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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남선이 만난 사람] 정가연 가연우리옷 대표 “요람에서 무덤까지 입는 한복 만들래요”

[부산=아시아뉴스통신] 도남선기자 송고시간 2017-10-30 14:33

정가연 가연우리옷 대표./아시아뉴스통신=유지오 인턴기자

“불편함을 편안하게, 한복도 일상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어요”

가까이 일본에서는 길거리에서 심심찮게 기모노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기모노의 복식 자체가 간편한 옷은 아니다만, 일본인들은 '자기만족'과 전통 옷에 대한 '자부심'으로 기모노를 입는다 한다. 과거와 역사는 논외로 치고, 자기나라 옷에 대해 '아름다운 우리 옷'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그 모습이 참 예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반면 우리는 '우리 옷'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복을 입지 않는 이유의 첫번째가 '불편하다' 였다. 보기에 아름답지만 내가 입기엔 불편한 옷, 그것이 한복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이었다.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고 우리 옷의 개량과 패션화에 앞장서고 있는 사람이 있다. 우리옷 브랜드 '가연우리옷'의 정가연 대표다.

부산 동구 범일동에 위치한 '가연우리옷' 사무실에서 만난 정가연 대표는 고운 개량한복을 차려입고 인터뷰에 응했다. 

어느덧 부산을 대표하는 한복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어서 그런지 신문과 방송 등 각종 미디어의 인터뷰가 잦았단다. 그럼에도 나아지지 않는 우리옷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에 조금은 낙담할 법도 하지만 정 대표는 시종 자신감 있는 어조로 말했다.

"한복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잘 입지 않으려 하지만, 우리는 그 불편함을 편안하게, 한복도 편안하게 일상복으로 입을 수 있게끔 연구하고, 제조하고 있습니다"

말뿐 아니라 가연우리옷은 실제로 비단(실크)만이 아닌 다양한 원단을 활용해 일상복같은 한복을 짓고 있다.
 
가연우리옷은 전통원단인 실크뿐만아니라 다양한 원단을 활용해 입고 벗기 편한 일상복같은 한복을 제작하고 있다.(사진제공=가연우리옷)

정 대표는 '우리옷' 한복을 편안하게 개량해 소위 '요람에서 무덤까지' 입는 옷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가연우리옷은 아이가 태어나서 배냇저고리부터 시작해 우리가 일상에서 입는 일상복, 또 나이가 들어서 엄마, 아빠가 되고 나아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됐을 때 죽음에 이르게 될텐데, 죽어서도 입을 수 있는 옷. 즉 망자의 옷까지 만드는 회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단촐해 보이는 사무실 한켠의 문을 열자 생각 외로 넓은 한복 제조공장이 펼쳐졌다. 

열명 남짓한 직원들이 한땀한땀 정성들여 한복을 짓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는 지역의 소외계층도 포함돼 있다고 했다.
 
가연우리옷 정가연 대표는 아이가 태어나서 배냇저고리부터 시작해 엄마 아빠가 되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돼 죽음에 이르렀을 때 망자의 옷으로 입을 수 있는 한복을 만드는 회사가 되겠다고 밝혔다.(사진제공=가연우리옷)

가연우리옷은 현재 예비사회적기업이자, 청소년 우호기업이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을 가연우리옷에서 배워 다시 학교로 돌아갈 기회를 제공한다. 또, 취업을 해 사회로 나갈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일자리 제공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고령이나 취약계층, 한부모 가정 자녀들을 고용함으로써 소외계층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회사다.

또한 다문화가정이나 새터민의 결혼식을 부산 동구청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주여성의 결혼식, 돌잔치, 문화체험, 유치원 예절교육 등 각종 우리문화 체험 활동 등에도 참여하며 사회적 기여의 폭도 넓혀가고 있다.
 
가연우리옷은 예비사회적기업이자 청소년 우호기업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다.(사진제공=가연우리옷)

"가연우리옷은 디자인입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가연우리옷을 한마디로 정리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정 대표는 '디자인'이라는 한 단어로 가연우리옷의 정신을 응축했다.

우리 전통 옷을 디자인하고, 지역사회를 행복하게 디자인 해 서로 더불어 사는 삶을 디자인 하고픈 정 대표의 마음이 담긴 한 단어라 생각했다.

부산의 대표적 한복브랜드, 지역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예비사회적기업으로서 차츰 성장하고 있는 '가연우리옷'에게 한가지 좋은 소식이 있다고 한다. 바로 이웃나라 일본에 진출한다는 것. 홍보와 마케팅 등 몇가지 정리할 부분만 끝나면 바로 일본 시장에서 가연우리옷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K-POP과 K-DRAMA로 대변돼 왔던 한류가 이제는 가연우리옷과 함께 패션으로도 우뚝 설 날이 기대된다.
 
일상복으로도 손색 없는 가연우리옷의 개량한복.(사진제공=가연우리옷)
 
일상복으로도 손색 없는 가연우리옷의 개량한복.(사진제공=가연우리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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