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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지경 명상의 세계 터키 ‘세비 아루즈’ 축제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유지현기자 송고시간 2017-11-21 18:16

올해로 744회 맞아 오는 12월 7일부터 17일까지 열려
세비 아루즈 공연 모습.(사진제공=터키문화관광부)

터키문화관광부는 제744회 세비 아루즈 행사(744th ?eb-i Arus Celebrations)가 오는 12월 7일부터 17일까지 터키 중부 도시 콘야(Konya)에서 개최된다고 21일 밝혔다.

‘세비 아루즈’는 본래 결혼식 날의 밤, 즉 ‘첫날밤’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여기서의 뜻은 현재의 삶을 마감하고 신과의 합일을 이루는 밤이라는 뜻으로, 보다 심오한 종교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터키에서 다섯 번째로 큰 도시인 콘야는 그 영토의 역사가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래됐으며 아나톨리아의 예술, 정치, 학문 등 터키의 문화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도시다. 12~13세기 셀주크 투르크의 수도로 번영하였고 그 관련 유적이 많이 남아있다.

세비 아루즈는 13세기 실존했던 시인이자 사상가인 메블라나 젤라레딘 루미(Mevlana Jalaleddin Rumi, 1207~1273)의 선종을 기념해 매년 열리는 행사로, 올해로 744회째를 맞는다. 메블라나 루미는 관용과 상생이라는 두 축으로 이슬람을 재해석해 종교와 인종, 국가를 초월한 포용적인 세상을 꿈꾸었다. 어려운 코란을 읽지 않아도 누구나 영적 수련을 하면 진리를 깨달을 수 있다는 논리로 민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으며 그의 사상은 터키를 넘어 전 유럽과 아시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유네스코는 루미의 사상과 철학을 기리는 의미에서 탄생 800주년이었던 지난 2007년을 루미(Rumi)의 해로 선정했으며 메블라나 루미가 만든 종교 의식인 ‘세마(Sema)’도 2008년에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세마는 신을 향한 소통을 의미하며 하얀 모자를 쓰고 긴 치마를 입은 수도승들이 빙글빙글 돌며 추는 춤이자 종교의식이다. 오른손을 하늘로 왼손을 땅으로 향하게 하여 한 방향으로 계속 회전하며 추는데, 하늘을 가리키는 오른손은 알라를 영접하고 땅으로 뻗은 왼손은 알라의 평화, 사랑, 관용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같은 방향으로 끝없이 돌면서 언어 없이 명상과 움직임으로 신과 합일 상태에 이르는 이 의식은 신과 교감하는 과정으로 여겨진다. 메블라나 루미의 창시 이래 오늘날까지 수백여 년 동안 이어지고 있으며 ‘세비 아루즈 행사’ 기간 동안 평일에는 매일 저녁, 주말에는 낮과 저녁 2차례씩 세마를 직접 볼 수 있다.

행사의 백미는 마지막 날인 오는 12월 17일 오후 7시부터 시작되는 ‘세비 아루즈 나이트(?eb-i Arûs Night)’다. 전통의상을 걸친 수백 명의 수도자가 태양을 상징하는 지도자의 주위를 돌며 진행하는 세마 의식이 펼쳐진다. ‘세비 아루즈 행사’는 터키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볼거리로 유명해 매년 12월 초면 콘야는 전 세계의 인종과 종교를 초월한 관광객들로 북적거려 콘야 내의 숙소를 잡기 어려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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