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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전남동부보훈지청 6.25 참전자 상봉행사를 마치고

[광주전남=아시아뉴스통신] 양도월기자 송고시간 2017-06-27 13:08

광양제철소 3% 봉사단의 후원으로 순천 안계수 포항 이봉식 해병1기생 극적 상봉추진
 
전남동부보훈지청 6.25 참전자 상봉행사 '보고 싶다 전우야'  해병대 1사단 방문/(사진제공=전남동부보훈지청)
                                     
호국보훈의 달 6월. 동족상잔의 6.25 전쟁이 일어난 유월은 많은 사람들에게 가슴을 아프게 하고, 또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전쟁의 상처를 되살리게 되어 때론 힘들고 슬픈 한 달이 바로 호국보훈의 달이다.
 
시대가 급변하고 자유가 넘쳐나는 세상에서는 국란극복의 참담함을 잊고 흥청망청 이는 사회분위기 속에 우리 보훈가족들만의 호국보훈의 달이 되어가는 것 같아 나를 슬프게 한다.
 
이러한 호국보훈의 달이 되면 우리 보훈지청은 관할지역 보훈대상자들을 위한 여러 가지 행사로 인해서 평소보다 바쁘게 움직인다.
 
사실 몇 년 전부터 우리 전남동부보훈지청은 연로하신 보훈대상자들을 위한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던 중, 지옥보다 더 참혹한 전장에서 서로의 목숨을 지켜주고 국가의 안위를 생각하던 젊은 시절의 내 생명 같은 전우를 보고 싶어도 어디에 살고 있는지 죽었는지 모르고 살아가는 분들의 상처를 치유하고자‘보고 싶다 전우야’란 역전의 용사 상봉 프로그램을 만들어 왔다.
 
그동안 전남동부보훈지청은 서울과 영덕에 계신 보훈 대상자들의 전우를 찾아주어 감동의 순간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격려를 받았다.
 
치매가 걸리신 분도 옛 전우의 늙은 모습을 보고 울면서 당시 기억을 더듬을 땐 모두가 울음바다가 되기도 했고, 월남의 전쟁터에서 찍은 빛바랜 흑백사진을 보고 누구누구 이름을 기억하는 모습에 같이 동행한 우리는 차마 말을 이을 수가 없는 감동의 순간을 보았다,
 
올해도 어김없이‘2017년 참전유공자 소원 성취 프로젝트 제3회 보고 싶다 전우야 만남 행사’를 기획 하면서 신청자들의 주소와 현재 살고 있는 지역의 소재를 파악하기란 백사장에서 바늘 찾기보다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우리 전남동부보훈지청은 그동안의 노하우를 살려 지청장님 이하 관계자들이 수차례 회의를 거쳐 대상자를 선정하고 또 담당자가 해당지역의 관공서에 도움을 요청하여 상호 만날 의사를 타진하는 등 상봉의 날을 잡고 준비를 한다.
 
특히 이와 같은 행사는 관주도가 아닌 지역주민들과 함께 나라사랑의 정신을 함양하고자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광양포스코 직원들로 구성된 3% 봉사단에서 후원하여 대표자들과 함께 연중행사로 추진하고 있는 전남동부보훈지청의 야심찬 프로젝트다.
 
이번 3회 대상자는 순천지역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올해 88세의 안계수 전 6.15 참전유공자 회장의 사연 바탕으로 해병1기생으로 살아있을지 모른 동기생을 보고 싶다는 사연에 상봉준비를 해왔고 드디어 상봉의 날을 잡아 아침 일찍 순천을 출발 했다.
 
하얀색으로 단정하게 옷을 입으신 안계수 회장은 나라사랑 뺏지와 훈장 등을 목에 걸고 마치 어린아이 소풍가던 들뜬 마음에 밤새 한숨도 못 주무시고 길을 나셨다.
 
