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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뽀] 포항강진 발생 11일...이재민 임시거처 흥해공고를 찾다

[대구경북=아시아뉴스통신] 기자 송고시간 2017-11-26 10:51

활동 공간 잃은 아이들의 심리치유 위한 체계적 놀이프로그램 절실
25일 포항지진 이재민들이 대피해 임시거처로 사용하고 있는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소재 흥해공고 한빛관에서 자원봉사 나온 포항기독병원 의료진들이 이재민들을 대상으로 심리치료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지난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피해지역에 대한 복구가 숨 가쁘게 진행되면서 93%의 복구율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보금자리를 잃고 학교와 체육관 등 낯선 곳에서 머물고 있는 이재민들이 임시거처하고 있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소재 흥해공고.

이재민들이 임시 거처하고 있는 흥해공고 한빛관 앞에는 전국에서 달려 온 자원봉사자들이 이재민들의 저녁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흥해공고로 들어가는 입구와 운동장에는 경찰관들이 2인1조의 팀으로 이재민들이 거처하는 한빛관을 중심으로 예방 순찰을 돌며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25일 포항지진 이재민들이 대피해 임시거처로 사용하고 있는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소재 흥해공고 한빛관에 설치된 '찾아가는 지진재난 심리지원 상담'을 위한 포항시의료지원반./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25일 포항지진 이재민들이 대피해 임시거처로 사용하고 있는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소재 흥해공고 한빛관에 설치된 난방텐트 모습./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120여동의 독립 난방텐트가 빼곡하게 설치된 흥해공고 강당인 한빛관에는 추운 겨울날씨처럼 무거운 정적이 감싸고 있다.

강당 무대에는 포항기독교병원에서 자원봉사를 나온 의료진들이 이재민들의 심리적 불안을 어루만지고 안전을 되찾아 주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부분 불안과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거처하시는 분들이 모두 지진의 충격을 직접적으로 겪은 분들입니다. 지진 당시 집이 무너지고 금이 가는 현상을 목도한데 따른 공포감이지요.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라도 있지만 지진은 풍수해와는 달리 언제 또 발생할지에 대한 예측이 불가한 점이 두려움과 공포감을 더 키우는 점입니다"

이재민들의 심리치료를 위해 자원봉사에 나선 포항기독병원 의사의 진단이다.

예측할 수 없는 공포감이 가장 큰 두려움이라는 지적이다.

의료진은 또 이재민들 중 어린 아이들의 심리적 불안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어른들은 자신의 심리적 상태를 표현할 수나 있지만 어린 아이들은 표현조차 할 수 없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지진이라는 외부적 충격에 따른 불안감도 문제이지만 자신이 생활하던 공간에서 이탈해 낯 선 곳에서 장기간 생활하는데서 오는 심리적 불안감이 더 큰 트라우마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집으로 복귀할 때까지 아이들의 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는 놀이프로그램 등 심리적 학습프로그램 마련이 절실합니다"

포항시는 이 같은 어린 아이들의 심리 치유를 위해 흥해공고를 비롯 흥해실내체육관 등 이재민들의 임시거처에 어린이놀이방을 설치하고 포항시건강가정지원센터를 현지에 운영하고 있다.
 
25일 포항지진 이재민들이 대피해 임시거처로 사용하고 있는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소재 흥해공고 한빛관 뒤쪽에 마련된 어린이놀이방./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포항시는 이재민들이 거처하는 한빛관 뒤쪽에 컨테이너로 조성한 어린이놀이방을 운영하고 있다.

"하루에 적게는 7명에서 많게는 10여명의 어린이가 이용합니다. 이 곳 임시거처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미취학 아동들이 있지만 대부분 아이들이 부모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임시 어린이놀이방을 운영하고 있지만 부모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들의 심리로 이용이 저조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린 아이들이 맘 놓고 뛰 놀 수 있는 야외공간이나 체계적 놀이.학습프로그램 운영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25일 포항시청 직원들이 포항지진 이재민들이 대피해 임시거처로 사용하고 있는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소재 흥해공고 한빛관에 설치된 현장상황본부에서 이재민들의 안전한 생활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현장에 마련된 포항시 재난현장본부 관계자는 "지진 발생 11일이 지났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포항시는 임시거처지를 중심으로 가계각층의 자원봉사단체와 함께 주민들의 불편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 주민들이 하루빨리 보금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꼼꼼한 피해조사와 함께 피해지 안전진단 등 복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침 포항시청 공직자들이 난방텐트를 일일이 찾아 피해주민들과 밀착 상담을 하며 건강상태와 심리상태 등을 첵크하고 있다.
 
