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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성, 한글조형의 세계란...

[=아시아뉴스통신] 이민지기자 송고시간 2017-06-28 15:56

-건축물의 이미지로 변환하는 입체 한글의 조형미 완성-
(사진제공 = 금보성아트센터)

현대미술의 성과 가운데 하나는 표현의 자유 및 영역을 무한히 확장시켰다는 점이다. 특히 2000년대 이후 장르간의 경계가 급속히 붕괴되면서 적어도 표현의 자유라는 문제와 관련한 그 어떤 장애도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평면회화와 입체를 상대적인 개념으로 보던 시각을 벗어나 하나의 통합된 개념으로 보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다시 말해 평명과 입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고 보면 그림과 조각을 전혀 다른 조형세계로 보던 시각도 이제는 바뀌어져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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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성의 근래 작업은 회화가 입체로 변환하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회화적인 이미지로 해석되어온 한글이 평면에서 완전히 벗어나 입체적인 조형공간으로 이동한 것이다. 일종의 공간이동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새로운 차원으로의 조형적인 변환이다. 회화적인 일루전에 의탁해온 조형공간, 즉 평면적인 이미지에서 탈각하여 입체적인 이미지로 탈바꿈함으로써 새로운 조형세계로 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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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수십 년을 한글이라는 문자를 소재로 한 평면작업에 전념해왔다. 하나의 소재, 그것도 일반적인 그림의 소재가 아니라‘한글’이라는 문자언어를 회화적인 이미지로 변용하는데 몰두해왔다는 사실이 놀랍다. 물론 현대미술에서는 문자언어가 회화적인 이미지로 빈번하게 이용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의 경우처럼 한글이라는 한국 고유의 문자만으로 다양한 조형적인 해석을 전개한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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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의 평면적인 작업은 한글의 모음과 자음 하나하나를 조형의 기본단위로 설정하여 자유롭게 배열하는 구성적인 방식으로 작업해왔다. 따라서 크기 모양의 변형과 왜곡을 통해 다채로운 조형적인 변화를 모색하는데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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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음과 자음은 배열하는 방식에 따라 인물이나 도자기 과일 풍경 등 일반적인 구상회화의 이미지가 형성되는 독특한 작업이었다. 작품 하나하나의 전체상은 특정의 형상을 보여준다. 한글의 모음과 자음을 기본 단위로 하여 정물이나 인물 풍경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물론 순수한 한글의 모음과 자음만으로 이루어지는 구성적인 작업도 적지 않다. 이렇듯이 한글의 모음과 자음을 패턴으로 하는 평면작업을 통해 문자언어를 매개로 하는 새로운 형식의 조형어법을 강구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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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근래에 와서 한글 이미지를 평면에서 입체적인 구조로 전환하기에 이른다. 입체적인 구조의 작업은 스티로폼이라는 재료와 만나 새로운 개념의 조형적인 모색이 가능케 되었다. 한글의 모음과 자음을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부조형식의 입체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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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작업에서는 회화적인 요소가 전반적인 이미지를 지배하는 형국이다. 즉, 부조형식의 문자 위에 물감으로 추상적인 이미지를 덧붙인다. 따라서 작품과 마주했을 때의 첫 이미지는 색채이다. 문자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입체적인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그 위에 채색을 덧입힘으로써 회화적인 속성이 강하게 부각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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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적인 아름다움을 전제로 하는 초기의 스티로폼 작업은 마치 나무를 재료로 하는 목조작업과 별반 다르지 않다. 조각도를 이용하여 깎아내고 파내는 등 일련의 목조작업 방법을 원용했다. 그러기에 목조작업과 유사한 조형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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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나무와는 성질이 판이하게 다른 스티로폼이지만 직접 자르고 깎고 파내는 등의 작업방식으로 인해 목조작업과 같은 형태의 손의 맛이 여실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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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최근 작업은 열선절단기만을 사용하여 기하학적인 구조물을 만들어낸다. 열선절단기로 가공하는 스티로폼 작업은 손으로 불가능한 정확한 기하학적인 구조물을 가능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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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방식으로 제작되는 일련의 기하학적인 입체조형은 소품으로서 뿐만 아니라 대형작품으로서도 손색없다. 소품일 경우 특정인의 이름이나 아름다운 뜻을 가진 낱말을 이어붙임으로써 하나의 아름다운 입체조각이 된다. 실내공간에 놓일 수 있는 기하학적인 패턴의 현대적인 조각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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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한글의 이미지를 그대로 적용하여 입체적인 형태를 만들어내는 작업은 기하학적인 패턴을 기반으로 한 건축에 가까운 조형성을 내포한다. 한글 글자 그 자체, 즉 하나의 독립된 단어와 특정인의 이름을 이어 붙였을 때 건축물과 유사한 이미지가 된다. 따라서 이를 크게 확대했을 경우 가장 현대적인 새로운 형태의 건축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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