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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강진 남도명품길·달빛길은 ‘치유의 길’

[광주전남=아시아뉴스통신] 기자 송고시간 2017-06-23 09:50

명품길, 강진 도암면 백련사~다산초당~석문계곡~주작산 휴양림

달빛길, 무위사~백운동~강진다원~이한영생가~월남사지~달빛마을
걸어본 이들은 안다. 걷는 것이 여행이란 것을. 걸으면서 만나는 것은 비단 꽃과 나무, 바위만이 아니다. 더욱이 같이 걸으면 안정적인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

연인, 가족과 함께 라면 더욱 그렇다. 내 맘과 몸의 치유를 위한 길이 전남 강진에 있다. 역사와 문화를 껴안고 있는 길이다. 강진에 있는 그 길을 걸어 보자.
 
강진원 강진군수와 관광객들이 백운동 길을 함께 걷고 있다.(사진제공=강진군청)

◇ 다산의 흔적, 그 사색의 길을 걷는다

숲에서 솔솔 부는 바람, 다산 정약용 선생의 가르침과 어우러진 ‘남도명품길’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다산과 인연을 맺은 혜장선사의 흔적, 백련결사의 혼이 서려 있는 강진군 도암면 만덕산 백련사가 시작점이다.

산과 마을을 지키는 신령처럼 고개마다 자리잡은 고목들이 신비롭다. 길동무다. 가볍게 숨을 내쉴 정도의 완만한 경사에 굽이도는 길은 사색에 잠기게 한다.

때로는 산속에 묻힌 듯하고 어떤 때는 툭 터진 장소 사이로 보이는 소담한 마을 풍경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강진 도암면 백련사~다산초당~석문계곡~주작산 휴양림 강진 남도명품 길을 따라 관광객들이 걷고 있다.(사진제공=강진군청)

덕룡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마을들은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드러낸다. 넝쿨로 덥힌 돌담길과 길섶 들꽃들은 정감어린 미소를 날린다.

다산의 정원 ‘조석루’를 지나고 백두대간의 기운이 넘치는 주작산에서 마무리되는 강진‘남도명품길’은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온기를 전해주는 흙과 친구가 되는 일이다.

남도명품길은 다산·바람·꽃이 있는 ‘사색의 길’이다. 남도명품길 1코스는 백련사~다산초당~다산수련원~석문계곡~소석문~도암면사무소까지다. 7㎞로 2시간10분 정도 걷는다.

신라 말기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며, 남도의 문화와 역사가 서려 있는 백련사를 시작으로, 조선 실학을 집대성한 조선후기의 문신이자 실학자·저술가·시인·철학자·과학자·공학자였던 다산 정약용 선생이 후학들을 가르치고 ‘목민심서’ 등 500여권의 저서를 집필했던 ‘다산초당’과 ‘다산’의 정신을 승계하기 위해 만들어진 ‘다산수련원’이 있다.
 
백운동 정원 전경.(사진제공=강진군청)

◇ 월출산 아래 달빛길은 풍요롭고도 고요하다

강진 달빛길은 월출산 아래 강진군 성전면 천년고찰 무위사에서 출발한다. 1962년 국보 제13호로 지정된 극락보전이 있다.

조선 초기에 세워진 주심포 건축중에서 가장 발달된 구조형식을 지니고 있어 조선 초기 건축양식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다.

극락보전 안에 그려진 아미타여래삼존벽화는 2001년 7월 국보 313호로 지정됐다. 이 벽화는 호화찬란한 고려불화의 영향과 조선초기의 새로운 수법이 표현된 걸작이다.

국내에 현존하는 조선조 아미타불도 가운데 가장 연대가 오래됐다. 온화한 색채나 신체의 표현 등 고려시대의 특징을 갖고 있으면서 간결한 무늬나 본존불과 같은 크기의 기타 인물 표현 등 조선 초기 불화의 특징도 함께 보여준다.
강진 도암면 백련사~다산초당~석문계곡~주작산 휴양림 강진 남도명품 길을 따라 관광객들이 걷고 있다.(사진제공=강진군청)

극락보전 안에 들어가서 직접 볼 수 있다. 아미타여래불과 좌우에 있는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의 은은한 미소를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다. 무위사는 원효가 창건하고 도선국사가 중창했다고 전한다. 선각대사 형미가 또 중창했다.

고려초에는 선종사찰로 유명했다.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수륙사로서 죽은 영혼을 달래주는 수륙재를 행했다. 극락세계를 관장하는 아미타여래를 모신 까닭이 여기에 있다.

무위사를 나와 월출산을 왼쪽 어깨에 두고 백운동 정원으로 향한다. 백운동 정원은 담양의 소쇄원, 완도 보길도의 부용동과 함께 이른바‘호남의 3대 정원’으로 꼽힌다.

월출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다시 안개가 되어 구름으로 올라간다는 의미의 백운동은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있다. 아직 덜 다듬어진 복원이 되레 예스럽다. 백운동 정원 안팎이 찾는 이들의 시심을 자극한다.
 
무위사~백운동~강진다원~이한영생가~월남사지~달빛마을 등 달빛길 코스.(사진제공=강진군청)

수백년 수령의 아름드리 나무들과 이들을 끼고 있는 계곡에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대낮에도 어스름이 깔려 있다. 고목은 담벼락을 파고들었다. 존재감을 드러낸다.

다산이 하루를 묵었다가 절경에 반했다. 제자 초의선사와 함께 백운동 정원 12경을 읊었다. 12수가 전한다. 다산이 8수, 초의가 3수, 제자 윤동이 1수를 지었다.

백운동을 뒤로 하고 거슬러 올라오면 널따란 차밭이 나온다. ‘강진에 이런 멋진 차밭이 있다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강진다원이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남도명품길과 월출산 자락 아래로 이어지는 달빛길은 자연이 만든 그림아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어 걷는 이의 마음에 위로를 건넨다”며 “제주의 올레길보다 아름다운 코스로 만들어 길에 관한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을 찾은 관광객들이 월출다원길을 걷고 있다.(사진제공=강진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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