지청에서 지원한 봉사차량인 보비스에 승차하여 달리는 창밖을 보면서 감회 젖은 눈길로 옛 기억을 들려주시면서 마치 눈앞의 상황인 냥 자세한 설명에 어르신들의 가슴 아픈 기억을 모두가 공유하면서 포항으로 갔다.
 
경북지역에 유일하게 생존하고 계신다는 해병1기생. 1949년11월 당시 신현준 해병대 사령관을 중심으로 약 300여명의 해병1기생이 배출되어 지금의 세계 최고의 귀신 잡는 무적 해병이 된 것이며 그 1기생이 당시 전사하거나 돌아가셔서 전국적으로 몇 분 계시지도 않은 현실에 의미 있는 만남을 하게 된 것이다.
 
3시간을 차로 달려 도착한 포항에서 이봉식 해병1기생이며 참전용사를 만난 것이다.
 
젊은 시절의 모습은 사라지고 늙어버린 몸으로 다시 만난 옛 전우를 보자마자 벅찬 포옹으로 그날의 감격을 되찾는다.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만나보니 반갑고 살아있는 것을 보니 더 반갑지만, 우리 300명 전우들 모두를 만나지 못해 안타까움까지 표출된 상봉의 자리였다.
 
그나마 이봉식 어르신은 두 내외분이 행복하게 살고계시는 모습에 다행이라 생각을 했다.
 
서로 만나자마자 교육받던 시절 인천상륙작전과 도솔천작전 장진호 전투등 한국전사에 굵직한 전쟁을 모두 겪으신 두분의 역전용사는 그야말로 한국 현대사의 살아계신 산 증인들이었다.
 
오늘 상봉을 기대하며 밤새 들든 마음에 잠도 못 주무시고 또 식사도 못하신 어르신들에게 인근식당에서 오찬을 하며 못 다한 이야기꽃을 피우신다.
 
식사 후 이봉식 어르신의 제안으로 세계 최고부대인 해병 1사단을 방문하기로 하고 김영환 포항해병전우회장의 안내로 두 분 어르신의 고된 훈련 장소였던 70여 년 전의 감동의 군 시설을 견학하게 되었다.
 
지금은 초현대식 건물로 지어져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지만 마침 역사관에 들러서는 해병대의 모든 것이 전시가 된 모습에 두분 역전의 해병대 1기생에게는 의미있는 시간을 되었다.
 
그리고 부대안을 돌아보면서 자세하게 설명해주신 김영환 포항 해병전우회장의 안내를 마치고 최근 건립된 6.15 참전 기념탑을 참배하였다.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다시 만난 옛 전우 두분은 이런 프로그램이 있어 그나마 보지만 개인적으로 불가능했다면서 우리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수차례 전해준다.
 
하지만 이런 두 분의 상봉을 마치고 다시 헤어져야 하는 시간만큼 고통 그런 자리도 없을 것이다.
 
이제 가면 언제 볼거나, 살아생전 다시 보겠는가, 젊었다면야 매일 찾아오겠지만 거동이 불편하여 이동도 못하는 늙은 전우를 언제 다시 보겠냐며 아쉬워하신다.
 
아직도 우리 주위엔 이런 안타까운 참전 용사들이 많이 계신다. 하지만 많은 분들에게 이런 소중한 자리를 마련 못해드린 것이 우리 직원들은 아쉬울 뿐이다. 우린 다시 옛 전우 상봉 신청자들의 사연을 귀담아 듣고 대상자를 찾아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호국보훈의 달, 보훈가족들만의 위로의 달이 아닌 나라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소중한 달이 되길 기대한다.
 
우리 참전유공자 어르신들 모두 건강하게 여생을 보내시고 우리 국민들도 우리민족의 아픔을 몸으로 챙기신 이분들의 노고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끝으로 오늘 행사를 후원해준 포스코 광양제철소 3.% 봉사단에 감사드린다.
 
(전남동부보훈지청 이선임 복지사)
 
※사외 기고는 본사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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