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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기환 화백이 창조한 꿈과 환상의 초월적 이상향 ‘적요섬’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정혜미기자 송고시간 2017-03-08 23:16

신비로운 바닷속 풍경으로 관객을 매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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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환 화백은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바닷속 풍경을 창조해 자연의 무한한 가능성과 미적 상상력을 일깨워준다./아시아뉴스통신=정혜미 기자

해저 풍경을 화폭에 담아 관객을 매료시키는 전기환 화백은 화려한 색채와 섬세한 표현기법으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타고난 예술혼과 도전적인 창작 욕구를 분출하며 예술 외길을 걸어온 그는 “그림은 일기처럼 그리되 낙서하듯이 하고, 주관적으로 그리되 신중하지 않으면 안된다. 즉 손끝이 아닌 작가의 감성과 혼을 담아내는 작품이어야 한다”라며 예술철학을 밝혔다.

순수한 예술 감성으로 자연의 본질적 미를 추구하며, 구상과 비구상의 경계를 허무는 개성적 화풍으로 주목을 받아온 전 화백은 “앞으로 끝없는 변화를 추구하며, 창의적인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쉼 없이 전진할 것”이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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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적요섬./아시아뉴스통신=정혜미 기자

◆생명의 근원을 찾는 미의 탐험자

작가 전기환의 바닷속 풍경은 달콤한 몽상과 낭만적 서사를 연상시킨다.

무엇보다 색채로 탈바꿈한 세계의 풍경으로서 그만의 아우라가 돋보인다.

바닷속 풍경이라는 구체적인 이미지로 출발했으나, 색과 붓질의 변주로 인해 기묘한 장면들이 탄생한다.

전 화백은 묘사에 국한하기 보다는 상상속의 장면을 현실화시켜 그만의 톤으로 절인다.

그렇기에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 자연이 생동하는 캔버스는 현대의 삭막한 도시에서 엿볼 수 없는 순수한 동심의 세계다.

또 그는 화면 속 친화적 유기체를 형상화해 풍성한 삶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태고적 신비를 간직한 문명의 기원처럼, ‘적요섬’은 자연의 메타포적 표상으로 부각된다.

생명의 근원을 찾는 미의 탐험자로서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오묘한 풍경을 창조해 자연의 무한한 가능성과 미적 상상력을 일깨워준다.

적요섬을 비추는 빛은 그의 상상적 시각이며, 있는 그대로의 재현이 아닌 새롭게 재구성한 꿈의 이상향이다.

이름 모를 산호초와 야생어의 율동은 잊혀져가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유년시절의 아련한 추억, 그리고 모친에 대한 깊은 애정을 담았다.

그렇기에 화면 전반에 인간적인 따스함과 정이 배어나온다.

원초적인 생명에 대한 찬미가 이미지의 친밀한 관계를 통해 드러나며 그만의 심미안적 관점으로 전달하는 화폭에서 끈끈한 가족애와 모성을 드러낸다.

자연의 빛과 색의 선율이 작가의 감성과 응집돼 화면을 채운다.

그의 혼이 담긴 자연의 울림은 강렬하고, 그 울림을 색채로 치환하는 작가의 열정은 뜨겁다.

또한 조형적 집념과 끈기, 그리고 자연에 대한 진한 사랑을 회화라는 특수한 표면위에 밀착시켜 나가는 과정 속에서 자연은 곧 작가와 하나가 돼 ‘적요섬’이라는 영원한 코드로 자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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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적요섬./아시아뉴스통신=정혜미 기자

◆남다른 예술적 재능, 찰나의 영상을 속사로 창출해

황해도 연백 출생인 전 화백은 유년시절부터 예술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그는 꿈속에서 펼쳐지는 찰나의 영상을 이미지로 담기 위해 항상 스케치북을 머리맡에 두고 잠을 청할 정도로 그림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전 화백은 “꿈에서 깨면, 짧은 기억들이었지만 스크린처럼 필름이 돌고 뇌리에서 장면 장면이 포착돼 속사로 창출해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학창시절, 누이를 위해 붓을 들었던 매부의 영향을 받아 예술에 더욱 열정을 쏟았던 그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졸업 후 전업 작가의 길을 걸으며 예술에 집중해왔다.

80년대 중반부터 파격적으로 선보인 ‘적요섬’ 시리즈는 남다른 독창성으로 화단으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국내외 콜렉터들의 사랑을 받았다.

현재 전 화백은 목우회 부이사장, 한국미술협회 자문위원, 강서미술협회 고문, 신사회 회원 등 각종 미술단체에서 중추역할을 맡고 있으며 겸재미술관 문화예술아카데미 출강 등 후학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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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적요섬./아시아뉴스통신=정혜미기자

“과거 천재적인 화가 피카소에게 첼리스트 장드롱이 찾아와 첼로 그림 한 점을 부탁합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도 소식이 없다가, 10년 후 어느 날 그림을 전해주죠. 놀란 장드롱은 ‘그림 한 장에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냐’고 묻자 피카소는 말합니다. ‘첼로 배우는데 너무 오래 걸려서 작품도 늦어졌다’고 말이죠. 이어 수백장의 첼로 그림을 그린 후 제일 나은 작품으로 가져왔다고 말합니다. 이는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 있었던 피카소였지만 완벽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 대상의 본질까지 파악하려고 노력했던 놀라운 예술혼을 보여준 유명한 일화입니다. 저는 제자들에게 항상 이 얘기를 들려주면서, 예술의 길에서 끝없는 노력만이 최고의 길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철학적 사유를 내포한 생명력 넘치는 작품을 통해 현대 조형미학의 지평을 열고 있는 전기환 화백.

자연에 대한 순수한 감성과 삶의 포용력이 배어있는 따스함으로 풍성한 울림을 전하는 그의 작품세계는 세월이 흐를수록 그 내재적 의미와 가치의 중요성을 더욱 높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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