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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칼럼 - 제주야담 400042] 김창일·김선희·김준기 ... ‘문화예술의 섬’, 청년에 주목하다

[제주=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기자 송고시간 2017-04-26 18:12

삼김(三金)시대, ‘제주미술’ 진행형을 견인하다
한경우 작가의 작품 'green house' 앞에 선 김선희 관장./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 기자

요즈음 제주 미술계를 통해 삼다(三多)에서 신삼다(新三多) 혹은 사다(四多)의 섬으로 넘어간다는 말이 있다. 늘어나는 갤러리와 미술관의 홍수를 빗대어 나온 말이다.

현대미술은 미술이라는 단어로 가둬두기에는 너무 힘든 경지에 이르렀다. 미술이라는 자체가 어쩌면 미디어의 속성을 지니고 있어 애초부터 확장성을 염두에 두고 출발했는지 모른다. 알타미라에서부터 아아리오뮤지엄 탑동까지 미술은 단 한 번도 멈추지 않고 늘 진화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2015년을 정점으로 제주미술계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사립미술관 개관의 붐이 일었고 덕분에 지역에도 아트페어라는 게 도입됐다. 가장 큰 변화는 제주작가를 세상으로 견인해 주는 능력 있는 대형 미술인의 유입이다. 제주이주, 문화이주민까지 플랫폼의 바람은 제주도 미술계까지 춤추게 했던가.

우선 ‘모든 것을 기억하는 물’전으로 도민들에게 환영받고 있는 김선희 제주도립 김찰열미술관 관장에게 주목한다. 그녀의 국제적 전시기획 능력은 도외에서 이미 검증을 받은 지 오래다. 지난 3월 열린 첫 기획전 ‘모든 것을 기억하는 물’전으로도 관람객들의 눈도장을 받은 바 있다.
 
부지현 작가의 작품 '균형과 불균형' 앞에 선 김선희 관장./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 기자

오랜 내공에서 기인한 전시 컨셉은 제주미술의 확장성을 견인하는 데 손색이 없다. 지역 젊은 작가들의 해외 진출까지 지역 미술의 오랜 숙원을 하나씩 풀어가는 능력이 심상치 않다.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한 예술교실 ‘미술관으로 간 철학자들’은 물론 5월말에 열릴 ‘나의 물방울 그리기’는 어린이 그림대회로 지역 미술관의 존재를 설명하는 좋은 사례들이다.

내년에 준비되는 두 개의 큰 전시도 아카데믹을 바탕으로 견인될 제주미술의 확장성이 예상돼 벌써 기대가 된다. 부임 후 보인 그녀의 조용한 행보는 ‘다시 미술’을 지역 사회에 던지는 든든한 어른 같은 존재로 환영받기에 충분하다. 
 
세계적인 컬렉터 김창일 회장은 제주작가의 발굴에 주목하고 있다.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 기자

또한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세계 100대 콜렉터에 선정된 김창일 아라리오 회장의 제주 진출은 엄청난 변화의 신호탄이 되었다. 공간의 면적부터 전시 작품의 퀄러티까지 규모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개관전은 중앙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기에 충분했고, 지금은 제주지역 작가를 발굴, 중앙 진출을 도모하기까지 스팩트럼은 더 넓어졌다.

도외인으로 최초로 도립미술관장에 취임한 김준기 관장의 등장도 뉴스메이커로 충분했다. 올해 만들어질 ‘제주비엔날레’를 시험대에 올린 주역이기도 하다. 아트 올레, 제주 4.3 회향전 등 지역 인사들과의 동맹으로 불안감을 극복해 나가는 뚝심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트올레를 통해 만난 이승수 작가와 김준기 관장(좌로부터)./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 기자

거칠고 생경한 플랫폼 방식은 지양하고 지역 작가들과 열악한 소비시장을 안고 갈 수 있는 공감 있는 호흡법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투어리즘’이 던지는 이해득실의 메시지를 신임 예술감독이 넘어설 수 있을지 김준기 관장의 노회한 ‘마무리’가 관건이다.

제주시 원도심에서 저지리까지, 공간과 세대를 극복하는 몸놀림들이 부산하다. 일견 제주미술은 활기차고 요란해 보인다. 하지만 제주도정은 이런 보석 같은 문화 프로바이더들을 지금 어떻게 활용하고 사용(?)하고 있는지, 지역 청년 예술가들은 또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눈여겨 볼일이다. 

‘문화예술의 섬’, ‘제주미술’ ... 답은 ‘청년 예술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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