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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자계예술촌, 연극 '도깨비 만들기' 공연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 송고시간 2017-07-10 15:31

오는 27~29일까지 세 차례 무대에 올려

관객 마음대로 요금 내는 방식으로 진행
연극 '도깨비 만들기' 홍보 포스터.(사진제공=영동 자계예술촌)

충북 영동 자계예술촌이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 간 자계예술촌 소극장 무대에서 연극 ‘도깨비 만들기’ 공연을 갖는다.

10일 자계예술촌에 따르면 이 작품은 한국 대표적 여성 희곡 작가인 정복근씨의 작품으로 작품 발표 후 40여년 만에 자계예술촌 예술감독인 박창호씨의 연출로 무대에 올려진다.

‘도깨비 만들기’는 1970년대 후반을 시대 배경으로 40대 중산층 가정에서 아내와 남편이란 인물이 쥐를 잡기 위해 고양이를 집안에 들여놓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고양이는 한동안 두 부부의 바람에 부응하는 듯 하지만 곧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만다.

아내는 고양이가 쥐를 잡아먹는 모습을 보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한 13살 소녀시절의 기억을 더듬는다. 남편 또한 어린 여공을 자살에 이르게 했던 19살 청년으로 돌아간 자신과 대면한다.

보다 나은 삶을 원했기에 힘없고 가난했던 아버지를 저버렸던 아내와 주운 돈을 손에 쥐고도 잃어버린 지갑을 찾는 여공의 애처로운 시선을 외면했던 남편은 여전히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항변하며 서로에게 이해를 구한다. 어찌 자신만의 잘 못이요 탓 할 일인가라고 되물으면서.

그 둘은 양심과 정의 편에 서는 용기는 때론 자기 편리와 이익에 반하는 불편함으로 인식 변화를 보인다. 또한 무언가를 결정해야하는 매 순간마다 자기 결정권을 타인에게 양도함으로써 결국에는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택하며 살아왔노라고 자기를 정당화한다.

아무 것도 행사하지 않는 자유는 때론 자기 이익에 도움이 된다면서 자기합리화 과정에 길들여진 모습을 아내와 남편은 서로를 바라보며 확인한다. 마치 각자 거울을 바라보는 것처럼.

극의 후반부에서 이런 모습은 자신들도 어찌할 수 없는 고양이 모습과 겹쳐진다. 이미 아주 오랫동안 자신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키워왔고 어느 순간 그 것에 대적하기에는 이미 늦어버렸음은 알아챈다.

그렇지만 한 번쯤은 이에 맞서봐야 하지 않느냐는 아내의 외침은 너무도 가냘프고 애처로워 보인다.
 
정복근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각자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자기 결정을 주도하고 있는 실체에 접근해 보고 싶었다고 작의를 밝힌다.
 
영동 소재 자계예술촌 소극장에서 세 차례 막이 오르는 이번 무대는 자계예술촌 대표인 박연숙씨가 아내역을 맡아 2인극 무대에 배우로 선다.

이번 공연은 일정하게 정해진 금액 없이 관객 스스로 책정한 금액을 지불하는 '후불자유 관람료' 방식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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