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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짜뉴스보다 해로운 '가짜기자'

[부산=아시아뉴스통신] 도남선기자 송고시간 2017-03-30 10:00

도남선 기자./아시아뉴스통신 DB
국민의 76%가 ‘가짜뉴스’ 때문에 ‘진짜뉴스’를 볼 때도 의심한다는 통계가 발표됐다. 멀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부터 가깝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건과 대선후보를 둘러싸고 가짜뉴스, 사실을 왜곡한 기사가 판을 치고 있다.

뉴스를 만들어 내는데 어떠한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은 자기들이 진짜뉴스라고 주장하는 것들이나 가짜뉴스로 불려지는 것들이나 매한가지겠지만 국민들의 눈을 가리고 여론을 호도한다는 점에서 가짜뉴스의 해로움은 이미 심각한 상황이다.

하지만?가짜뉴스보다 더 심각한 것은 ‘가짜기자’다.

가짜뉴스가 때가 되면 찾아오는 독감같은 것이라면 가짜기자는 사회와 국가와 민족의 암덩어리다.

흔히 이야기하는 ‘사이비 기자’와 맥을 같이하지만 이 가짜기자는 사이비보다 더 큰 범주다.

기자들 사이에선 ‘기자출신’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이 웃기다. 기잔데 기자출신이라니.

이 ‘기자출신’이라는 말을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하자면,?처음부터 제도권 언론사에서 수습기간을 거쳐 기자가 됐는지 여부를 따지는 말이다.

반대로 기자출신이 아닌 기자는 다른 일을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기자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는 경우를 말하는데, 대부분 무슨 부장이니 국장이니 본부장이니 하는 같잖은 타이틀을 단다.

30대면 차장, 40대면 부장, 50대면 국장이나 본부장이다.

즉, 가짜기자를 판별하는 기준 중의 하나로 ‘기자출신’이 아닌 기자를 들 수?있다.

물론, 제도권 언론의 수습을 정당히 거치지 않더라도 충분히 기자의 소임을 다 할 수 있다. 그런 경우도 봤다.

하지만 문제는 너도나도 기자가 되면서 문맥도, 맞춤법도 다 틀려가며 쓰레기같은 글을 남발하는데 있다.

이 가짜기자들을 허접한 글을 무기로 한?금품 갈취가 특기다.

공장이나 영업장의?사진 한 장 달랑 찍어서 기사 무마를 대가로 금품을 요구한다든가, 광고와 바꿔먹는 등의 행위가 그 대표적 예다.

지금 글을 읽는?소위 기자랍시고 다니는 치들?중에서도 마음 속 어딘가 불편한 이가 있을 수도 있다. 돈이 궁하면 다른 일을 해야 한다고 본다. 홍보를 매개로 한 광고영업이야 당연히 정당한 일이다. 그러나 어떠한 문제가 있을 때 제대로 바로잡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게 기자의 일이지 어디 길거리 시정잡배나 하는 짓을 해대면서 기자랍시고 다니는 꼴이 우습다.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부산의 기자라고 자칭하는?어떤 사람들을 보면 기가찬다.?

취재를 할 줄 모르는 건지 귀찮은 건지 모르겠지만 어떤 일도 보도자료가 없으면 기사 한줄 쓸줄도 모른다. 심지어 인터뷰조차 미리?마련된 인터뷰자료를 기사화 한다.?수년전 모 언론사 자칭 기자와 함께 모그룹 회장의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1시간에 달하는?시간동안 꽤 깊이 있는 이야기가 오갔다.?사전에 허락을 받고 녹취를 한 자료를 바탕으로?재밌는 기사가 나갔는데, 그 기자는 인터뷰 자료를 그대로 기사로 올려놨던 일이 있다.?남의 언론사니 간섭할 필요가 없다 생각했지만, 그게 나와 관련된 일이 될 줄은 몰랐다. 저격하는 글이 될 수도 있겠으나 굳이 밝히자면 최근의 모 씨는 입사 후 단 한 번의 취재도 없었으며, 다른 언론사의 기사를 베끼는 일도 있었다. 수습을 거친 일도 없었고 어쩌다 기자가 된 경운데, 어디가서 불리기는 국장으로 불리길 원했다. 가짜기자였던 것이다.

가짜기자의 특징이 하나 더 있다. 그 기자 이름 앞에 붙는 언론사의 이름이 자꾸 바뀐다. 언론사를 갈아타야만 하는 속사정이야 각기 다르겠지만 한가지 이유를 들자면 그 언론사의 이름으로 광고영업을 했는데 잘 안먹히니 다른 언론사로 갈아타는 행태다.

O부장이라는 직책으로?불리는 한 자칭 기자는 최근 7년간 A민영통신-B민영통신-C인터넷신문-D민영통신-E인터넷신문-F민영통신 등 6번 언론사를 바꿨다. 누가 그를 신뢰할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아직도 F민영통신에서 열심히 보도자료를 복사 붙여넣기 하고 있다.

언론의 물을 흐리고 있는 미꾸라지도 있는데, O국장이라고 불리는 한 기자는 소속 기자에 급여를 주지 않기로 유명하다. 얼마나 유명한지 부산지역 모 일간지에 한 대학생 기자가 그가 있던 언론사를 경험하고 실태를 고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소위 진보언론이라는 곳에 몸을 담아 거의 무급으로 기자들을 부리며 사회의 부조리를 읊어대고 있다. 가짜기자에 가짜진보인 셈이다. 더 웃긴 것은 진보 언론 이전엔 극우언론에 있었던 것이다. 그의 신념은 좌도 우도 아닌 '돈'에 있었다.

아주 가끔이지만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강의를 하면, 항상 '기레기'에 대해 이야기 한다. '기레기'란 '기자'와 '쓰레기'를 더한 신조어다. 그래, 이런거 저런거 보도 못한, 취재 못한 나도 기레기야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자조하지만 최소한 '가짜기자'라고 불리고 싶진 않다. 진짜 '진짜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기자가 되겠다고 다시한번 다짐해 보면서, 가짜기자들에게 고한다. '기레기'일 지언정, '진짜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을 해보든, 아니면 허울뿐인 기자 타이틀을 벗고 다른 일을 알아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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