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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환, 사진 한 장의 정치학] 희망의 나라를 위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제주=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기자 송고시간 2017-05-23 21:05

절망·가짜·빠타령 ... 소모적 논쟁과 먼저 이별하자
‘생명 다하고 피우는 풀꽃’은 5.18 희생자들의 넋을 차용한 박영환 작가의 작품. (사진제공=박영환)


하루 하루 바쁜 나날이라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고 매일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뉴스를 일일이 챙겨보기는 쉽지 않다. 엊그제 5월 18일도 그랬었다.

그날은 직장 동료들과의 점심 산책을 생략하고, 오전에 놓친 5.18 기념식 실황 이야기를 살펴 보다가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1980년 5월18에 태어난 딸(김소형씨), 그 딸을 만나러 온 아버지(김재평씨)가 사흘 뒤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쓰러지고, 그 딸은 자신의 생일 때마다 자신을 보러 오는 바람에 아버지가 목숨을 잃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단다.

그 딸이 오늘 5.18 기념식에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읽었다.

"때로는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아빠와 엄마는 지금 참 행복하게 살아계셨을 텐데... 하지만 이젠 한번도 당신을 보지 못한 소녀가 이제 당신보다 더 커버린 나이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당신을 이렇게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당신이 제게 사랑이었음을, 당신을 비롯한 37년 전에 모든 아버지들이 우리가 행복하게 걸어갈 내일의 밝은 길을 열어 주셨음을... 사랑합니다 아버지"

37세의 딸이 부른 이 사부곡을 읽으며 나도 와락 무너졌다. 그래도 달라진 세상을 보고 또 다른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기대가 크기에, 올해 5월18일은 참으로 슬프지만 기쁜 날이라 생각되었다. 이제 정말 상식이 통하고, 공정과 정의가 강이 되어 흐르는 본연의 민주주의 국가, 나라다운 나라를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 나가야 할 때인 것 같다.

제발 "5.18도 세월호도 이제 됐다, 고마해라" 라고 말하는 이가 아직도 주변에 없지는 않지만, 오늘을 계기로 우리 주변에 가슴에 엉어리를 풀지 못하고 사는 이웃들에 대한 올바른 이해의 폭이 조금이라도 더 깊어졌으면 한다. 아픈 역사의 상처를 진심으로 보다듬어 아물게 하려는 노력또한 국민 통합의 하나가 될 것이다.

지금은 이 외에도 경제, 안보, 민생 곳곳에 급히 해결되어야 할 중요 현안들이 쌓여있다. 적어도 국가의 발전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는 과정에는 보수, 진보가 따로 없다. 

"사람이 먼저, 국민이 주권자" 라는 관점에서 대통령이 선거과정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공약내용을 제대로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함께 지혜를, 힘을 모으는 모습이 절실한 때이다. 

희망이 꿈틀거리는 사회, 잘못 된 법과 제도를 바로 잡아 세우고, 소수의 기득권층만을 위한 나라가 아니라 공동체를 구성하는 사회적 약자들과 배려하자.

더불어 우리 모두가 함께 살 맛 나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려면 많은 생각보다 더 많은 인내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나라다운 나라”, “희망의 나라”는 대통령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국민이 도와야 되는 일이 분명하다.

그나저나 이러한 희망의 나라로 나아가기 위해 오늘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니, 아직도 대통령의 성(姓)뒤에 글자 빠를 붙여 이른바 빠타령을 일삼고, 정당치 못한 네가티브를 세끼 밥먹듯이 하는 사람들을 보면 매우 안타깝다.

지금은 엇그제 선출 된 새로운 대통령이 제대로 일을 펼쳐나갈 수 있는 온전한 시간과 장(場)을 마련해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피해는 온전히 정치인이 아닌 국민에게 돌아 올 것이다.

오랫동안 국정농단 사태로 중단되고, 궤도에서 이탈 된 역사의 수레바퀴가 이제 정상적인 궤도에 올라 견실하게 굴러가기를 바라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당장 오늘부터 절망, 가짜, 빠타령과 같은 소모적 논쟁과는 이별하기로 결심해 본다.

* 박영환 - 사진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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