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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우리 아이들의 SOS, 그 마지막 외침을 놓치지 말자

[인천=아시아뉴스통신] 양행복기자 송고시간 2017-07-17 11:16

인천부평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순경 김아린.(사진제공=부평경찰서)

학교폭력과 피해아동의 자살을 심도 있게 다룬 영화 <우아한 거짓말>의 주인공 여중생 천지는 ‘은따’(“은”근히 “따”돌린다의 준말)라는 학교폭력에 시달리면서 그 상황을 극복하고자 고군분투한다.

그 와중에 주변 사람들이 자신으로 인해 불편해지는 것이 싫어 항상 “괜찮다.”는 거짓말을 한다.

평소 하지 않던 행동과 말로 천지는 ‘나 힘들어요. 도와주세요.’를 표현하지만 그 누구도 천지의 변화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천지는 목숨을 끊고서야 학교폭력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영화는 천지의 상황을 통해 눈에 보이는 학교폭력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깨닫게 한다.

무엇보다 천지의 도와달라는 신호를 누구라도 알아차렸더라면 죽음을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을 보여주며 아이들에 대한 보다 세심한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에게 일어난 일들이 영화이기에 가능한 극단적 설정일 뿐일까?

지난해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동급생을 지속적으로 괴롭혀 결국 자살에 이르게 한 사건이 있었다.

A군은 동급생인 B(당시 15세)군에게 전화를 걸어 욕설과 함께 모욕적인 말을 하였으며 B군의 SNS에 4차례에 걸쳐 협박성 글을 쓰는 등의 폭력을 가하였다.

B군은 결국 계속되는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아파트 14층에서 뛰어내렸다.

B군은 영화의 주인공 천지처럼 혼자 극복해보려 노력했었지만 점점 더 심해지는 학교폭력에 용기를 내어 학교와 경찰에 신고를 했었다.

오랜 기간 천지와 같이 괜찮은 모습으로 ‘우아한 거짓말’을 했을 B군이 주변에 학교폭력 사실을 알렸을 때는 누구보다 절박한 상황이었고 긴급한 대처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아픔을 알아차리기에는 많이 부족했음이 분명하다.

매년 학교폭력을 겪는 아이들이 상처 난 몸과 마음을 치유 받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하고 있다. 생명의 끈을 놓아버리려는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끊임없이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힘겹게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기에 몇 번이고 신호를 보냈을 때 주변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예상치 못한 순간 신호 보내기를 포기하고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결심할 수도 있다. 당신은 지금 아이들의 마지막 SOS를 받고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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