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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관악제 특별 초대전에 출품하는 고경대 작 '제주바람'. (사진제공=고경대) |
이번 특별전에 참여하는 고경대작가는 '부전자전 시리즈'로 많이 알려진 작가이다. '부전자전' 시리즈는 80년대에 담아온 고경일 작가의 제주모습을 아들인 고경대 작가가 40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 방문해 작업하는 프로젝트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출품작도 사연이 깊다. 살풀이춤을 추는 춤꾼 김옥희 선생과 제자 파람이 제주 4.3을 배우러 제주에 온 적이 있다. 그 인연이 녹아 든 작품이다.
2015년 1월 10일, 살풀이춤을 추는 춤꾼 김옥희 선생과 제자 파람이 제주 4.3을 배우러 제주에 왔다. 4.3평화공원과 4.3유적지를 같이 돌고난 후 이분들과 용눈이오름에 들었다.
오름에 오르자 춤꾼 김옥희 선생은 살(煞)을 풀어내어야 한다고 했다. 온갖 살이 켜켜이 쌓여있는 너무나 커다란 역사의 현장에서, 작은 몸짓이지만 정성으로 살을 풀자고 했다.
그때 오름 위에 부는 바람은 비웃기라도 하듯 거세어졌고, 해 내림이 시작되었다. 사방이 점점 붉게 물들어 갔다. 살 에이는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면서 춘 살풀이춤도 점점 붉게 물들어갔다.
살이 담긴 한삼은 제주 바람이 씻어내는 듯 풀려갔다. 나는 그저 “아” 하면서 이 느낌을 잡으려 안간힘을 썼다. 살을 풀어내는 찰나를 사진으로 담아내기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그때의 감동은 아직도 온몸을 붉게 물들게 한다.
그렇게 또 살을 풀었다. 그리고 그것을 담으려 발버둥을 쳤다.
그런 그의 작품이 내국인 포함 22여 개국 3,600여 명의 외국 음악인들에게 선보이는 것이다. 제주바람이 이번에 한 번 제대로 모습을 보일 예정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