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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제대 영화연극과, 헨릭 입센 대표작 '유령' 초연

[제주=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기자 송고시간 2017-11-29 12:00

지역 최초 영화연극학과, 선택과 작품성 기대
노르웨이의 극작가 헨릭 입센의 대표작 '유령'의 연극 포스터. (자료제공=제주국제대 영화연극학과)


노르웨이의 극작가 헨릭 입센의 대표작들은 50대의 나이에 대부분 쓰여졌습니다. 19세기의 평균 사망 연령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입니다. 그는 매번 인생의 마지막 작품을 쓰듯 집필에 몰두했을 것입니다. '인형의 집', '유령', '민중의 적', '사회의 기둥', '헤다 가블러' , '바다에서 온 여인' 등 이 시기에 쓰여진 작품 속에는 현실과 이상,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번민하는 인물들이 살아 숨쉽니다.

생의 비극을 초래하는 인간의 욕망을 깊게 파고든 그의 희곡들을 읽으며 알고 싶은 욕망 또한 커졌습니다. '40대까지의 그는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어떤 사람들을 만났고, 무엇을 바꾸고 싶었던 걸까? 그에게 여성은 어떤 존재였나?'

입센이 제기한 여성의 문제는 현재도 여전히 잠재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이번 작품 유령처럼요

워크샵을 함께 한 학생들에게 물었습니다. "연극, 그 중에서도 연극의 고전을 연습해서 공연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바로 대답을 못하고 난색을 표하는 학생들을 보며 질문을 달리 해봤습니다. "'유령>' 연습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지역 최초로 만들어진 영화연극학과 학생들 작품으로 기대되는 '유령'. (사진제공=국제대 영연과)


그제서야 학생들은 구체적으로 대답합니다. "인생은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연극을 하면 '논다'라는 의미가 강했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배운다'라는 의미로 연극이 다가왔다", "그 시대를 알게 되었다", "인물에 대한 탐구, 여러가지의 해석이 가능한 연극이다", "인물이 가지고 있는 마음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재미가 있다", "숨겨진 의미를 전달하고 관객이 또 다른 해석을 할 수 있다는 것의 묘미를 느낀다", "평소에는 전혀 살아보지 못하는 삶을 살 수 있다. 특별한 삶, 사서 겪는 고통을 겪는 것이다" 등등의 반응이었습니다. 

공연이 열흘 후로 다가왔습니다. 연습이 한창인 와중에도 자발적으로 포스터와 리플렛을 디자인하고, 무대 세트를 직접 만드는 1학년 학생들이 대견합니다. 무엇보다 연극을 사랑한 순간들을 일깨워준 학생들에게 고맙습니다.

지도교수로서 가르치기보다 함께 배워나간 시간이었습니다. 학생들의 노력과 열정이 관객들에게 전해지길 기대합니다. 꺼질 듯 꺼지지 않는 작은 불씨가 되어 타오를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 권경희 - 연극 유령 연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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