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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미술, 공간에서 길을 묻다(2) - 설치미술가 전종철] ‘알뜨르 비행장’, 문대통령 공약·원도지사 의지 중요

[제주=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기자 송고시간 2017-05-28 22:57

동아시아의 문제, 제주비엔날레 너머 '문화예술섬 제주'로 풀어가자
역사적 가치가 높은 알뜨르비행장 유적지 공간 중 관제탑.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알뜨르 비행장의 사전적 설명, ①최근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 등 지역 주민들에게 심각한 공간 ②문재인 대통령이 선거공약을 통해 부지의 양여와 평화대공원 사업 추진을 확약한 공간 ③세계평화의 섬을 지향하는 제주에 상징적, 비전적 청사진을 기대 할 수 있는 공간 ④예산 확보 등 실효성 부실로 프로젝트가 좌초되어서는 인되는 공간“

최근 마을미술 프로젝트와의 연계성을 통해 지역 역사,문화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했던 제주비엔날레의 기획은 무산이 되었다.

제주 비엔날레 및 마을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사람들과 함께 장소의 의미와 가치를 공유하는 과정이 필요한 시점에 관계자들은 낙망했다.

그 과정에는 대정읍 마을 주민들과 제주도립미술관의 부단한 노력으로 최근 문화재청과 국방부로부터 알뜨르 비행장 한시적 사용 승낙서를 받아낸 일이 있었다. 

평화의 섬을 지향하는 목적성의 일차 선결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격납고를 전시공간으로 전환해 지역의 역사성과 주민의 삶을 담은 미술프로젝트를 추진할 경우 좀 더 다양한 층위에서 동북아시아의 평화 이슈를 공유할 수 있었다.

태평양전쟁 관련 군사 시설의 다양성과 규모 및 집적도에서 알뜨르 비행장은 세계적으로도 그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곳이 문화예술적 승화 공간으로 매력적인 이유이다.

비행장 활주로와 비행기 격납고, 지하벙커, 고사포진지 등이 남아있고, 격납고 등 13곳이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다.

4.3 유적지인 섯알 오름과 이웃한 상모리 일대의 격납고 20여 동은 마을 주민들이 가꾸는 경작지와 어우러져 있다.
 
역사적 가치가 높은 알뜨르비행장 유적지 공간 중 격납고.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공간의 배경을 살펴보면 그곳은 전쟁과 제국의 역사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전쟁과 폭력의 상징을 유추할 수 있는 제국적 군사기지 공간이었다. 알뜨르 비행장과 그 일대가 가지고 있는 장소 특수성에 비해 문화 컨텐츠로서의 가치를 조명하는 기획적 시도가 미약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제주 비엔날래 혹은 마을미술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지역사람들과 함께 장소의 의미와 가치를 공유하는 과정이 꼭 필요한 시점이었다.

작가들은 격납고가 전쟁의 잔재물인 동시에 마을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라는 점도 중요했다. 장소적 특성을 중심에 두고 마을 주민들이 노동 중 휴식을 가질 수 있는 곳, 관광객들이 평화에 대해 사색할 수 있는 작품들을 설치 및 전시한다는 계획은 타이밍이 좋았다.

하지만 마을미술 프로젝트의 탈락으로 계획이 불가피하게 무산되었다. 회의 결과 제주 비엔날레의 자체 기획으로 축소 전환이 결정되었고 소요 작업비 및 전시 기간이 3년에서 3개월로 축소되는 등 안타까운 현실에 봉착하게 되었다.

하지만 축소 진행과 함께 알뜨르 비행장 일대를 문화, 예술을 통한 평화의 섬 제주의 역할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시작되어야 한다.  

필자는 대안 마련의 기회를 확보하고자 이번 프로젝트의 대표로서 알뜨르 비행장의 평화대공원 조성을 위한 문화예술의 기지화를 주도 할 민간 추진위원회 구성 및 지역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의 협조를 통한 자체적 대안 마련을 주장한다.

