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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미술, 공간에서 길을 묻다(5) - 배인석 한국민예총 사무총장] 강성원·서영표·주진오 통해 제주발 ‘광장예술’ 리트윗?

[제주=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기자 송고시간 2017-06-12 22:48

광장의 예술학, 8월 6일까지 전시 및 학술심포지움 연계
제주민예총 회의실서 인터뷰를 진행한 배인석 사무총장.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13일부터 제주도립미술관(관장 김준기) 기획전 ‘키워드 한국 미술 2017’ 광장 예술 – 횃불에서 촛불로’가 시작된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자리 잡은 광장문화를 예술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필자의 눈에 들어오는 건 작품 보다 사람이었다. 강정효, 고승욱에서 황재형, 흑표범까지, 강요배 작가를 제외한 80여 명, 200여 점에 가까운 광장의 아이콘들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동학, 제주 4.3, 4.19 의거, 5.18 광주민주화운동, 87년 6월 항쟁, 2002년 월드컵 광장, 2008년 촛불관장, 2016 광화문 광장까지 ... 공간적 광장 보다 정신적인 역할이 커져가는 광장이 필요한 이 시대에 전시장을 가득 채운 욕심 많은 전시는 가 눈에 들어왔다. 

청와대를 광장 곁으로 옮기겠다는 대통령을 섬기는 시대에 제주도립미술관은 어쩌자고 모든 걸 꾸겨 넣었을까?

이번 전시에 작가로 참여한 배인석 한국민예총 사무총장을 만나 물었다.
 
도립미술관 정원서 전수현 작가, 이경복 작가, 배인석 작가(좌로부터).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 6개 여 월간 진행된 ‘광화문 광장’의 가장 큰 가치는 무엇이라고 보나
- 공론장, 대통령을 바꿀 정도로 대중의 참여와 화합을 이끌어냈다는 점 아닐까? 

▶ 키워드와 관련해 이번 전시의 가치를 언급해 본다면
- 촛불 광장이 그랬듯,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통해 지난 시간 발생한 사건의 의미를 복기해 본다는 것이 아닐까?
-
▶ 전시 기획의도, 훌륭한 전시기획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전시는 점점 어려워지는 영역이다. 제3의 언론이라 불리는 블러그 시대 이후 ‘반론 증가율’이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사람들이 전시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 또한 급격히  향상되고 있다.

따라서 미술관 기획자나 작가들이 굉장히 힘들어지고 있다. 비례해서 대중이 만족할만한 정도의 수준을 충족하려면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일의 강도가 많아지고 높아지는 추세이다.

신임 대통령도 기존 대통령보다 탁월하게 달라야 하는 이 시대에 전시기획 역시 ‘관성에 빠지면’ 끝이다.
 
강요배작가의 오현고 동창인 고영훈 작가의 작품 '꺽어진 날개'.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 그런 면에서 광화문 광장, 블랙텐트전에 관한 평가도 부탁한다(예술과 광장의 상관관계를 알고 싶다)

- 한마디로 공간이 이동했다고 보면 된다. 사건에 의해 임시로 운영된 공간이었고 임대료(사용료) 명목으로 벌금을 지불한 합법적인 전시 공간이랄까. 참여 작가의 적극성, 작품성 등 블렉텐트전은 분명 효과가 있었다.

▶ 앞으로 한국에서 광장(혹은 광장미술)의 역할이 커진다고 봐야 하나?
- 지금은 촛불정권, 달리 말하면 광장정권이랄 수 있다. 덕분에 정치. 사회. 예술적으로 광장(미술)의 역할은 더 커진다고 볼 수 있다. 광장의 역할이 사람들 머릿속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기존 광장의 약점을 수용한 화장실의 경우처럼 공간적 측면보다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 제주에도 촛불광장(시청), 4.16 광장(탑동)이 있었다. 어떤 현상으로 해석해야 하나?
- 둘 다 ‘할 말이 있으면 모여드는’ 현상이다. 각자의 요구, 자기 이슈, 커뮤니케이션 수단, 예술의 역할 등이 개입되면서 사람들이 집결하면 광장이 형성된다. 지금 광장은 변화 중이다.

▶ 제주에서 이번 4.16 추모행사에서 행정기관이 개입, 불협화음이 있었다. 미술도 광장에서 도립미술관으로 들어가면 문제가 있지 않을까?
- 예전에는 말이 많았겠지만 승리한 덕분에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미술관 안 들어가는 것이 급속도로 빨라졌다고 보면 된다. 도립미술관 관장의 개별 특성도 있겠지만 역시 역할의 이동에 주목해야 한다.

‘블랙리스트’. 단어에는 억압도 포함되지만 본질적인 것은 ‘돈을 맘대로 못 쓰게 하는 것’이다. 그것이 억압이다. 반대 개념으로 (외국의 경우) 자본으로 공간을 사들여 더 유명해지는 사례도 있다.

진보정당에 만원 기부도 힘들던 얼마 전 같으면 눈치를 보느라 전시가 힘들었을 것이다. 그때는 좋은 ‘공공 서비스’를 마음껏 누리지 못하던 시대였다.

이제는 억압 대신 ‘좋게 쓸 수 있는’, ‘문화자본’ ... 그런 것들이 자연스러워지면서 국공립으로 흘러 들어가는 시대로 변할지도 모른다.
 
광화문 광장의 시간을 담은 작품 '혁명을 팝니다' 배인석 작.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그는 “같은 물건이라도 어느 포지션인지가가 중요하다”며 기획을 정의했다. 또 전국 이슈에서 개별 이슈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기획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오랫동안 광장을 염원했던 작가들을 동원시킨 제주도립미술관. 이번 전시에 ‘광장’을 끄집어 온 이유가 문득 궁금했다.

제주에서도 자그마한 광장 하나를 가지고 싶은 도민들의 열망을 발견해서일까? 아님 제주 광장예술의 시작을 위해 보완해야 할 것들을 분류하고 싶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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