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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화의 가치 칼럼] 무소유의 행복으로 이겨내는 슬럼프

[부산=아시아뉴스통신] 김다롬기자 송고시간 2017-06-07 13:39

송경화기업교육연구소 송경화 대표./아시아뉴스통신DB

내가 하는 일이 보잘 것 없이 느껴질 때, 내 삶이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질 때, 내 자신이 한없이 작아질 때 우리는 그 상태를 ‘슬럼프에 빠졌다’ ‘매너리즘에 빠졌다’라고들 말한다. 멘탈이 약한 사람들은 일년에도 몇번씩 무너지는 사람도 있고,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승승장구 하던 사람도 어느순간 무섭게 곤두박질 칠 때도 있다. 이것을 우리가 살고 있는 삶, 인생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제각기 슬럼프를 극복하는 나름의 방법을 가지고 있다. 혼자 속앓이 하며 끙끙대는 유형, 어디론가 훌쩍 여행을 떠나는 유형, 혹은 무언의 상대에게 고민을 터놓거나 조언, 푸념을 늘어놓는 유형, 격렬한 운동과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가지거나 그것을 몰입해서 해소하는 유형, 술을 마시거나 펑펑 울거나  영화연극을 보는 유형, 또는 명상을 하거나 독서를 통해 내 마음을 다스리는 유형... 이처럼 각자의 여러 방법이 있을 것이다.

어느 방법이 좋고 나쁨을, 옳고 그름을 말할 수는 없다. 사람마다 각기 다 다르듯 극복방법도 다를것이다. 어찌됐든 저 무수한 방법중 하나를 통해 슬럼프를 극복하고 일상생활에 젖어들며 새로운 삶의 의욕과 동기를 찾으면 되지 않겠는가??
 
가끔 동네뒷산에 아침운동하러 나가보면 이미 일치감치 하산하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다. 온몸이 흠뻑 젖고 거친 숨을 내몰아쉬고 있지만 그들의 표정은 그 누구보다 해맑다. 새벽시장에 나가보면 동이 트기도 전에 상인들이 하루를 시작한다. 무거운 청과물, 비린내가 진동하는 어류들, 큰 상자 작은상자를 서로 주고받으며 시장안은 북새통이지만 상인들의 얼굴은 새벽의 태양보다 더 강렬하고 뜨거운 미소를 지니고 있다. 이렇듯 세상을 살아가는 어떤이들은 슬럼프를 느낄 순간도 없이 열정적이게 하루를 보내고 있다.
  
나는 지난 여행에 동남아 순회를 다녀왔다. 알다시피 동남아국중에 경제선진국은 없다. 그 중에서도 여행책 제목을 빌려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 라오스’를 이야기 하고싶다. 여행책의 제목 그대로 라오스는 국민 총생산 117억달러에 1인당 국민소득은 겨우 1697달러(2015년기준)인 사회주의 공화국이다.

현재 경제상황이 어려운 대한민국과 비교한다고 해도 터무니없는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나름의 방법으로 살아가는 라오인들을 보면 그저 미소만 지어진다. 가난한 나라, 라오스인들은 그 누구도 어두운 표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모두가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라오인들의 아침은 탁발로 시작된다. 티비에서도 여러 번 방영된 탁발의식을 내 눈으로 직접보니 감동이 그대로 뜨겁게 전해졌다.

탁발의식은 새벽마다 각 절에서 동자스님을 비롯한 수많은 스님들이 일렬로 동네 곳곳마다 돌아다니며 시주를 받는 행위다. 물론 그 시주는 쌀, 음식, 과일 등이다. 나는 하루에 한끼 먹기도 급급한 작은 라오스 어느 마을에서 탁발을 보게 됐는데 동자스님보다 더 어린 동네꼬마들이 동이 트기도 전에 아직 컴컴한 새벽 동네 어귀에서 스님들을 무릎을 꿇고 기다리며 모두가 하나같이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시주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주를 받은 스님들은 그 시주의 반을 더 어려운 동네로 찾아가 아이들에게 다시 나눠준다.

이러한 탁발의식은 라오스 건국이래 비가오나 바람이 부나 한결같이 새벽마다 진행됐다고 하니 그 얼마나 대단하고도 고귀한 일인가. 본인도 먹을것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나눔'을 실현하고 있는 라오스 사람들은 부족한 것도 모지란 것도 없는 행복한 사람들의 그 자체였다.
  
삶에 지쳐, 사람에게 지쳐 떠나온 나 역시 동남아여행 중 라오스의 탁발의식은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우리 삶에서 어김없이 찾아오는 슬럼프와 매너리즘에 빠졌을 때 돌이켜보면, 원인은 사소한 것에 무게를 두고 그것이 삶의 전부인양 여겼던 내 마음의 '욕심'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럴 때, 라오스의 탁발의식에서처럼 마음의 욕심을 내려놓고 '무소유'의 정신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우리의 슬럼프는 우리가 이겨낼 수 있다는 긍정의 확신을 가지면서 말이다.
 
◆ 송경화의 가치칼럼은 모두 ‘같이’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해 세상에서 ‘가치’로운 것들을 ‘가치’있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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