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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포항지진, 노후화된 원전 ... 무너짐에 노출된 한국사회 상징

[제주=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기자 송고시간 2017-11-18 15:03

불안극복 위해 '탈원전 로드맵' 지닌 정치가 필요
지진과 노후화된 원전으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한국사회는 늘 불안하다. (사진제공=박영환)


제 아내의 고등학교 친구가 경기도 부천에 오랫동안 살다가 7, 8년전 경상남도 울산으로 이사를 가서 살고 있습니다.  서로 여름 휴가때 쉬고 올 정도로 잘 아는 사이입니다. 그런데 어제 퇴근해서 아내로부터 오랫만에 그 친구와 통화한 이야기를 들으니 참으로 웃프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울산에 사는 아내 친구가 엇그제 포항 지진 때 겪은 일입니다. 포항에 지진이 발생한 시각에 아내 친구는 혼자 쇼파에 누워 쉬고 있다가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고 합니다.

한편 수 십초간 진동이 이어지는 위기 속에서도 그녀는 거실 바닥에서 일어나 본능적으로 취한 행동이 거실 중앙의 흔들리는 TV가 넘어지지 않도록 꽉 붙들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웃집 부인이 대피하다가 그 모양을 보고, '지금 뭐하는냐? 정신이 있는 거냐 없는거냐? 목숨을 챙겨야지 그깟 TV가 뭐라고 껴안고 있는냐' 그제야 퍼뜩 정신을 차리고 그 분과 함께 지상으로 대피를 했다고 합니다.

나중에 다시 집에 올라가 보니 거실에 놓여 있던  여러개의 수족관 속(남편의 취미 덕분에 집에는 대형 수족관이 여러개 있음) 물이 바깥으로 쏟아져 나와 거실이 온통 물바다가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울산에 거주하는 아내 친구에 따르면 이번 지진이 지난 해 경주 지진 보다 훨씬 심하게 느껴졌답니다. 무엇보다 근처에 원자력발전 시설들이 밀집되어 있는게 두렵다고 했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드는 생각입니다. 지금이라도원전의 안전 문제를 경제성 등 다른 이슈에 묻혀 후순위로 매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안전 대비책은 안전할 때 세워야 합니다. 국민의 생명은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시 하는 정책이 뒷받침되고 시행될 때 담보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노후화된 원전은 적당히 땜빵해서 재사용하지 말고 그 즉시 폐쇄해야합니다. 독일처럼 탈원자력의 로드맵을 잘 만들고, 원전 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도입에도 속도를 내야하겠습니다.

이러한 과정에 다소 불편한 점도 생기고 전기세도 일부 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어떤 것과도 사람의 생명을 맞 바꿀 수는 없습니다. 내가 원전 밀집지역에 살고 있지 않다고 해서 그곳에 사는 이웃들의 두려움을 나 몰라라 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탈핵,  탈원전은 생명과 평화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함께하는 마음이 모이면 더 나은 세상으로 변화해 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는 함께 합니다.

* 박영환 - 포토그래퍼/칼럼니스트
※사외 기고는 본사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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