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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 세상 영덕..."영덕복숭아는 희망이 일군 생명줄"

[대구경북=아시아뉴스통신] 남효선기자 송고시간 2017-04-16 09:37

15일 동해안 최고의 복숭아생산지인 경북 영덕군 지품면 신양마을이 만개한 복숭아꽃으로 둘러싸여 있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4월의 경북 영덕은 복사꽃 세상이다.

특히 영덕의 대표적 복숭아 생산지인 지품면 일원은 복사꽃이 온통 산야를 분홍빛으로 물들여 무릉도원을 연상케 한다.

그야말로 "꽃피는 산골" 복숭아마을이다.

영덕지방에 복숭아가 집단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한 때는 지난 1959년 전 국토를 휩쓴 '사라호 태풍' 이후이다.

영덕 사람들은 태풍이 휩쓸고 간 하천 변에 복숭아나무를 심었다.

조상대대로 가꿔 온 논밭을 앗긴 절망을 딛고 수마가 할퀴고 간 하천변에, 야산 구릉에 복숭아나무를 심으며 새로운 희망을 뿌렸다.

이렇게 가꿔진 복숭아나무는 지품면 일원을 대규모 복숭아 재배지로 탈바꿈시키고 전국 최고의 복숭아 생산지로 거듭났다.

영덕군은 40여 년 전 1988년 새 봄과 함께 온 천지를 분홍빛 희망의 꽃을 피우는 4월 17일을 '영덕군민의 날'로 정하고 첫 번째 군민의 날 행사를 펼쳤다.
 
4월 경북 영덕군 지품면 신양마을 비롯, 신안마을, 오천마을은 복사꽃 세상이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영덕사람들은 60여 년 전 수마의 상처를 딛고 복숭아나무를 심으며 희망을 일구었듯 1988년 4월 복사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날을 택해 군민 한마당 통합의 잔치를 펼치며 미증유의 IMF 파고를 헤쳐나온 셈이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올해로 스무 돌을 맞는 '영덕군민의 날' 행사를 겸한 복사꽃잔치가 조기 대선으로 치러지지 못하게 되자 최근 언론 기고문을 통해 군민들의 아쉬운 마음을 어루만졌다.

이 군수는 4월 영덕지방을 뒤덮는 복사꽃을 "역경을 딛고 선 희망"으로 이름했다.
 
15일 동해안 최고의 복숭아생산지인 경북 영덕군 지품면 오천마을 복숭아밭에서 최무술할머니(78 오천리)가 "꽂솎음" 작업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동식 사다리를 나무그루마다 옮겨 다니며 분홍빛 복사꽃을 일일이 솎는 최무술 할머니의 손길이 예사롭지 않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복사꽃이 흐드러지게 피면 복숭아 생산 농가는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한 나날을 보낸다.

고품질의 복숭아를 얻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꽃솎음'이다.

15일 지품면 오천마을 최무술 할머니(78 오천1리)는 종일 복사꽃을 솎는 일에 매달린다.

올해로 팔순을 맞은 할아버지와 둘이서 평생 복숭아나무를 가꾸며 자식들을 키워냈다는 최무술 할머니는 "꽃솎음이 복상(복숭아) 농사에는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꽃솎음'을 제 때 해야 "씨알이 굵고 당도가 높은 복숭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식 사다리를 나무그루마다 옮겨 다니며 분홍빛 복사꽃을 일일이 솎는 최무술 할머니의 손길이 예사롭지 않다.

영덕 사람들에게 복숭아는 단순한 환금작물이 아니라 "삶을 버팀한 생명줄이자 희망"이다.
 
15일 동해안 최고의 복숭아생산지인 경북 영덕군 지품면 오천마을 복숭아밭에서 최무술할머니(78 오천리)가 "꽂솎음" 작업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복숭아는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하면 '꽃솎음'을 해줘야 씨알이 크고 당도높은 열매를 수확할 수 있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긴 일조량과 섬세한 손길이 키운 최고의 품질...영덕복숭아

영덕복숭아는 대개 6월 말부터 출하되며 선물용과 통조림 등 2차 가공품으로 출하된다.

영덕복숭아가 전국 최고의 복숭아로 자리 잡은 데는 영덕지방의 인문지리적 특성도 한 몫을 톡톡히 했다.

영덕군은 연평균 일조량이 2700여 시간으로 전국 평균인 2300 시간보다 무려 400시간가량 더 길고 강우량이 적어 복숭아 재배지로 탁월한 기후적 조건을 지니고 있다.

상대적으로 긴 일조량과 적은 강우량은 월등한 당도와 비타민C를 품은 '영덕복숭아'를 탄생시켰다.

특히 영덕복숭아는 복숭아 특유의 향이 진하고 아삭거리는 식감이 뛰어나기로 이름나 있다.

영덕군은 지난 해 기준 396농가 280ha에서 5588t의 생산량을 올렸다.

최근 영덕복숭아는 영덕군의 지난한 노력으로 동남아시아로 수출되며 농가소득을 배가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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