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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뉴스통신TV 인터뷰] 김정호 봉하마을 대표가 추억하는 ‘바보 농부, 바보 노무현’

[부산=아시아뉴스통신] 기자 송고시간 2017-06-22 13:15

김정호 전 대통령기록물관리비서관(현 봉하마을 대표) "노무현, 책 제목처럼 정말 바보같았던 사람... 원칙과 소신 앞에서 물불 가리지 않고 돌파하는 뚝심 있었던 '노공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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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주)봉하마을 대표가 20일 저녁 해운대 바보주막에서 아시아뉴스통신 도남선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박재환 기자

[장서윤 아나운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지 이제 한 달여가 지난 가운데, 서점가에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도서’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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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는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다는 분석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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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4년 ‘민주화운동’을 하다 구속돼 당시 노무현 변호사와 인연을 맺고, 고인의 유업을 이어받아 10년째 봉하마을에서 농군으로 살아오고 있는 김정호 봉하마을 대표가 ‘바보 농부, 바보 노무현’이라는 책을 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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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0일)는 해운대 바보주막에서 김정호 대표의 ‘북 콘서트’가 성황리에 열렸는데요, 도남선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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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저녁 해운대 바보주막에서 개최된 김정호 (주)봉하마을 대표의 '바보 농부, 바보 노무현’ 북콘서트에서 김 대표가 독자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박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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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바보 농부 바보 노무현' 저자 김정호 봉하마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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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봉하에서 10년째 농사를 짓고 계신데, 前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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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오래됐죠. 봉하에서 농사를 짓는 것은 제가 대통령을 모시고 내려와서 10년째 지은 것이고, 1985년부터 30년 정도 인연이 됐습니다. 학생운동을 하다가 구속이 됐었는데, 그래서 변호사와 피고인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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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청와대 시절에도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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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제가 마지막 기록 관리 비서관을 했었고, 청와대에서 5년 동안 처음에는 살림살이, 총무비서관실에서 일을 했었죠. 그 때 5년, 그리고 봉하마을에서 10년. 총 15년 동안 가까이에서 모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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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수십 년간 前 노무현 대통령 곁에서 함께했는데, 노무현 前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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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한마디로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려운데, 책 제목처럼 '바보' 같았습니다. 원칙과 소신에는 우직하게 눈앞의 이해관계를 떠나서 물불을 가리지 않고 돌파하는, 마치 산을 옮기는 듯 한 뚝심이 있는 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닉네임도 '노공이산'이라고 스스로 선택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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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에 쓰신 책 '바보 농부 바보 노무현'에는 어떤 내용들이 주로 담겨있나요?

