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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우, 제주건축 읽어주기] 삼도동 ‘숙림상회’, 제주시 도시재생의 사용설명서

기억, 공간 하나가 없어지면 사라지는 100개의 기억들

(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기자) 기사입력 : 2017년 05월 16일 00시 26분

필연적인 인연으로 숙림상회를 재생시킨 주역 권정우 탐라지예 대표.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유행가 가사 같지만 '나는 건축가다'

 ‘숙림상회’는 매일 만나는 단골 담배 가게다. 관덕정 앞 사무실, 그리고 그 옆에 인접한 공간은 늘 내가 오가던 공간이었다. 공간의 주인인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늘 나에게 담배며 음료수를 내어 주던 정겨운 곳이었다. 그렇게 공간은 나와 관계를 쌓아 갔다.

지난해 9월 3일, 그날도 나는 일상처럼 그곳을 지났고 허리를 꾸부리고 짐을 꺼내던 두 부부를 만났다. 이유를 물었고 돌아온 대답은 ‘흙벽이 터져 비가 들어오니 철거할 계획으로 짐을 푼다’였다. 숨이 막혔다. 이어서 나의 도전(만류)이 시작됐다. 
 
역사와 이야기들을 보관하는 숙림상회는 하울의 성을 닮았다.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이미 다른 설계사에게 설계까지 들어간 상태였고 작업이 시작된 단계라 쉽진 않았다. 하지만 포기하기는 싫었다. 건축가로서 도전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마음이 급해진 나는 마침내 어르신들의 아들과 만나 담판을 지었다.

이곳은 무조건 ’보물이다‘ 나의 생각은 오로지 하나였다. ’이 공간 안에 얼마나 많은 역사와 이야기들이 숨어 있는데 없어진다는 건 큰 일‘이라는 나의 생각이 지금의 재생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사실 제주시에 이런 보물은 몇 개 남지 않았다. 인디언 말에 ‘노인 한 명이 죽으면 도서관도 함께 사라진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권정우 건축사의 지극한 노력이 연상되는 숙림상회 건축도면.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그저 우연한 발견이 보물 하나를 살렸고 필연적인 발명은 공간 하나를 되살릴 수 있었다. 새롭게 선보일 숙림상회가 앞으로 시민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쏟아낼지 기대가 크다. ‘시민들의 지혜가 필요한 타이밍’이다.    

* 권정우 – 건축사사무소 탐라지예 대표 /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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