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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양들의 울음소리가 멈추길 바라며

[인천=아시아뉴스통신] 양행복기자 송고시간 2017-03-13 11:09

부평경찰서 백운파출소 경사 김병연.(사진제공=부평경찰서)

영화‘양들의 침묵’은 FBI 요원인 주인공이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정신질환 의사이자 살인범인 한니발 렉터를 찾아가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명작 영화이다.
 
주인공은 어릴 적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양을 키우는 친척집에 살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봄에 태어나는 어린 양들을 도살을 한다. 양이 봄에 태어나면 몸이 약하기 때문에 키워봐야 이득이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었다.
 
주인공인 소녀는 어느 날 새벽 양들의 울음소리에 잠을 깨게 되었고, 소녀는 양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문을 열어주지만 아무도 나가지 않게 된다.

소녀는 어린양을 안고 도망쳐보지만 결국 붙잡히게 되고, 이로 인한 죄책감 때문인지 주인공은 매일 ‘양들의 울음소리’에 시달리는 악몽을 꾼다.
 
주인공은 정신이상 범죄자인 한니발 렉터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줬고, 렉터는 주인공을 돕는 과정에서 “양들이 침묵하게 되면 내게 말해줘”라고 말한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연쇄살인마를 잡는 것으로 인해 매일 밤 꿈속에서 들리는 양들의 울음소리를 침묵하게 만들고 싶었던 것일까.
 
필자도 유사한 학창시절 죄책감이 있다. 중학교 시절 얼굴이 우스꽝스럽게 생겼단 이유로 놀림과 폭행을 당하던 친구가 있었다.

어느 날, 괴롭히던 학생들이 교실 화분을 깨뜨렸는데 이걸 그 친구에게 뒤집어씌운 일이 있었다.

그 친구는 억울하게 매를 맞았으나 아무도 나서주지 않았다. 필자 역시 친했던 친구였음에도 보복이 두려워 방관했던 것이다.

친구는 결국 전학을 갔다.
 
우리 정부는 2012년부터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를 근절키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 아마 ‘학교폭력’, ‘117신고’, ‘학교전담경찰관’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귀에 익숙해졌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는 학생들 간의 서열 정리로 인해 학교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경찰에서는 범죄예방교실과 각종 캠페인 등을 신학기에 보다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학교폭력의 개념은 ‘학생 간에 발생한 폭행’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폭력’으로 범위가 확대되었고, 이를 목격한 경우에는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고 것도 법에 규정되어 있다.

학교폭력은 정부와 경찰, 학교에서의 다양한 노력으로 상당부분 감소되었으나 여전히 발생되고 있다.
 
필자는 학교폭력 근절의 키(key)맨은 ‘방관자’라고 생각한다.

학생들 중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방관자들은 보복에 대한 두려움, 고자질쟁이로 낙인 되는 것이 두려워 이를 방관한다.

전형적인 ‘제노비스 신드롬’현상이다.
 
제노비스 신드롬은 목격자가 많으면 책임감이 분산되기 때문에 수동적으로 방관하게 되는 심리적 현상이다.
 
학교폭력 피해자는 이들의 방관적 태도에 또 한번 상처를 입게 되고, 마음의 문까지 닫게 된다.

우리는 학교폭력을 방관하는 것도 범죄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만약 독자들의 자녀가 학교에 다니고 있다면 “학교폭력을 목격하면 가만히 있지 말고, 117에 신고를 해라. 모른 척 하는 것도 범죄다.”라고 일러주길 당부 드린다.
 
방관자들이 용기 내어 준다면 학교폭력을 향한 ‘양들의 울음소리’도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사외 기고는 본사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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