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9일 금요일
뉴스홈 사회/사건/사고
경주시, 수억원 들여 만든 조형물 산속에 방치

[대구경북=아시아뉴스통신] 안영준기자 송고시간 2017-09-26 07:36

"무능한 전시행정의 표본…시장 치적 쌓기용 의구심 증폭"
경북 경주시 도당산 시유지에 방치된 화백회의 조형물./아시아뉴스통신=안영준 기자

경북 경주시가 수억원을 들여 만든 화백회의 조형물이 1년째 방치되고 있어 무능한 전시행정의 표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조형물은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선덕여왕과 신라 중신들의 회의 모습을 연출한 화백회의 청동 조형물이다.

지난 2012년 8월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특구활성화사업으로 선정돼 2억8000만원을 들여 선덕여왕 포토존 역할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 조형물은 현재 경주 도당터널 인근 시유지에 검은 천으로 덮여 1년 가까이 방치돼 있다.
 
경주시는 지난해 11월 남산과 도당산을 잇는 신라탐방길 복원 및 도당산 터널 준공식을 하면서 터널 위에 화백광장을 조성했고 보문단지에 있던 화백회의 조형물을 이곳으로 옮겨놓았다.
 
경주 남산은 사적 제311호 국가지정문화재로 현상변경을 위해서는 문화재청의 심의를 거쳐야 했지만 경주시는 이런 절차를 무시했다.
 
같은 달 9일 열린 문화재청 사적분과위원회는 경주시의 선덕여왕 화백회의 조형물 설치 안건을 부결시켰다.

경주시가 신라탐방길 복원으로 탐방객에게 화백회의가 열렸던 도당산의 역사적 의의를 전달하겠다는 의견을 문화재청에 제출했지만 사적분과위원회는 역사성과 맞지 않는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최양식 경북 경주시장이 화백광장에 설치된 조형물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제공=경주시청)

이후 화백회의 조형물은 준공식이 며칠 지나지 않아 철거돼 인적이 드문 인근 시유지에 검은  천으로 가려진 채 지금까지 방치돼 있다.

결국 졸속.보여주기식 행정으로 시장의 치적 쌓기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주지역 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애초에 아무 준비 없이 옮겨간 것이 잘못됐다"며 "무작정 내버려둘 것이 아니라 차라리 원래 있던 보문단지로 옮기던지, 시내 중심가로 옮기던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포토존은 관광객들이 붐비는 곳에 설치해 이용되야 하지만 수억원을 들여 만든 조형물을 산속에 방치하는 것은 무능한 행정의 표본"이라고 힐난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문화재청에 다시 현상변경 심의를 올렸는데 아직 심의 날짜는 안정해졌다. 현상변경 재심의를 준비 중이다"면서 "개통 행사하기 위해 임시로 화백광장에 설치했다가 문화재청이 허가하면 영구 설치를 하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 저작권자 © 아시아뉴스통신.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제보전화 : 1644-3331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의견쓰기

댓글 작성을 위해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 시 주민번호를 요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