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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제주 2017, 제주작가의 발견 – 이승수] 사운드 오브 제주, 현무암을 품고 있는 제주도 이야기

[제주=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기자 송고시간 2017-06-24 00:02

‘제주 어머니’, 비어 있는 헛묘에서 줄기식물의 결을 만나다?
아트제주 2017 전시에서 사운드 오브 제주를 선보이는 이승수 작가.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현대미술은 홍수처럼 범람하는 뉴미디어를 양육했다. 그 한가운데에 서 고전적 물성을 고즈넉이 고집하는 작가 이승수가 처음에는 이단아처럼 보였다. 

<조각가 이승수, ‘여백은 넘치고 기억은 유영한다’> 한 여름 거실, 오수 중 얼핏 만난 천장 위 물 파장처럼 작가의 작품을 통해 대면한 기억 속 이야기들은 필자에게 달콤한 휴식을 선물했다.

사람들은 이승수의 유연함에 반응한다. 비어있는 투명한 그물망은 콜렉터에게 유영하듯 자유로운 쾌감을 선물한다.

제주작가 이승수는 고향의 물성을 잘 이용한다. 낮선 도시에서 만나는 차가움을 고향의 물성으로 대신한다. 투명하게 비어있는 그물망은 그가 서울 생활서 경험했던 하릴없던 도시생활의 신기루였는지 모른다.

<작가를 이해하는 조형성, 가족·해녀 그리고 물고기> 작업실이 있는 포구 앞 밤바다 풍경을 통해 작가는 가족을 그리워했을까. 장인어른과 어머니를 조형물로 완성한 작가에게 남은 가족들을 소재로 한 개인전을 주문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또 조형으로 완성된 해녀와 물고기는 현무암과 동을 입고 춤을 춘다. 남쪽 어느 도서에서 상경한 콜렉터에게 작가는 고향의 물성을 선물한다.

<작가를 이해하는 물성, 동(銅)과 현무암>
제주의 대표 물성 현무암, 사람들도 하나하나 생김새가 다 다르듯 제주의 현무암은 비록 정체되어 있는 사물이지만 시간성을 품고 있어 특별하단다. 꿈틀되는 제주 사람의 아이콘으로 적합한 소재라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해녀와 동이라는 소재는 자연과 많이 닮아 있다. 영구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지니고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는 동의 색감에는 자연의 시간성을 닮았다.

사운드 오브 제주, 작가는 이번 아트페어에서 악기를 선보인다. 현무암을 싸고 있는 물고기, 그가 들려주는 음악 이야기는 유영하는 물고기처럼 통통 튄다.

<작가를 이해하는 물성, 가시넝쿨 그리고 고사목> 작업실 슬레이트 지붕을 넘어온 넝쿨줄기를 대면하면서 느낀 새로운 생명체의 존재감은 향후 자연적 질료를 사용한 조형물을 기대하게 만든다.

공감을 즐겨하는 작가는 관객들에게 여백과 유영을 선물한다. 제주역사, 사람, 자연과 같은 묵직한 주제도 작가 앞에선 사정없이 해체된다. 자연과 공존하는 작가적 태도 때문일까. 이번 아트페어가 더욱 기대되는 부분이다.

<작가를 이해하는 워딩, ‘비움’> 비움을 전달언어로 즐겨 사용하는 작가에게 선제작업은 제격이다. 여백을 비워둠으로서 관람객들이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선물한다.

‘비움’도 조각의 특성에 충실, 놓아 둔 환경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상상과 상징을 즐겨하는 작가가 주변 공간과 사물의 물성을 잘 버무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작품과 공간은 서로 공존한다.

작가가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은 ‘환경의 틀’을 깨는 일이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 게 가장 힘들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성공보다는 작업의 과정을 통해 느끼는 성숙감, 과정을 통해 이뤄내는 만족감을 즐기고 싶다는 작가, 조금 욕심을 부린다면 작가 고유의 의미론적 존재감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그가 대견해 보인다. 

어느 날 그에게 친구가 되어 준 초록넝쿨처럼 당신도 슬레이트 지붕 사이로 밀려들어 오는 넝쿨줄기 하나쯤은 간직하고 살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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