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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현송(玄松) 신동철, 4․3평화재단 기증 통해 '나눔' 실천

[제주=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기자 송고시간 2017-09-29 08:45

수묵과 오방색을 이용한 삼원법, 중첩으로 작가적 감성 표현
기증식 기념촬영장에 선 신동철 화백(왼쪽 네 번째). (사진제공=한정희 독립 큐레이터)

지난 27일 제주의 역사 4·3을 승화한 현송 신동철 화백의 미술품 2점 기증식이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이문교)에서  진행되었다. 암투병 환자를 위한 기부금 마련 전시, 히말라야 아이들을 위한 기부금 마련 전시 등 오래전부터 나눔과 기부를 실천해왔던 신동철 화백을 위해 신방식(제주YMCA 이사장), 한정희(독립큐레이터)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현송 신동철 화백(b.1959)은 초년기부터 어려운 상황에서도 독학으로 공부하면서 그림의 열정을 포기할 수 없었다. 이런 이유로 주변의 도움을 받아서 중국 북경 중앙미술학원의 가우복 스승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중국 유학 때 심주와 범관 등 중국산수화의 중요한 작품을 임모하고 중요한 산맥과 장소를 스케치했다.

이때 대형 작품을 완성하는 법, '중첩' 기법에 심취하여 발전시켰으며, 삼원법과 오방색을 더해 자신만의 독자적인 화풍인 한국의 역사와 산수 그림을 탄생시켰다.
 
한국 역사를 주제로 작업한 세월이 20여 년이 되었고 현장 스케치는 시간이 지나도 편해지지 않고 끝없는 공부가 채찍질인 것을 알게 되었다.

진경산수화에 덧붙여 한국의 과거와 현재 역사를 그림을 통해서도 깨닫고 나아갈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재료는 주로 종이와 먹(墨)에 채색을 하고 현대적인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캔버스에 먹(墨)과 오방색을 강조해 사용하기도 한다.

한반도 전체의 역사와 산수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제주가 필요 했을 것이다. 암 투병 중인 부인을 위해서 공기 좋은 제주도를 선택했는데 이 또한 제주를 공부하기 위해 온 것이 되어버린 상황이다. 그러면서 이런 그림을 내가 아니면 누가 할 수 있을까라는 숙명을 받아들이고 힘이 떨어질까 걱정을 하기도 한다.
 
독립큐레이터 한정희씨가 작가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정희 독립 큐레이터)

신화백은 제주4·3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동안 아픔과 고통을 느꼈다고 한다. 다시는 그릴 수 없을 것 같은 대형작품(250호)까지 완성했다. 이러한 작품을 기증하게 된 이유는, "예술가의 삶이 얼마나 고난하고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다. 작품을 기증하는 것은 더 어려운 선택이다.

하지만 우리 예술가가 먼저 나눔과 기부의 문화를 실천해야 한다. 작품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제주4·3평화재단에 기증을 하게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제주 4·3의 역사를 미술작품으로써 감상하면서 전파되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기증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제주4·3평화재단에 미술작품을 기증한 첫 번째 사례가 된다. 특히 제주가 고향이 아닌 타 지역 작가에게 받는 것 또한 이례적이다.

작품 '제주4·3이여 평화의 꽃으로 피어오르라'는 제68주년 4·3초대전 출품작이다. 신동철 화백이 여러 차례 영화 '지슬'을 감상하고 현장 답사를 통해서 영화 속 장면을 그림으로 재현하였다.

작품을 완성하는 중에 저항 할 수 없는 무력에 의해 잠든 영혼들이 느껴져서 깊은 슬픔과 아픔으로 힘들었다고 한다. 그들의 억울함과 고통을 느끼면서 붓을 놓고 울기도 하고 실제로 몸에 통증을 느꼈다고도 했다. 얼마나 감정의 계곡 끝까지 들어가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작품 '탐라에서 백두산까지'는 제주의 4월 봄비가 내려서 동백꽃잎이 떨어지게 되면 제주4·3의 아픔도 씻겨 줄 것이라는 작가의 염원을 담았다. 곧 우리에게 다가올 통일이 더 이상의 비극과 아픔 없는 평화의 한반도가 될 수 있기를 염원하는 작품이다.

규격만큼이나 웅장하고 큰 흐름을 함축했으며 역사적 사실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 작품은 지나온 역사와 다가올 역사를 하나로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기증식 기념촬영에 참석한 신동철 화백(오른쪽 두 번째). (사진 제공= 한정희)

이번 기증식을 통해 앞으로 제주4·3평화재단에 더 많은 미술작품이 기증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재단에서는 제주4·3을 주제로 한 미술작품이 활발해 질 수 있도록 다양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하니 걱정스럽게 졸인 마음이 편안해진다.

아픔의 역사를 미술작품으로 완성하는 것은 우리에게 기억의 반추를 동반하게 한다. 작품을 통해서 치유되고 상처가 아물 수 있는 다독거림과 같게 되니 결국에는 깨닫게 되는 과정이다.

향후 필자는 현송 신동철 화백의 화론평전도 준비하고 있다. .
그동안 제주에서 연구한 작품들은 제주4·3, 제주항몽유적지, 추사 김정희, 거상 김만덕, 제주의 폭포와 한라산, 제주 곰솔(해송) 등 제주도의 자연경관, 역사, 색깔, 빛 등을 수묵과 오방색을 이용해 삼원법, 중첩으로 전통과 현대적인 감성을 적절히 녹여가고 있다.

이렇게 제주를 공부하고 두루 다니며 완성한 작품을 제주에서 한 곳에 펼치고 감상 할 수 있도록 소원하고 기다리고 있단다.

현송 신동철은 전남 완도 출신으로 중국 북경 중앙미술학원에서 수학했다. 한국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광주재복미술관 관장을 역임하고 있다.

올 해로 두 번째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지냈고 개인전 25회와 단체전 200회 이상을 진행했다. 작품 소장처는 국립현대미술관, 김대중컨벤션센터, 경인일보 등 20여 곳이다.

최근에는 제주 청수리에서 거문오름 쪽으로 옮겨와서 금송갤러리와 연구실을 마련했다.
 
독립 큐레이터 한정희(사진 제공=한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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