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16일 목요일
뉴스홈 칼럼(기고)
(기고)황제가 되고 싶었던 환온과 대통령을 꿈꾸는 황교안

[강원=아시아뉴스통신] 이순철기자 송고시간 2017-02-22 15:10

강릉시민 함동식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삼국지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삼국지 수많은 전투 중 촉(蜀)의 제갈량과 위(魏)의 사마의가 중원을 놓고 벌이는 싸움은 삼국지 후반부를 흥미진진하게 장식하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과 탄식을 불러오곤 했다.
 
제갈량과 사마의는 삼국지 최고의 영웅이요. 영원한 맞수였다.
 
그 사마의의 두 아들 중 작은 아들 사마소의 장남이 바로 사마염이다. 이 사마염이 조조의 위나라를 멸망시키고 진(晉) 제국을 건국했는데, 초대 황제인 사마염이 죽고 황실 종친간의 권력투쟁인 ‘팔왕(八王)의 난’을 겪으면서 국력이 쇠약해져 4대 52년 만에 북방유목민족인 흉노에게 멸망당했다. 이것을 서진(西晉: 265~317년)이라고 부른다.
 
서진이 망하자 황실의 일족인 사마예가 당시 양자강 이남 건업(지금의 강소성 남경시)에서 진왕조를 재건했는데, 이 왕조를 동진(東晋: 317~420년)이라고 한다.
 
동진은 잃어버린 고토(古土)의 수복, 즉 낙양을 비롯한 화북지역을 되찾는 것이 왕조의 숙원사업이었다. 북벌을 하기 위해 북부군(北府軍)이라는 별도의 군대를 창설하기도 했으니 동진의 북벌 의지는 확고했다.
 
이러던 중 환온(桓溫: 312~373년)이라는 군사적 재능을 가진 걸출한 인물이 등장한다. 서진의 귀족가문 출신인 환온은 지방관과 변방의 장수로서 능력을 인정받아 북벌군의 책임자로 임명된다.
 
서기 354년 환온은 10만의 정병을 이끌고 드디어 북벌을 감행한다. 그런데 관중(關中)땅 패수 강가에 이르러 더 이상의 진군을 멈추고 군사를 주둔시켜 놓은채 형세만 관망할 뿐 도무지 싸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때 누더기 옷을 걸친 왕맹(王猛)이란 젊은 선비가 동진의 군대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진중으로 환온을 찾아 간다. 환온과 왕맹은 군사의 일과 천하의 형세에 대하여 이야기 하였는데 이것이 유명한 ‘천하담론’(天下談論)이다.
 
환온이 왕맹에게 “나는 황제의 명을 받들어 천리길도 마다않고 군사를 이끌고 와서 북벌의 대업을 완수하고 백성들의 해악을 제거하고자 하는데 어찌하여 관중호걸들의 나를 만나러 오지않는 것이오”하고 묻자 왕맹이 서슴없이 답하기를 “대장군께서는 장안(長安)을 눈앞에 두고도 패수를 건너 장안을 공격하지 않으시니 백성들은 장군의 마음을 알지 못합니다.그러니 아무도 맞아주는 이가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왕맹이 환온의 마음을 알아챈 것 이였다. 사실 환온은 북벌의 의지가 없었다. 그동안 자신이 키워 놓은 군사력을 바탕으로 황제가 되고 싶었던 것 이었다.
 
북벌을 감행하자니 군사가 축날 것을 우려한 행동이였던 것이다. 이후 동진의 모든 권력을 틀어쥔 환온은 황제를 꿈꾸었으나 의문의 죽음으로 꿈은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환온은 왕조의 숙원인 북벌을 내팽개치고 역사의 소명을 망각한 한낱 권세가일 뿐이였다. 요즘 환온을 꼭 닮은 사람이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이다. 널뛰는 지지율을 즐기면서 대통령을 꿈꾸고 있는 것 같다.
 
소비자 물가는 치솟고 AI와 구제역으로 농가는 비상이다. 정부는 뾰족한 대책은 없어 보이고 황 대행은 국정현안을 챙기기 보다는 젯밥에 관심이 있어 보인다. 차기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는냐는 질문에는 모호한 답변만 늘어 놓는다. 사실 이번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논란만 해도 그렇다.
 
왜 황 대행은 수사기간 연장승인을 거부 하는가. 벼락출세를 시켜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보은인가 아니면 특검의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 몰라 두려워서 그런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환온처럼 속마음을 숨기면서 보수 지지층에 빌붙어 대통령을 꿈꾸는가.
 
역사란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면서 끝없이 발전 한다. 그리고 걸출한 인물은 항상 역사적 소명을 받기 마련이다. 지금 황 대행의 역사적 소명은 국정 공백기를 잘 관리하여 차기정부에 권력을 이양하는 것이다. 아마 황 대행도 그 소명 앞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대한민국의 역사와 대다수의 국민들은 ‘명령한다’ 박근혜 정부의 민간인 국정농단 사태를 명명백백하게 밝히라고..또 ‘명령한다’ 황교안은 헛된 꿈을 꾸지 말고 대통령 권한대행 이라는 역사적 소명에 충실하라고..
※사외 기고는 본사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아시아뉴스통신.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제보전화 : 1644-3331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의견쓰기

댓글 작성을 위해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 시 주민번호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실시간 급상승 정보

포토뉴스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