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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근 진짜웨딩] 신랑 신부를 배려하는 예식 시간

[부산=아시아뉴스통신] 이시경기자 송고시간 2017-02-28 16:01

웨딩칼럼니스트 권경근./아시아뉴스통신DB

“시간에 쫓겨 결혼식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복잡함 없이 여유로운 분위기를 원했다. 프라이빗 웨딩을 꿈꿨지만, 어느 예식장은 어설프게 따라 하는 느낌이 있었다”
 
인생에서 가장 축하받고 싶은 그 날, 어느 곳에서 결혼해야 할지 고민하는 예비부부가 많을 것이다. 꿈꾸고 바라왔던 결혼 장면들이 있었지만, 준비하면 할수록 어쩌면 점점 그리던 결혼의 모습이 점차 멀어진다고 느낄 수도 있다.
 
결혼을 준비하다 보면 어느새 행사 기획자가 된 것 같다고 하는 예비부부도 있다. 물론 웨딩플래너 등을 통해 알아보기도 하지만, 이것저것 신경을 쓰다 보면 어느새 결혼 준비에 전문가 수준이 될 정도이니 말이다.
 
그렇게 힘겹게 준비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막상 결혼 날짜가 다가오면, 보통은 ‘평범하게.. 아무 일 없이, 별 탈 없이 마쳤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걱정을 안고 있는 예비부부를 위해, 결혼식의 시간만큼은 조금 넉넉해야 하지 않을까?
 
그동안 전국의 수많은 결혼식장을 다녀보고 경험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 바로, 여유로운 예식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급하게 진행되거나 시간에 쫓겨야 하는 결혼식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보통 일반 웨딩홀의 경우 1시간 간격으로 예식을 진행한다. 그렇게 하루에 많게는 6쌍이 넘는 부부가 같은 장소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어떻게 보면 결혼의 당사자인 주인공들을 위한다기보다는 결혼식장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 같아 마음이 언짢을 때가 있다. 인생의 단 한 번인 소중한 순간에, 1시간이란 시간은 어찌 보면 부족한 시간임이 틀림없다.
 
웨딩칼럼니스트 권경근./아시아뉴스통신DB

요즘은 주례말씀을 짧게 한다고는 하지만, 혹여 주례선생님의 말씀이 길어지거나, 축가를 두 곡 이상 하고 이벤트까지 한다고 가정해보자. 거기다 결혼식을 마친 후, 가족과 친지 그리고 친구들과 기억에 남는 사진 촬영까지 해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포토그래퍼는 다가오는 뒤에 결혼식 진행을 위해 예식장 직원의 요청을 받으며, 부랴부랴 사진을 찍어야 할지도 모른다.
 
결혼식을 1시간 안에 겨우 끝냈다고 해도, 뒤 순서에 진행되는 결혼식은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사회와 주례, 신랑 신부의 동선 리허설, 축가 연습 등 다음 예식을 준비해야 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고려해 봐야 한다. 심지어 앞의 결혼식 촬영이 끝나자마자 준비할 새도 없이 바로 진행한 적도 있었다. 그래서 어느 한 번 지체 돼버리면, 그 하루는 스케줄이 꼬여버리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게다가 주로 빽빽한 스케줄이 있는 예식장의 경우, 수많은 하객의 방문 시간이 겹치게 돼 로비가 붐비거나 연회장, 셔틀버스 등 이용에 불편을 겪기 마련이다.
 
혹자는 이 글을 본 후, 돈이 있으면 근사한 하우스 웨딩도 할 수 있고, 여유로운 야외 웨딩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닌지 반문할 수도 있다. 어쩌면 우리 사회에 ‘결혼도 돈이 있어야 한다’라는 문화가 굳어져 버렸다고 하지만, 나는 그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 소중한 사랑의 결실이자, 축하받아야 마땅할 결혼을 시간에 쫓겨 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국표준예식 시간이란 것이 있다면, 나는 10분, 20분이라도 더 늘려서 조금 더 여유 있게, 신랑 신부를 진정으로 위하는 시간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 전국의 웨딩 시장에서 신랑 신부를 배려하는 예식 시간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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