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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생각하는 날' 구글 흉내내기에 그치나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최솔기자 송고시간 2017-03-30 14:12

-무작정 휴식시간만 보장…이마저도 종종 지켜지지 않아

-설문조사 결과 팀별 활동 등 제도적 기반 마련 목소리도
29일 오후 충남도청 경제정책과 사무실./아시아뉴스통신=최 솔 기자

충남도가 구글의 TGIF(Thanks Google It's Friday)를 벤치마킹한 '생각하는 날(Thinking Day)' 제도가 흉내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작정 휴식시간만 보장해 주는 점 외에는 직원들이 할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할 뿐더러 회의나 출장, 업무 등으로 휴식시간마저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도는 지난해 5월 경제산업실(현 경제통상실) 내 경제정책과 공무원 30명을 대상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를 생각하는 날로 지정했다.

구글 직원들이 매주 금요일(2013년부터 목요일)마다 업무와 관계없는 사람과 대화하거나 회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TGIF를 벤치마킹 한 것이 생각하는 날이다.

충남의 경제정책 전략을 수립하고 신규사업을 발굴·지원하는 이른바 싱크탱크 부서인 경제정책과가 급변하는 경제 상황을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면 기발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도입했다.

생각하는 날에는 명상이나 독서, 동료와 대화, 휴식까지 정해진 형식 없이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도록 무지시·무간섭·무보고 등 '3無'를 절대적으로 보장하겠다는 게 도의 입장이었다.

한 달간 시범운영 후 운영방식 등을 보강해 경제산업실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도입 1년을 앞두고 있는 지금 여전히 시범운영에 그치고 있다.

도가 지난해 7월 경제정책과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생각하는 날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은 제도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매우필요 11, 대체로 필요10 등)했으나,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모았다.

운영이 잘 안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 회의와 출장, 업무(19건) 등을 꼽았고, 3無 원칙이 잘 안지켜지고 있다(5건),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3건)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22, 29일 오후 경제산업과를 방문했을 때 몇몇 직원들은 업무에 열중하고 있었다.

공무원 A씨는 "올 초 인사이동과 경제산업실 개편 등으로 업무 파악과 밀린 업무를 해결하는데 바쁘다"며 "도입 취지와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출장 등 중요계획이 잡혀있으면 마냥 쉴 순 없다. 내부에서 활동할 수 있는 시설도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참여 공무원들 대부분은 구글처럼 다양한 시설기반보다는 팀별 활동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우선돼야 한다고 중지를 모았다.

한 공무원은 팀별 주제 등을 정해 공동으로 참여하게 한 후 개인별 참여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문조사를 통해 제안했다. 팀간 소통을 위한 그룹팅 등 약간의 계획성도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영범 도 경제통상실장은 "이번 주 회의 주제를 생각하는 날로 정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겠다"며 "직원들의 제안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제도가 좋은 방향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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