 터줏대감으로 우뚝 존재하는 공간도 있다.  B&B PAN 게스트하우스가 주인공이다. 오늘은 그곳의 주인장 신창범 대표를 만났다.

▶ B&B PAN 게스트하우스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외국인’이다. 낮선 외국인들에게 판은 어떤 지 궁금해
- 한마디로 ‘커뮤니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냉정한 평가를 즐기는 독일인들이 선호하는 게스트하우스로 소문나 있다. 그러다보니 평가에 대해서는 맷집이 제법 강한 편이다.

외국인들은 판의 ‘공간 분위기’를 좋아한다. 예를 들면 여행자가 ‘마치 내 거실에 사람들을 초대’하는 느낌이랄까, ‘편안하다’, 여행자가 이 공간 속에서는 주인이 되는 느낌이라고 이야기 한다.

▶ 제주도에서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공간은?
- 방문자마다, 외국인들의 국적(거주지)에 따라 다양하다. 예를 들어 용눈이 오름은 뉴욕, 홍콩 등 대도시에서 살다 온 친구들이 감탄사를 쏟아낸다.

반면 말레이시아인들에게 협재나 금릉해변을 권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냉담하다. ‘우리나라에 100개도 넘어’. 지질공원 역시 모두 좋아하지는 않는다. 결국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서 왔는지에 따른, 맞춤 여행으로서의 공간 제주도가 존재할 뿐이다.

하지만 그가 준비한 ‘숨겨진 아름다움’, ‘사이 공간’에는 다 넘어 온다고 한다. ‘용눈이 오름’도 그의 사이 공간 중 하나일 것이다. 

▶ 당신에게 B&B PAN은 어떤 의미인가?
- 선물이다. 원하지 않은 선물 같은 느낌? 사실 돌아보면 계획해서 얻어진 건 하나도 없다. 공간도 우연히 얻었고 운영도 심지어 ‘외국인 전용’ 게스트하우스라는 브랜드마저도. 내가 주도한 것은 하나도 없다. 덕분에 아이들 교육이나 집안의 생활비 조달이 가능했다.
 
사진전이 열리는 복합공간 다리에서 도슨트를 진행하는 신창범 대표./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 기자

▶ 당신에게 ‘원도심’, ‘원도심 재생’은 또 어떤 의미인가?
- 먼저 내 기억 속의 원도심은 ‘기억’이다. 그 기억 속에는 시발택시 혹은 구루마(마차)가 굴러다니는, 나름의 ‘번잡함’이 있던 그런 공간이다.

요즘 원도심 재생이 유행인데, 내가 싫어하는 것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차 없는 거리’ 만들기, 또 하나는 해마다 벌어지는 ’이벤트’이다. 두드리는 소리 특히 풍악 소리에 견디기가 힘들다. 여기는 사람 사는 곳인데 이벤트를 위한 공간처럼 변해가는 모습에 불만이다.

‘원도심 재생’은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다시 ‘사람들이 사는 공간’으로 만들어 주는 일이다. 상가보다 사람에 방점을 두면 된다. 그러다보면 ‘원도심 활성’는 자연히 따라온다.

▶ (작심발언으로 들어가) 신창범에게 ‘원도심 재생’은?
- 한마디로 ‘리모델링’을 선호한다. 공간과 공간 사이, 건물과 건물 사이, 공터와 공터 사이, 사이사이에 재생공간이 들어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거주하는 것’을 정책적으로 지원해 주는 일이다. 특히 거주의 주인공들이 ‘가난한(?) 예술가’였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빈 땅(공간, 건물)에 공적 자금을 투입해 10명의 작가를 활용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유치하자. 무근성 내 10개의 공간이면 100명이고 그들이 1년 동안 작업한 작품으로 공간을 꾸미고 전시를 진행하면 하나의 ‘예술인촌’, ‘예술인 마을’이 생긴다. 

젊은 작가들을 모아 성장시켜 서울이나 해외로 내 보내자 했다. 제주 인큐베이팅 시스템에 대한 장기적 투자를 이야기했다.

그가 말한 ‘인큐베이팅’ 방식은 저지리 예술인마을 보다 헤이리 마을 방식에 가깝다. IT 등 산업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인큐베이팅, ‘자발적 문화유배자’들을 포섭하다보면 가능할지 모른다.

제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중섭. 하지만 제주에서의 주거는 6개월 남짓이듯 제2의 이중섭을 인큐베이팅 방식을 통해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의견에 공감한다. 문화적 자산으로서 이중섭은 문화예술섬을 꿈꾸는 제주도에 중요하고 또 필요하기 때문이다.
 
 B&B PAN을 통해 제주 문화, 여행, 소통을 디자인하는 신창범 대표.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 기자

▶ 제주사진문화공동체 '비춤'을 빼 놓을 순 없다. 당신에게 '비춤'은?
-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모아 동아리를 만들자 해서 만들어졌다. 제주문화를 기록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특별한 일상도 기록한다.

기록을 남기는 사람들 혹은 멋진 사진들을 올려서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모임이다. 사진을 통해 우리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일은 늘 행복하다.

▶ 남겨진, 마음속에 담고 사는 또 다른 계획이 있다면
- 일 년 반 안에 ‘낮차밤술(가칭)’을 만드는 일이다. 그곳은 판처럼 내 삶의 그릇이 되어 줄 것이다. 제주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제주를 보여주고 안내하는 역할, 이것은 나의 자산 중 일부분이고 중요한 부분이다. ‘낮차밤술’은 두 번째 B&B PAN이 되어 줄 것이다.

▶ 쓰레기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왜 몰두하는지 이야기 해 줄 수 있나?
- 내 주위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의 고통을 보고 내가 나서지 않는다면? 가깝게는 불편하고 피곤한 내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고 멀리는 같은 일에 종사하는 동업자들을 위한 일이다. 결국 ‘삶의 질을 망가뜨리는 일’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다.

또는 가치 있는 일에 내 시간을 투자하는 일이다. 지금 제주 쓰레기 문제는 행정, 시민사회, 주민들의 역할 논의를 필요로 한다.

고향에 돌아온 지 6년, 지금은 사진전에 초대 받을 만큼 큰 이유로 ‘제주라는 열린 공간’ 그리고 ‘제약 없이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상황’들을 들었다.

또 자신의 주변에 외로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덕분에 감정적인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지인관계 설정이 제주도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도 했다.

사랑을 경험하며 배웠다던 ‘설득과 이해’를 통해 제주 원도심도 올바른 재생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그의 말처럼 제주에서 산다는 게 축복이라면 원도심도 축복을 선물로 받았으면 좋겠다. 원도심도 제주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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