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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수십년 묵은 기업체증 풀어…기업들 투자로 화답

[경기=아시아뉴스통신] 노호근기자 송고시간 2017-11-21 08:19

용인시청 전경.(사진제공=용인시청)

'모르면 알려주고, 풀 것은 풀어주고, 정부 규제는 대신 나서서 해결하고…'

용인시는 21일 최근 3년여 동안 기업들을 안내하거나 직접 규제를 풀어 애로를 해소한 주요 사례 7건을 발표했다.

이 기간 동안 해결된 기업들의 애로는 20~30여년씩 묵은 것들이 적지 않다.

그만큼 공직자들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관련 기업들은 용인시의 지원에 화답하듯 적극 투자를 하고 있어 주목된다.

?모르면 적극 알려줘서 푼다

기업들은 정부와 각 지자체가 만들어내는 수많은 규정을 제대로 알지 못해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용인시는 모르는 것은 알려주고 가능한 규정들을 찾아내 기업들을 도왔다.

㈜용인창고는 지난 2013년 용인시 백암면 백봉리 601-1 일대 화물터미널 사업 부지를 경매로 사들였다.

1993년 시작된 이곳 화물터미널 조성사업은 외환위기 때 이미 한 차례 시행자가 바뀌었고 새 시행자인 J사마저 자금난을 겪던 상태였다.
 
㈜용인창고는 이 땅을 제3자에게 매각해 차익을 얻을 생각으로 용인시에 전 시행자의 사업권을 취소해달라며 행정심판까지 제기했다.

이에 시는 ㈜용인창고 측을 기획재정부까지 안내해 사업권 취소 시 해당 토지를 개발할 수 없게 돼 지가가 급락하고 환매소송이 이어져 대규모 손실이 생길 수 있다는 걸 알려줬다.

또 자금력이 있으니 J사로부터 사업권을 인수토록 조언했다.

이를 통해 J사는 손실 일부를 회복했고 ㈜용인창고는 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을 확보하게 됐다.

아모레퍼시픽은 회사가 급성장함에 따라 기흥구 보라동 314-1 일대 기존 연구소 확장과 신규 제조설비 투자가 시급했으나 기존 연구소는 자연녹지지역에 있고 일부가 공원으로 묶여 있어 신·증축이 불가능했다.

시는 민간이 공원용지 면적의 70% 이상을 공원으로 조성해 기부채납하면 나머지 토지를 타 용도로 개발할 수 있는 규정을 활용하고, 이곳과 가까운 이동면 덕성2산단에 제조시설을 갖추도록 조언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보라동 일대에 공원을 조성하고 남는 토지와 기존 연구시설 부지를 합쳐 23만1764㎡에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해 연구시설을 확충키로 했다. 

일양약품은 기흥구 하갈로 110 일대 기존 본사와 공장 부지가 저수지 상류 공장설립 제한 규정에 묶여 있어 충북 음성이나 전북 군산 등으로 일반의약품 공장을 분산시킨 상태였다.

또 증설이 불가능한 용인공장도 아예 매각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전을 고려하고 있었다.

이에 시는 폐수를 배출하지 않는 첨단산업단지는 가능하다고 제안했고 일양약품은 이곳 6만6884㎡에 일양히포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해 본사와 연구소 등으로 활용하고 관련기업들을 대거 유치할 계획이다.
 
지난 2015년 용인시가 녹십자 증설투자와 관련해 MOU를 체결했다.(사진제공=용인시청)

?풀 수 있으면 직접 풀어준다

시는 내부 검토를 통해 시 차원에서 풀 수 있는 규제는 적극 풀어 기업이나 기관들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
 
녹십자의 경우 50여년간 근거지였던 기흥구 구갈 역세권이 개발되자 백신공장은 전남 화순으로, 일반의약품은 충북 오창으로 이전했다.

지방이전 후 인력확보에 어려움이 커 신규 사업인 셀센터 만큼은 본사가 있는 용인에서 추진하려고 했다.

그런데 기흥구 보정동 부지가 도시계획시설로 묶여 연구소 이외 용도는 들어올 수 없기에 다른 지역으로 가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던 중이었다.

사정을 알게 된 시는 2015년 4월 녹십자홀딩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도시계획시설을 폐지해 이곳에 셀센터를 열게 했다.

녹십자는 기흥구 이현로 30번길 107(보정동) 일대 5만9216㎡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8층, 연면적 9만7093.5㎡ 규모 셀센터를 내년 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연세대학교는 지난 2008년 기흥구 중동 724의7 일대 7만2959㎡에 755병상 규모 동백세브란스병원을 건립키로 하고 2012년 공사를 시작했으나 검토 결과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2015년 공정률 10% 상태에서 공사를 중단했다.

시는 이에 2016년 8월 수익성 보전을 위한 '의료복합산단' 조성을 제안했고 이어 9월 연세대 의료원장과의 1차면담을 시작으로 20차례가 넘는 회동을 하면서 산단 조성과 함께 병원 건립을 재개해줄 것을 요청했다.

연세대는 지난 6월 경기도·용인시와 '용인동백세브란스병원(가칭)과 연세의료복합단지 투자 및 지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병원 건립 공사를 재개했다.

연세대는 2020년까지 이 일대 20만8973㎡에 지식기반서비스업과 첨단산업 관련 기업을 대거 유치하는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지난 2016년 용인동백세브란스 병원 재착공 및 연세의료복합단지 기공식 모습.(사진제공=용인시청)

?정부 규제도 대신 해결한다

시 일대는 수도권 규제나 팔당상수원 규제 등 중앙정부 차원의 덩어리 규제들이 이중삼중으로 얽혀 있어 기업들의 운신이 쉽지 않다.

시는 관련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대신해 정부를 설득해서 문제를 풀었다.

안과의약품 전문업체인 태준제약은 해외매출이 급증해 처인구 남사면 북리 공장을 증설해야 했다.

그런데 1984년 입주 때 준농림지역이던 이곳 용도지역이 자연녹지지역으로 바뀌면서 건폐율이 40%에서 20%로 축소됐다.

특히 2015년 2차 증설을 하면서 인접 토지(잡종지) 일부를 포함해야 했는데 건폐율 20% 규정에 묶여 증설이 불가능했다.

시는 정부에 관련 규정 개정을 건의했고 정부는 국토계획법 시행령에 '기존 공장에 대한 특례' 규정을 신설했다.
덕분에 태준제약은 대지면적을 당초 2만9216㎡에서 3만1254㎡로 늘려 공장을 증설할 수 있게 됐다.

제일약품은 백암면 근곡리 일대 기존 공장부지가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규제에 묶여 28년 동안 증설에 어려움을 겪다가 충북 오송 등으로 이전까지 검토하고 있었다.

국토부 지침과 수도권정비계획법이 상충해 도저히 풀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시는 정부에 지속적으로 규제완화를 요청했고, 국토부는 제일약품에 대해 관련 지침 예외를 적용해 산단 개발을 허용했다.

제일약품은 2015년 이 일대 5만9998㎡ 부지에 의료용 물질과 의약품 제조 등을 중심으로 하는 일반산업단지 조성에 착수해 내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시는 이처럼 다각적인 방법으로 기업들의 애로를 풀어 나갔다.

정찬민 용인시장은 "기업들을 유치하려면 삼고초려가 아니라 오십 번, 백 번이라도 찾아가야 한다"며 "기업 차원에서 풀 수 없는 문제들을 공직자들이 적극 풀어줘야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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