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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신혼여행(허니문)에 대한 단상

(아시아뉴스통신= 유지현기자) 기사입력 : 2017년 09월 06일 18시 21분

홍양희 제이씨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사진제공=팜투어)

수 년 전 유럽에서 렌터카를 빌려 이틀간 여행을 한 후 반납을 하러 갔더니 차를 이리저리 살피던 직원 왈 “한국인이죠?”

어떻게 알았냐는 나의 말에 “주행거리를 보면 압니다 한국인들은 엄청납니다. 하하하” 그러면서 이어지는 말이 한국 사람들은 왜 그렇게 달리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렇다 우리는 힐링이 목적인 여행을 가서도 일단 목적지가 정해지면 무조건 달린다 도착하면 달리고, 사진 찍고 달리고, 자고나면 달리고, 먹고 나면 또 달리고. 가히 돈내고 하는 중노동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신혼여행도 무조건 멀리 가는 게 대세다.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를 시작으로 점점 멀어지더니 이젠 하와이 유럽은 물론 멕시코에서 심지어 아프리카까지, 마치 남들보다 멀리 가는 것이 최고인 것처럼 경쟁하듯 다녀오곤 한다.

물론 평생 한번 가는 신혼여행이니 조금은 특별하고 평소 다녀오기 힘든 지역을 찾는 것을 나무랄 것은 아닐 터다. 더구나 요즘 젊은이들은 과거 기성세대처럼 관혼상제에는 빚을 내서라도 치르는 허례허식 대신, 예물 예단을 커플링 하나로 때우고, 자신들은 물론 양가 부모 형제들까지 맞추던 양복 한복과 웨딩드레스도 빌려 입는 임대로 해결하고, 사진 촬영 심지어 주례도 스스로 하는 셀프웨딩이 대세다. 그렇게 절약한 돈으로 여행 한번 제대로 가자는 것이니 소유 보다는 경험에서 가치를 찾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도리어 부럽기만 하다.

하지만 인생의 한번뿐인 소중한 신혼여행을 자유여행으로 간다고 운동화에 배낭 메고 떠난 다던가 남의 눈을 의식하느라 무조건 먼 곳만을 찾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을뿐더러 결혼 준비하느라 예식 치르느라 지칠대로 지친 신부를 배려해서라도 적당한 비행거리의 휴양지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을 보내는 게 맞을 것이리라. 

필자의 여행사에서는 여행자의 취향과 여력을 고려한 관광형 휴양형 체험형 등으로 분류해 회사의 이익을 떠나 자신들 스타일에 맞는 여행지를 선택 하도록 권하고 있다. 실제로 자유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멀리 떠난 부부들이 여행 중 잦은 다툼으로 서로 상처만 안고 돌아오는 경우를 워낙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신혼여행의 역사는 1900년대 중반까지는 거의 일상화되지 못한 관습이었는데, 이는 혼인이라고 하는 것이 단순히 남녀 두 개인의 결합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유지발전을 위한 공동의 행사로 인식돼 의례절차과정에서 분리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문헌으로 남아있는 최초의 신혼여행은 개화기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인 ‘나혜석‘의 신혼여행이 국내에서 처음 언급된 사례이며(한국일생의례 사전 참조) 또한 신식혼례의 확산과 함께 광복 전까지 일부 특수계층에서만 행해지던 신혼여행은 1950년대와 1960년까지도 여전히 도시지역에 거주하며 경제적 여유를 가진 중산층 이상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였다. 그런 것을 보면 신혼여행은 소득수준의 증가와 함께 서양에서 자연스럽게 문물과 함께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서양에서 허니문의 유래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그중 가장 유력한 설은 고대 노르웨이에서의 풍습이라고 한다. 이 지역에서는 납치혼도 했다고 하는데 남자가 여자를 납치해서 여자의 가족이 찾을 수 없도록 멀리 떨어진 곳으로 도망간다. 한 달 동안 숨어 지내면서 여자가 임신하면 가족도 찾기를 포기하고 결혼을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비로소 남자는 여자를 데리고 자신의 집으로 간다. 숨어있는 약 한 달 기간이 허니문이 된 셈이다. 우리나라 조선시대 보쌈 문화와 유래는 다르지만 비슷한 형태로 생각된다.

허니문(Honey Moon)이라고 하는 단어의 어원은 고대 바빌론 시대에 신부 아버지가 신랑에게 벌꿀로 만든 술인 미드(mead)를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신랑은 이 술을 한 달 간 마셨다고 한다. 신랑에게 미드를 마시게 한 것은 이 기간 동안 후손(아기) 갖기를 기대한 것인데, 당시 열량이 높은 꿀을 정력 증진 식품으로 여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설을 종합해보면 허니문이란 “신랑 신부에게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한 달’의 기간을 오롯이 둘만의 달콤한 시간을 보장해주는 여행”으로 정의할 수 있겠는데 요즘 신혼부부에게 주어지는 평균 일주일의 기간은 짧아도 너무 짧다는 생각은 나만의 생각일까?

오늘 허니문에 대한 단상의 결론은 첫째, 유사 이래 전해온 신혼여행의 근본 취지를 살려서(출산 휴가 3개월, 육아 휴직 1년을 부여하는 것처럼) 신혼여행도 한 달 동안 갈 수 있도록 사회적 논의를 해 보자는 것이다. 삶의 질도 높이고 요즘 결혼해도 아이를 잘 갖지 않는 신혼부부들이 많으니 출산에도 기여 할 것이라 생각된다.

둘째, 자유여행 혹은 연예인이나 방송 등 유행을 쫓아 무조건 멀리 갈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의 취향을 고려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평생 한번 가는 신혼여행을 성공적으로 다녀올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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