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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영업자 대책의 신선한 전환이 필요한 때

[인천=아시아뉴스통신] 김선근기자 송고시간 2017-09-08 10:22

인천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박선국
인천지방중소기업청장 박선국.(사진제공=인천지방중소기업청)

몇 년 전부터 자영업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과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다.

대형마트와 영세 자영업자와의 갈등,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로 인한 과당경쟁 등 자영업자 들이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자영업이 위기인 것은 사실이다.

560만명 자영업자들의 사업소득은 2003년 통계 작성후 2015년 처음으로 사업소득이 1.9% 감소하였고, 자영업자 부채는 점차 늘어 2010년 7,132만원에서 2015년 9,392만원으로 늘어났는데 이는 일반 근로자에 비해 2,500만원이나 많은 수준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생계형 창업 비중은 26.7%로 OECD 국가중 그리스(32%), 멕시코(28.6%)에 이어 세 번째로 높으며 이는 OECD 평균 15.9%보다 10.8% 높은 수준이다.

진입장벽이 낮고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자영업이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창업하는 경우가 많아 생계형 업종의 5년 생존율은 29.6%에 불과한 실정이다.

물론 경제전반의 저성장 추세로 어려움 겪는 것이 자영업자만은 아니지만 560만 종사자 규모, 경제위기에 특히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영업자 생존 문제는 본질적이고 심도 있게 다루어져야 함이 분명하다.

자영업 위기의 원인으로는 생계형 업종 과잉진입으로 인한 과당경쟁,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의 등장, 과도한 임대료 인상 문제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후 대규모 창업으로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가격경쟁력, 편의성 등을 내세워 지역상권을 잠식하고 있는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등의 사업 확장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몰락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쇼핑의 증가로 오프라인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고 과도한 임대료 인상으로 기존 상인들이 지역에서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자영업자에게 불리한 여건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2조원)을 조성하고 ‘소상공인 보호·지원법’을 전면 개정(2014.12)하는 등 소상공인, 전통시장 지원체계를 구축하며 다양한 지원을 해왔다.

이러한 노력으로 대형 유통점의 골목상권 진출을 어느 정도 억제하고 전통시장 매출액 감소세가 둔화되는 등 긍정적인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거대한 시대적 흐름과 변화의 물결 앞에는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임이 분명하다.

먼저 대형마트의 장점에 정면으로 맞서기 보다는 영세 자영업자들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대형마트의 쾌적함, 가격경쟁력, 물건의 다양성을 이길 수가 없다.

1등의 전략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전략이다.

우리 영세 자영업자들은 대형마트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아닌 대형마트가 가지고 있지 못한 즉, 자영업자들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본다.

자영업자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무엇인가?

우선 그들은 그들만의 유연성과 다양성이 최대 장점이다.

대형마트는 위치, 컨셉 등을 쉽게 바꾸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대형마트는 할인행사, 온라인 쇼핑몰 구축 및 배송 서비스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고유의 정감, 색깔은 오히려 자영업자들이 유리하다.

물건을 사러간다는 개념이 아닌 놀러간다는 개념으로 찾아가기 불편하지만 대형마트에는 없는 무언가를 집중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물론 시대의 흐름에 뒤쳐져서는 안된다.

온라인, 앱 등 보편화된 것은 그대로 따라가돼 자신만의 색깔과 필살기가 필요한 것이다.

특히 지역상권을 살리고 싶다면 그 지역의 자영업자들은 이를테면 그 지역과 밀착된, 그 지역에 살고 싶은, 그 지역의 명물이라는 컨셉으로 접근해야 한다.

즉 장사에도 제품 판매만이 아닌 철학을 담아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역밀착이야 말로 자영업자들의 지향점이 아닐까 싶다.

동네가게가 지역을 제대로 표현하고 포장해줄 수 있으면 대형마트에 가려하다가도 동네 가게 특유의 정감을 그리워하며 발길을 돌리게 하는 무기가 될 것이다.

또한 주변 자영업자들끼리 이벤트를 개최하며 적극적인 고객가치제안, 다양한 형태의 컬래버레이션 또한 생각해 볼 수 있다.

한가지 컨셉이 아닌 주변매장과의 협업을 촉진하고 다양한 품목, 다양한 컨셉으로 유연함을 가져야 한다.

요즘에는 상품이 아닌 디자인과 스타일을 팔아야 하는 시대이다.

단순한 제품판매가 아니라 고객 한명한명을 위해 특별하게 디자인된 상품판매가 중요하다.

그것이야 말로 자영업자들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정부 정책도 자영업자들이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는 그들만의 특색을 살려주는 것을 지원해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물론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등의 공격적인 사업확장을 막기위해 상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을 제정하고 ‘상가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여 임대료의 과도한 상승억제와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해야 하는 등의 법·규제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또한 신규 자영업자에게는 생계형이 아닌 유망업종으로의 기회형 창업을 하도록 경영교육, 사업모델 개발기회 제공을 강화하고 해외진출을 위한 해외창업 지원 등 다양한 유망분야로 진출을 유도하는 정책개발도 필요하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이 그들만의 특색을 살려 대형마트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지역과 밀착하여 생존할 수 있도록 새롭고 신선한 정책과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

이러한 지역밀착형, 새로운 가치제안을 위해 노력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아져 우리사회를 보다 다양하고 풍요롭게 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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