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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제주 2017, 제주작가의 발견 강술생] 세심(洗心), 생각의 군살이 빠져 회화를 이루다

[제주=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기자 송고시간 2017-06-29 23:58

요가·생태미술·빛·색이 모여‘세심(洗心)’을 그리다
창호지나 빛이 ‘유년시절의 기억'이 되어 작업실 작품에 내려 앉았다.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나의 콜렉터’라는 단어가 생소하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콜렉터 한다? 하지만 그림의 절반은 ‘유년시절의 기억에서 시작’된다는 작가의 말을 듣고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생태미술가 강술생 작가를 이해하는 단어 넷, 요가·빛·색 그리고 생태미술이다. 넷이 모여 ‘세심(洗心)’을 낳았다.

<세심(洗心), 이보세요, 저도 도(道)에 관심이 많답니다>
마음을 씻는다? 전 대통령 후보의 세탁기론도 아니고 단어가 주는 생소함이 더해져 세심은 말 그대로 전달하기 쉽지 않은 이야기이다. 보고 듣는 사람에 따라 자유로운 해석이 가능하고 눈에 띄지 않는 마음(심장)으로 듣는 이야기라 더 그렇다.

<세심의 첫 번째 키워드 ‘요가’>
2년 반 전부터 시작한 요가는 작가에게 자연과의 동행이고 개인적 욕망을 스스로 정화시키는 과정이었다.
 
바른 생활을 실천하는 방식이고 마음의 거울을 본다는 개념이다. 세심을 담은 작품은 작가의 마음 거울을 만나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림 한 점은 물론 집에 걸렸을 때 만나는 또 하나의 마음 거울, 자신을 비춰보는 거울로 일종의 덤을 선물 받는 일이다.

그리고 조형미로서의 ‘원(圓, 巡還)’
작품 이미지 속에는 자주 원(순환)이 등장한다. 원은 작가의 추상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상징이다. 작가는 물성들을 잘 표현하는 능력이 있다고 증언했다.

또 하나의 조형미 ‘언어’, 지식의 압박을 벗어 던지고 작가는 자기만의 언어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언젠가부터 공존, 순환이라는 단어 없이도 생태미술이 가능해지도록 원과 언어가 도움을 줬다.
 
강술생 작가는 ‘몰입하는 힘’의 중요성을 '원 혹은 순환'에서 발견한다.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대지가 순환하듯이 자신의 이야기를 순환시키는 작가는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가 된다. 

‘박사가 아니라 바보구나’. 2013년 박사학위를 끝내는 순간 ‘필요 없는 공부를 내가 왜 했지’라는 생각을 그렸단다. 힘든 시기에 요가를 만난 작가는 스스로를 추스릴 수 있었다. 자신을 만나고 또 표현하면서 셀프(self, 자아)를 그려나갔다. ‘작가의 셀프는 곧 우주‘

<세심의 두 번째 키워드 ‘빛’>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은 꽃이여’, 작가는 2004년부터 사람의 얼굴을 설치에 이용했다고 한다. 작가의 그림 속 얼굴은 13년 만에 다시 돌아온 반가운 얼굴이다.

작가는 질감을 조형화하는 방법으로 유년시절 만났던 한지와 창호의 빛을 기억했다. 질기게 만든 실이 지나가는 기억도 함께 기억한다.

<세심의 세 번째 키워드 ‘색’>
좀 더 오래 바라볼 수 있어 무채색을 좋아한다는 작가. 어쩌면 수수한 그녀의 본성이 무채색으로 그려지나 보다. 얽히고 설키던 질감도 지금은 무채색으로 발현된다. 학부시절 즐겨 사용하던 철분도 ‘산화되는 과정’의 즐거움에서 시작된 일종의 습관 같은 것, 여전히 작가의 주색(主色이) 되어 세상과 소통한다. 

<세심의 마지막 키워드 ‘생태미술’>
작가는 생태적인 것만 가지고 하려니 생태미술은 생태주의, 생태철학만 남게 되었다는 중요한 고백을 쏟아냈다. LED를 이용하면 더 아름다워 보이고 세상의 관심도 끌게 되었단다. ‘몰입(흡수하게 하는)하는 힘’의 중요성을 깨닫는 순간이다.

결국 작가의 생태미술은 ‘작가 강술생답게’ 살아가는 방법이라 했다. ‘강술생 답다’라는 건 생태에 대한 관심, 또 거기에 노력하고 열중할 수 있는 각오라 했다. 결국 생태미술이 강술생이 라는 등식이 된다.
 
강술생 작가에게 생태미술은 '바른생활'을 실천하는 도구라고 했다.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창호지 바른 문을 기억하던 작가의 기억은 한지 종이와 레이어 사용을 불러 세웠고 그 실루엣은 얽히고 설켜 형상들이 강조했다. 생태미술과 LED는 별개지만 세심의 키워드로 빠트릴 수없다.

<에필로그, ‘빛’으로 빛난 홍콩아트페어>
호텔페어는 전시 공간이 ‘삶의 공간’임을 의미한다. 덕분에 작가의 ‘빛(LED)’은 홍콩 아트바젤 하버아트페어에서 완판을 경험한다. LED의 힘, 한국작가의 힘이 ‘놓고 가야지하는 생각’과 만나 빛을 발했나보다. 반대로 상하이 아트페어는 달랐다. ‘작가는 결국 존재감으로 먹고 산다’

<콜렉터의 발견>
작가는 미술을 ‘바른생활을 실천하는 도구’라고 했다. 바른 생활은 ‘내 공간에 걸고 싶은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자’, ‘작가가 재미있어 하는 것은 너무 잘 팔린다’ ‘이런 느낌의 작품, 다시는 못 만든다’는 생각을 의미한다. 그러면 어김없이 작품은 팔려 나간다니 필자도 이제 바른생활을 해야겠다. 

‘인생은 늘 아이러니의 런어웨이이다’ 그녀에게 런어웨이는 세심(요가)이고 빛이고 색이고 생태미술이다. 당신의 런어웨이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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