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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청비·PGA 더CJ컵, 제주도 글로벌화 신호탄

[제주=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기자 송고시간 2017-10-23 01:34

원지사 '제주브랜드 해외 진출’로 2018년 '문화경제력' 교두보 마련?
의상, 음향 등 극적 요소는 지역 아동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비춰졌다.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공교롭게 오늘 닮은 듯 다른 두 개의 피날레가 있었다. PGA 더CJ컵 @나인브릿지와 제주도립무용단(원장 현행복) 상설공연 자청비가 주인공이다. 두 개의 행사는 장르와 투입 예산은 다르지만 '행사의 품격'으로는 2017년 원도정 포토폴리오로 합격점이다. 

지난 21, 22일 2회 공연을 끝낸 제주도립무용단 상설공연 자청비. 이런저런 호평들은 물론 2회 공연에 만석 1700석 대비70%를 상회하는 1200여 명의 입장객은 성공적이라 봐도 무방하다. 더CJ컵이 4만 여명 입장객 대상으로 280여 억원대의 문화경제력 목표에 비하면 왜소해 보일 수 있으나 제주브랜드 수출의 우회적 효과까지 감안하면 비교할만 하다.   

11, 12월 공연도 남겨져 있고 기획 단계부터 해외 수출을 목표로 시작했으니 2회 공연 후 자청비의 성공요인을 분석하는 절차적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손안무자의 다양한 역량은 제주브랜드 자청비 수출을 견인할 수 있다.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우선 제주신화 자청비가 주는 원전의 힘이다. 어느 누구도 가볼 수 없는 천상을 배경으로 한 상설무대는 안무자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담보하는 강력한 플랫폼이다.

안무자 마음대로 그려낼 수 있는 여백의 경우 남장 자청비를 마음껏 활용한 서당 밀당씬(scene) 등이 그런 예이다.

생명꽃과 멸망꽃을 배경으로 등장하는 서천꽃밭, 죽임과 환생의 경계를 드나드는 스팩터클한 장면, 고난을 견디고 반역자들을 응징하는 슈퍼우먼 자청비의 캐릭터 등은 메머드한 공연물을 탄탄하게 뒷받침 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동서양 어느 신화와 비교해도 매력적이고 서양 캐릭터들과 견주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36명 단원들을 독창적, 효율적으로 이끄는 힘이 손안무자의 능력이다.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두 번째는 손인영 안무자의 힘이다. 손안무자는 서울예술단 무용 감독과 인천시립무용단 예술 감독을 지낸 베테랑이다. 열정적으로 제주도립무용단을 이끌고 있는 그녀는 이미 국내외 무용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에이스이다.

파워풀하고 에너제틱한 남녀무용수의 군무를 이끌어 내거나 최신식 홀로그램을 접목한다든지 제주출신인 신입 무용단원을 과감히 발탁하는 것도 그녀의 경험과 안목에서 나오는 힘이다.
 
공연장을 방문한 외국인을 통해 해외 진출의 가능성을 본 도립무용단.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또 글로벌 네트웍을 보유, 2018년 두 세 개의 해외 공연을 준비 중이라는 점도 긍정적이고 매력적이다.

마지막은 단원들을 지지하는 서포터스들의 힘이다. 가까이는 전폭적인 지원을 밤낮으로 아끼지 않은 행정지원팀의 역할이 있었다. 맴버십 파트너라는 이름으로 관광객 초빙 플랫폼을 지원한 하나투어제주, 사진·디자인·SNS·마케팅 부문을 외곽에서 지원한 서포터스 그룹들의 역할도 컸다.

하지만 2018년 상설공연과 해외공연을 목표로 몇 가지 보완해야 할 부분 역시 존재한다.

영화 '마중'의 문숙희 감독은 "우선 춤보다 연기에 집착해 보이는 무용수들"을 지적했고 "제주다움에 대한 주문"과 "홀로그램에서 다소 과장된 도입" 등에 대한 지적도 있다. 이들은 연출에 관한 부분이라 연출자와 관중들 모두 극적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DB마케팅 같은 체계적인 맴버십 시스템 구축 같은 경우는 시급하다. 상설공연 자청비라 하면 이에 어울리는 팬덤을 유지해 줄 수 있는 상설 맴버십 구축이 절실하다. 최소 500여 명 이상만 확보되면 유료화 운용은 쉽다. 
 
원지사의 관심과 행정의 지원은 공연 자청비 해외진출의 핵심이다.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온라인, 모바일 플랫폼은 기본이고 시민 춤 학교, 세미나, 예술가 네트웍과 협업하는 콜라보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 하나투어제주, 지역 호텔 등 지역기업과 해외 진출을 위한 파트너십을 넓히는 길이다. 메밀사업단의 경우 아주 적합한 파트너로 11월 공연에는 상생 프로그램을 기획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영상 아카이빙을 통해 지역 어른들의 여가 향상에 도움도 줄 수 있다.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동영상을 아카이빙으로 활용, 영·중·일 자막을 활용해 민간외교를 펼치거나 지역 양로원이나 사회복지 기관에 보급하는 일도 필요하다.

자청비 어린이 그림대회를 통해 국내외 청소년들의 호응을 유입하고 한림에 위치한 복합 문화 공간 만화천국과 협업, 캐릭터를 팬덤 확보 수단으로 운용하는 일도 필요하다. 

크리스마스에 맞춰 서울 문화공간과 제휴, 아카이빙 전시를 진행하고, 갈라 공연, 캐릭터 상품 판매 등으로 제주신화 자청비의 외연 확장을 위한 교두보로 삼는 것도 방법이다. 

절반의 성공, 12월까지 아직 두 번의 공연이 남았다. 제주도를 대표하고 제주신화를 세계적 브랜드로 끌어올리는 거대한 배가 항구를 출발했다. 

원희룡 도지사·현행복 원장·손인영 안무장, 트로이카를 통해 문화예술의 섬 제주를 향한 여정이 시작되었다. 문예회관을 가득 채운 도민들의 성원이 세 사람을 춤추게 만드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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