25일 포항지진 이재민들이 대피해 임시거처로 사용하고 있는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소재 흥해공고 한빛관에서 포항시 직원들이 임시거처 이재민들을 대상으로 건겅상태와 심리상태, 생활불편을 확인하기 위한 상담체크를 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심리적 불안 요소와 임시거처에 따른 생활 불편 사항과 애로점 파악 등 일일 체크를 통해 조금이나마 이재민들의 불편을 덜고 빠른 심리적 안정감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다.

때마친 동해연안에 내려진 강풍주의보로 세찬 바람이 플라타너스 잎사귀를 데불고 이재민들이 추운 겨울을 나는 흥해공고 한빛관 앞 운동장을 한차례 쓸고 지나갔다.

◆ 사유시설 피해신고 2만7582건...전날 比 3852건 늘어

한편 25일 규모 2.0 이상의 여진이 두 차례 발생한 가운데 주택 및 상가 등 사유시설 피해 신고는 2만7582건으로 전날 보다 3852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경북 포항 지진 발생 11일째인 25일 규모 2.0대 여진이 2차례 발생한 가운데 주택피해 신고가 전날보다 3000건가량 늘었다. 이날까지 포항 지역에서는 여진이 총 67회 발생했다.

포항시와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주택 및 상가 등 사유시설 피해 신고는 2만7582건으로 전날 같은 시각 때보다 3852건 늘었다.

학교 등 공공시설물의 피해 신고는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25일 현재까지 학교건물 235곳이 균열 등 피해를 입었고 면사무소와 공원시설 155곳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영일만신항 등 항만시설 29개소, 국방시설 88개소, 문화재 31개소, 기타 공공건물 106개소 등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재민은 이날 현재 1267명으로 전날보다 82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재민들은 흥해공고를 비롯 실내체육관, 교회, 복지시설, 마을회관, 경로당 등 13곳에서 임시거처하고 있다.

또 부상자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입원 11명, 귀가 80명 등 총 91명으로 집계됐다.
 
25일 포항시는 지진재난 이재민들이 대피해 임시거처로 사용하고 있는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소재 흥해공고 한빛관 입구에 포항시건강가족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이재민들의 생활안정을 지원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심리상태 상담 누적인원 2900여명...의료진 등 상담인력 860여명 투입

포항시와 정부는 이재민들이 임시거처하는 흥해공고 강당과 체육관 등에 사생활 보호용 칸막이와 난방 텐트 446동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또 LH 보유 국민임대주택 210세대를 확보해 심각한 피해를 입은 대동빌라 22세대와 대성아파트 23세대의 입주를 완료했다.

25일 대동빌라와 대성아파트 6세대가 추가로 LH 매입·임대 아파트에 입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키 위해 심리치료를 위한 의료진 등 상담인력 128명을 투입했다.

또 포항 주민 732명이 심리상담 봉사를 지원했다.

지난 24일까지 누적 상담인원은 24시간 핫라인 재난심리상담 전화 이용자를 포함해 2867명으로 집계됐다.
 
25일 포항지진 이재민들이 대피해 임시거처로 사용하고 있는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소재 흥해공고 운동장을 가득 메운 자원봉사단체 부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시설물 2만8226곳 중 2만6282곳이 응급복구가 완료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93%의 복구율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포항시는 현재 지진피해 응급복구를 위해 5만4614명의 인력과 장비 427대를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재해구호협회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을 통해 23억8000만원이 각각 모금되어 25일 오후 4시 기준 총 182억원의 성금이 모인 것으로 집계되고 누적 자원봉사자 1만1000여명이 피해복구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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