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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 ‘가짜몰카’로 몰카유통 감소 시켜

[부산=아시아뉴스통신] 도남선기자 송고시간 2017-11-01 09:58

국내 파일공유 사이트 23곳에 가짜몰카 하루 170개씩 업로드... 2만 6000명 다운로드 및 불법촬영물 유통량 2주 만에 11% 감소
 
부산경찰이 제작한 스탑다운로드킬 영상 캡쳐화면.(사진제공=부산지방경찰청)

부산지방경찰청(청장 조현배)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국내 불법촬영물(이하 몰카)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가짜몰카를 활용해 불법몰카 다운로드를 줄이는 ‘스탑 다운로드킬(Stop Downloadkill)’ 프로젝트를 지난달 17일부터 30일까지 2주간 진행했다.

1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다운로드킬은 Download와 Roadkill의 합성어다. 몰카를 보는 행위가 몰카에 찍힌 사람에게 고통을 주고, 심한 경우 자살에까지 이르게 함을 주지시키기 위해 부산경찰이 만들었다.

스탑 다운로드킬(Stop Downloadkill) 프로젝트의 핵심은 불법몰카를 가장한 경고영상이다. 경고영상은 일반적인 몰카와 유사한 포맷으로 시작되지만, 곧 몰카에 찍힌 여성이 귀신으로 변해 보는 이에게 경각심을 주고자 했다.

그 후 ‘몰카에 찍힌 그녀를 자살로 모는 건, 지금 보고 있는 당신일 수 있습니다.’라는 카피가 나와, 다운받은 사람이 몰카 소비가 잘못된 행동임을 자각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부산경찰은 모텔편, 탈의실편, 화장실편, 지하철편 등 다양한 버전의 경고영상을 제작해, 불법몰카 게시글이 존재하는 국내 파일공유 사이트 23곳에 매일 170개씩 업로드했다.

2주간 부산경찰이 업로드한 경고영상의 다운로드 수는 무려 2만 6000건이다. 또한 같은 기간 해당 영상이 업로드된 사이트의 불법몰카 유통량은 최저 11%까지 감소했다.

부산경찰은 가짜몰카 영상을 본 사람들이 해당 사이트 접속과 몰카 다운로드를 줄이면서 불법몰카 유통량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스탑 다운로드킬(Stop Downloadkill)은 몰카를 촬영하거나 유포한 사람(공급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기존의 경찰 캠페인과 달리, 몰카를 보는 사람(수요자)들이 타깃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현행법은 몰카를 찍거나 유포하는 사람은 처벌할 수 있으나, 보는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은 없다. 그래서 보는 사람들은 죄책감 없이 몰카를 소비하게 되는데, 부산경찰은 수요를 억제하여 공급을 차단하는 ‘역발상 프로젝트’를 펼친 것이다.
 
한편 부산경찰은 이번 ‘스탑 다운로드킬’ 프로젝트 이외에도 부산지역 몰카 범죄 근절을 위해, 주요 관광지로 몰카 범죄의 우려가 있는 광안리 및 해운대 해수욕장에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예방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국무회의에서 몰카 범죄에 대한 강력한 대응과 대책 마련을 지시하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몰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이번 프로젝트를 비롯한 다양한 근절 대책을 수립·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2009년 807건이었던 몰카 범죄는 2016년 5185건으로 최근 8년간 542% 증가했다.
 
조현배 부산지방경찰청장 이번 캠페인과 관련 “부산경찰은 불법촬영 범죄를 개인의 일탈뿐 아니라, 수요와 공급의 문제로 보았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불법촬영물을 사서 보는 사람들에게도 경각심을 심어주어, 더 이상의 몰카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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