봉하 10년의 기록인데요. 앞부분 전체 5부중에서 1, 2, 3부는 대통령님이 귀향해서 기간으로만 15개월 정도 되는데, 그동안 화포천을 생태천으로 가꾸는 것과 봉하산 마을 숲 가꾸기, 그리고 이제 결국은 농촌이니까 친환경 농사를 하게 된 게 지난 15개월 동안 대통령께서 짧지만 아주 확실하게 이정표를 남겼던 게 첫 부분의 내용이고요.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 이명박 대통령이 광우병 파동, 촛불 시위 이런 것들로 궁지에 몰리면서 그것을 만회할 수 있는, 국면전환 시킬 수 있는 그런 희생양을 찾았는데 하필이면 노무현 대통령이었고, 친노세력이었죠. 그래서 정치적 탄압과 그 가운데 대통령에 대한 핍박이 가중되면서 느꼈던 심경, 결국은 서거로, 죽음으로 내몰리게 되는데 그게 중요한 가운데 부분이고요. 나머지는 서거 이후에 대통령님 유업이 친환경 생태농업, 마을 가꾸기 등을 자원봉사자들과 마을주민들과 함께 했던 게 4부 유업이고요. 그리고 그것이 많은 또 다른 노무현으로 되살아나는 부활. 이렇게 마무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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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 봉하 막걸리도 제조를 하고 있으신데, 봉하 막걸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주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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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대통령님이 사실은 약주를 잘 하지 않으시는데 봉하마을에 귀향하셔서는 자원봉사자들과 땀 흘려 일 하고 나서 꼭 막걸리에 파전 등 새참을 드셨어요.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도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봉하마을을 찾았는데, 그때마다 막걸리를 생각하고 기왕이면 봉하 쌀로 만든 친환경 막걸리, 쌀 막걸리를 만들면 안 되느냐 하는 그런 요청이 많았죠. 그래서 고민 끝에 우리가 도화가 있는 것은 아닌데 마침 우리 노무현 재단 회원 중에 담양에서 막걸리 양조장을 하고 있는 분이 자기가 한 번 만들어보겠다고 그렇게 제안을 해 주셔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생기 있는 봉하 친환경 쌀을 원료로 제대로 술을 빚으니까 아무래도 생기가 있고 맛이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고요. 그러다보니까 '바보주막'까지도 생기게 되었죠. 여기도 그렇지 않습니까? 해운대 바보주막. 이 곳 뿐만 아니라 전국에 15군데가 있습니다. 더 늘어날 조짐이 있는데, 최근에 대통령도 바뀌었고 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가 새롭게 이뤄지면서 많이 해보겠다고 문의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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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에서 농사꾼의 모습을 하고 있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사진출처=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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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前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리면 애틋한 느낌도 많이 있으실 텐데, 생각나는 에피소드나 추억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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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상징적인 것은 봉하마을에 황새가 날아왔던 일 같습니다. 여러가지 추억 중에서도 이 이야기가 제일 인상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생전에도 자연 생태계를 살리고, 희귀한 철새가 도래하는, 그런 생태 보호를 선도한 선진지로 한번 가보자는 말씀이 있으셨고요. 그 전에 일본의 도요타 시가 대상이 됐었는데 대통령님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함께 가보지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2013년도에 도요타 시에서 자연 상태로 방사한 황새가 봉하마을에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겁니다. 우리가 가보자 했었는데, 황새가 봉하마을로 날아든 것은 그만큼 봉하마을의 생태계가 되살아나고, 어쩌면 그 황새가 여기까지 찾아온 데는 보이지 않는 노무현 대통령의 인도가 있지는 않았을까 그런 의미를 부여할 정도로 굉장히 봉하마을이 친환경 생태 농업을 기반으로 화포천 습지나 봉하 들판의 생명이, 환경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라고 보고요. 매년 황새가 봉하마을을 찾고 있거든요. 자랑할 만 하고, 어떻게 보면 우리 봉하마을 생태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생각하고, 저희들은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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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前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현재 문재인 대통령과 같이 근무를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그때 관계는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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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노무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을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후배지만 굉장히 존경하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반면에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못 다 이룬 꿈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에 어찌 보면 제일 경계했던 정치인의 길로 나섰고, 그 꿈을 이어 실현하기 위해서 정치인이 됐고, 또 이번에 당선이 돼서 그 꿈을 잘 실현시켜 갈 것이라고 그렇게 기대하고요. 두 분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찰떡궁합이었고, 서로를 잘 보완하는 그런 관계였고, 참 요즘 보기 드문 귀감이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친구이면서, 동지로써 또 서로 지향하는 바나 정신과 가치가 같은 목표나 방향을 두고 역할을 조금 달리해서 보완적이었는데, 지금은 문재인 대통령이 그 못 다 이룬 꿈을 이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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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저녁 해운대 바보주막에서 김정호 (주)봉하마을 대표의 북콘서트가 유창열 시민의날개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박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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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늘(20일) 북 콘서트를 하시는데, 어떤 이야기를 하실 생각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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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그냥 막걸리 한 잔 하면서 같이 수다 떨기로 했습니다. 이런 공간에서 콘서트라고 하는 건 격에 맞지 않지 않습니까? 괜히 술 마시는 분들께 방해도 되고요. 막걸리 한 잔 하면서 우리 쌀로 만든 봉하 막걸리와 또 노무현 대통령을 담아내는 그릇이 바보주막이기 때문에 우리 회원들과 부흥회를 한 번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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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끝으로 '바보 농부 바보 노무현'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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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노무현 대통령이 귀향한 후 생전에 정말 섬광처럼 15개월의 짧은 삶이지만, 평소 당신이 가졌던 꿈과 정신 그런 것들을 유감없이 다 쏟아 부었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런 기록을 우리 회원들이 제 기록인 책을 통해서 노무현 대통령을 한 번 새롭게 만나고, 이런 면도 있었구나 하면서 그렇게 뜻 깊은 되새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주 어렵사리 친환경 생태농업을 저희가 이어가고 있고 생태마을 가꾸기를 하고 있는데요. 여전히 많은 우리 회원들의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고, 또 우리 쌀도 사주셔야하고 봉하 쌀 막걸리도 물론 맛도 있습니다만 애정으로 대해주셨으면 좋겠고요. 봉하에서의 생태마을 가꾸기가 비단 여기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농민들, 농촌이 참 어렵거든요. 다른 지역에도 이런 모범이 확산되고, 또 함께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촬영편집] 박재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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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농부 바보 노무현./아시아뉴스통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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