21세기는 어쩌면 문화시대이고 고도의 지적 개념성과 자아 정체성을 요구하는 시기이다. 지역은 특히 자생적인 문화 콘텐츠를 준비해야 하는 시대이다.
 
역사적 가치가 높은 알뜨르비행장 유적지 공간 중 고사포 진지.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지역도 문화 인프라 구축을 통해 세계 속 문화도시로서 미적인 사고와 지적인 창의성을 구축해야 한다. 문화 도시 이미지 창출과 더불어 예술성을 추구하는 인간중심적 페러다임, 이것이 도시를 친 예술지향적인 환경으로 바꾸어 나가는 지름길이 된다.
    
알뜨르 비행장의 평화대공원 조성은 전쟁과 제국의 역사를 전쟁과 폭력의
상징이었던 제국의 군사기지를 전 세계에 알리는 일이다. 그러면 문화 인프라 축적의 장이 되는 특별한 장소성을 갖게 된다. 그래야만 평화 대공원이 추구하는 근원적 개념성을 창출 하는 곳이 되는 것이다. 

특히 중요한 문제는 제주의 정신문화를 21세기 제주의 미래지향적인 평화 섬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제주 역사 속에 살아있는 알뜨르 비행장의 정체성을 재해석하면서 자생적인 인프라를 국축해 내실을 기하면 가치는 충분히 커진다.

그것이 알뜨르 비행장 혹은 평화대공원의 본질적인 목적이 되어야 한다. 앞으로도 실효적인 비전성과 문화 창출의 창의적 문화 단지와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역할을 의미하는 몇 가지 사례를 언급해보면 첫 번째로 독일 인젤 홈브로이(Insel Hombroich) 미술관을 들 수 있다. 16개의 미술관 건물이 숲과 들판에 자유롭게 서 있는 홈브로히 미술관 입구에서 숲속의 오솔길과 넓은 들판만이 보인다.

어느 곳이 미술관이고 어느 곳이 숲인지 알 수 없다. 지도를 보며 숲길을 걷다보면 미술관 건물이 문뜩 나타난다. 훌륭한 작가의 작품을 찾는 재미도 있지만, 편견을 버리고 자신의 감상법에 따라 작품을 감상하라는 미로 같은 미술관의 철학인 것 같다

다음으로 가까운 이웃에 위치한 나오시마 섬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용도 폐기된 자원의 고갈로 인해 버려진 섬 나오시마에 일본의 교육 사업을 이끌던 베네세 홀딩스의 후쿠다케 소이치로가 나타났다.

그는 죽어 가는 섬에 예술이라는 호흡기를 달았다. 그 후 현대 예술은 섬을 치유하고 사람들을 치유하는 기적을 보여 주었으며, 전 세계인들이 가장 많이 가보고 싶어 하는 관광지 중 하나가 되었다.
 
역사적 가치가 높은 알뜨르비행장 유적지 공간 중 진지동굴.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위와 같은 참고 내용을 근거로 다시 한 번 신중한 논의 과정을 통한 미래의 알뜨르 비행장 평화대공원을 창조가 필요하다. 예술 공간을 건립함으로써. 그 건축물 자체의 작품성만으로도 대내외적인 의미성을 확보 할 수 있고 세계 평화의 한 축을 만들어 가는 대안 및 계획들이 추진 되어야한다.

그와 같은 역할을 위해서는 알뜨르 비행장 평화대공원이 새로운 기능과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으로 '열린 미술관'의 기초를 만들어 가야 한다.

알뜨르 비행장 평화대공원에 건설될 미술관의 기능은 미술품의 수집이나 전시, 보존하는 닫힌 의미의 소장처가 아니다. 창작촌 및 설치 미술 조형물공원(조각공원)의 건립을 통한 세계적인 작가들과의 직접적인 교류를 생각해야 한다.

비전적인 미래를 위한 다목적적인 '열려진 미술관' 역할로 확대되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계속 민간 추진위원회 구성 및 지역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의 협조를 통해 자체적 대안 마련을 마려해야 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말보다 행동이 필요할 때이다.

* 전종철 – 설치 미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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