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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자연장·반려견화장장 찬반에 주민 "두동강"

[경기=아시아뉴스통신] 오민석기자 송고시간 2017-04-04 16:41

장례업체, 허가시 수억 발전기금..주민들 갈등 조장
남양주시 화도읍 구암 3리 진입로에 내걸린 반려견 화장터 반대 현수막. 우측의 마을회관에선 이 마을 K이장이 주민들에게 찬반을 묻는 주민총회가 열리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오민석 기자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구암 3리 주민들이 허가 진행 중인 자연장례식장과 반려견 화장장을 놓고 마을 발전을 위해 들어서야 한다는 주장과 마을전체가 장례단지로 변하는 것은 안된다는 측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극한 대립을 빚고 있다.

특히 이장을 축으로 한 비상대책 위는 수차례 총회를 통해 주민 의견을 통일하려 했지만 반대하는 주민들이 이들을 불신하면서 법정 다툼마저 예고하고 있어 조용하던 마을이 장례묘지와 화장터로 인해 두 동강날 위기에 처했다.

4일 남양주시와 화도읍 구암 3리 주민들에 따르면 화도읍 구암 3리는 MT촌으로 유명한 대성역의 역세권으로 여름이면 호황을 누리는 곳이다. 원주민과 조용한 곳에 살려는 외지인들이 공존하며 살고 있다.

산세와 공기 좋은 이 마을 가장 윗자락인 산 12-1번지 9000여평에 (재)북한강공원은 지난 2000년1월에 납골묘 수용 7만기를 허가 받아 개장했으며 1차 4만6000기를 분양했다.

이후 북한강 공원은 3차에 거쳐 면적을 늘렸으며 현재는 1만 평 규모에 7만700여기가 매장되어 있다.

납골묘인 북한강 공원이 성공적으로 들어서자 조용하던 마을은 장례 사업을 하려는 업자와 종교 단체의 표적이 됐다.

지난해 서울의 한 종교 단체가 북한강 공원의 같은 산자락 아래 산 11-3번지 2200평에 수목장을 추진했지만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후 이 부지는 남양주시 진건의 대형교회인 A교회가 매입 지난달 3월에 시에 자연장을 허가 신청해 시가 검토 중에 있다.

그 아래 산자락인 산 305번지에는 동식물 관련 시설로 허가를 받았다가 3월 21일 화도읍에 반려견 화장장으로 용도 변경 신청했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치자 다음날 변경을 취하하고 주민들과 조율에 들어갔다.

장례시설을 추진하는 측에서는 마을 주민들에게 장례시설 허가시 마을 발전기금 수억원과 일자리, 화장에 따른 매월 일정 지분 등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연장과 반려견 화장장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수 억원의 금전 약속이 오고 가자 조용하던 마을은 일순간 아수라장이 됐다.

주민들은 원주민을 축으로 마을 발전을 위해 장례시설이 들어와야 한다는 측과 마을 전체를 혐오.기피시설인 장례시설로 만들 거냐는 외지인들이 주축인 반대편으로 나뉘어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자연장이 들어서기를 원하는 선출직 이장 K씨와 일부 비상대책 위원은 “우리 마을은 노인들이 많아 노동력이 없다.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인체에 해가 없고 환경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마을 발전을 위해 장례시설이 들어와야 한다”고 했다.

또 이들은 “마을 총회를 통해 주민의견을 수렴하자고 해도 반대 측은 총회도 나오지 않으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면서 마을의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고 했다.
 
납골묘인 (재)북한강 공원에서 바라본 구암리 마을 전경. 좌측 산자락으로 자연장과 반려견 화장장이 허가 진행중에 있다. 멀리 북한강이 보이며 유명세를 타고 있는 대표적인 MT촌이기도 하다./아시아뉴스통신=오민석 기자

이에 반해 장례시설 반대 대책위는 “우리 마을은 천혜의 자연조건으로 MT촌으로 유명한 곳이다. 주민 대부분이 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마을 전체가 장례시설로 돌변 한다면 MT 촌에서 장례마을로 돌변 할 것이며 환경도 급격하게 악화되어 주민들도 보따리를 싸게 될 것이다”고 했다.

이어 대책위는 “다른 지역은 이런 기피, 혐오 시설에 대해 이장과 지역 유지들이 나서 적극 반대 무산 시키는데 유독 우리 마을만 이장과 유지들이 적극 찬성 하고 나서 주민갈등을 부추기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했다.

이에 대해 남양주시 관계자는 “주민 갈등이 심해 시로서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자연장은 국가 권장 사업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기피, 혐오 시설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 사업은 주민 동의가 우선되어야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자율적 의견 수렴을 지켜보는 중이지만 의견이 일치 하지 않으면 주민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물어 허가 여부를 결정 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자연장과 반려견 화장장은 이미 들어선 (재)북한강 공원 측에도 유족들의 반대 민원이 쇄도 하고 있으며 이 마을 진입로인 가평군 대성리 상인들도 반대 민원을 군청에 집단 제출 한 것으로 알려져 자칫 지자체 간 갈등으로 번질 우려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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