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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참붓 캘리그라퍼 김혜진의 붓으로 그려낸 이야기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주성진기자 송고시간 2017-12-08 11:57

깊이와 진정성이 느껴지는 자신의 철학을 담은 김혜진 작가의 작품 / (사진 =김혜진 작가)

먹물을 묻힌 붓으로 한 획 한 획 무에서 유를 창조해 가는 캘리그라피 작가 김혜진. 그녀가 보여주는 칼리그라피 퍼포먼스는 역동적이면서도 때론 잔잔한 파도 같다. 그녀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작품과 혼연일체가 되어 마치 그녀 자체가 작품이 되는 듯하다. 이렇게 캘리그라피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세계에 알리고 있는 김혜진 작가와 인터뷰를 가졌다.
 
?캘리그라피 작가가 아직은 생소한데, 시작하게 된 계기와 활동내역은.
처음 캘리그라피를 배우기 시작한 건 대전에 위치한 캘리그라피 붓향에서다. 그곳에서 캘리그라피 퍼포먼스를 접하고 배웠다. 이후 양주로 이사를 왔고 그곳에서 서예 퍼포먼스를 하시는 서예선생님을 만나 퍼포먼스를 배우게 되었다. 사실 어릴 적부터 미술에 소질이 있었던 터라 늘 예술작품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그동안 준비하고 쌓아 온 것들을 토대로 본격적으로 캘리그라피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해보고자 했다. 사실 캘리그라피는 북 타이틀이나 드라마 티이틀처럼 상업적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그래서 캘리그라피 퍼포먼스 작가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생소하게 생각한다. 나는 캘리그라피를 시작한 지는 한 3년 정도 된 신인작가로 대외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16년부터로 2016년 8월 일본의 오사카갤러리 개관기념 초대전에서 <한국의 부채전> 작품을 선보였다. 이후 한중미술교류전(중국 하얼빈갤러리) 개막퍼포먼스, 한중서화교류전(중국 청도), 양주별산대놀이 캘리그라피 개막퍼포먼스(양주), 한중미술협회 국회초대전(국회의원회관) 등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활동을 벌이며 알리려 노력했다.
 
김혜진작가 / (아시아뉴스통신 = 주성진기자)

?캘리그라피 작가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활동이 있다면.
모든 작품 활동이 내겐 의미 있지만 지난 9월에 Italy Albi 꼬레아마을 한국작가초대전이 남다른 의미 있는 행사여서 기억에 남는다. 그 곳은 우리 성을 가진 후손들이 살고 있는 마을로 이 마을 광장에는 한중수교동상이 있다. 이것을 다시 30년 만에 복원했고 이 앞에서 퍼포먼스를 했다. 이번 한국작가초대전은 다시 교류를 하겠다는 민간차원에서의 약속이다. 이것을 회자시켜서 이 곳을 한국광장처럼 만들 생각이다. 이를 위해 해마다 초대전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고 내년 봄에도 방문할 예정이다.

?작품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나.
주로 사람에게서 얻는다. 나는 캘리그라피 작가의 작품만 골라 보지 않는다. 시야를 넓히고 영감을 얻는 데는 다양한 작품을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외국에 나갈 때도 꼭 미술관과 박물관을 둘러본다. 작년에도 루브르박믈관과 오르세박물관에 다녀왔다. 재료가 다르고 역사가 달라도 인간의 보편적인 것들이 미학에 다 들어있다. 이런 것을 통해 교감하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영감을 얻는다. 또 작가들도 만나 인터뷰하면서도 영감을 얻는다. 최근 북경에서 활동하다가 국내로 들어와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연 손동준 작가의 작품을 보고도 많은 영감을 얻었다. 서양화된 재료를 사용해도 동양적인 느낌이 나게 하는 등 틀을 깨는 것들을 오랫동안 해온 작가들을 만나면서 많이 배운다. 의수화가인 석창호 작가의 작품 등 인생 자체가 작품인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서도 영감을 얻는다.
 
?캘리그라피도 화법이 있나? 그렇다면 그 화법을 통한 퍼포먼스는 어떻게 하고 있나.
나는 기본기가 서예다. 전통적인 서예기법을 먼저 배웠다. 때문에 내 작품을 보면 서예의 미를 느낄 수 있다. 한 획 한 획에서 나의 철학이 느껴지도록 굉장히 많이 연습하고 노력했다. 지금 나의 작품을 보면 글씨는 반듯하지 않지만 매개체인 붓과 나, 그리고 종이가 하나 되어 완성되는 작품으로 그만큼 깊이와 진정성을 담았다. 내가 하는 퍼포먼스는 무에서 유가 생성되는 창조과정이다. 그래서 생명체가 새로 태어나는 기분으로 매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완성된 작품만 보여 지는 게 아니라 나의 창조과정을 모두 보여주는 것이기에 나의 에너지를 모두 쏟아 부으며 그 모습이 보여 지도록 퍼포먼스를 한다.
 
지난 9월 25일 열렸던 이태리 알비 꼬레아마을 한국작가 초청전 퍼포먼스 모습 / (사진 = 김혜진 작가

?지금까지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캘리그라피의 퀄리티를 높여서 지금까지 없던 한국의 중요한 콘텐츠로 만들고 싶은 게 나의 꿈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대중화 되지는 않았지만 앞서간 선배들의 토대 위에서 한류로 키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현재 나는 그 가치를 알리기 위해 열심히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중앙대 예술경영대학원에서 공부도 하고 있다. 그리고 서예의 종주국 중국을 시작으로 그 꿈을 키워나고 있다. 이탈리아 초대전에서 반응이 좋았는데 당시 영국에서 매니지먼트 하는 분이 한국적인 감각이 살아있는 캘리그라피나 서예를 보고 더 이목을 끌 수 있을 거라며 호평을 했다. 이 분의 얘기를 듣고 앞으로 유럽쪽 축제 행사 등에 대해 연구하고 조사해서 우리나라의 미가 살아있는 캘리그라피를 알려나갈 계획이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 캘리그라피 작가로서 국내외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다. 우선 아직까지는 작가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올해까지는 작품 활동을 하면서 전시작가로 좀 더 활동할 계획이다. 그리고 내후년 쯤 개인전을 계획하고 있다. 처음 여는 개인전인 만큼 준비를 많이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 주는 개인전을 열고 싶다. 개인전을 위해 시도하고 있는 것들이 많이 있는대 한국적인 특색이 드러나게 하기 위해 그림과 접목하기 위한 작업도 생각하고 있다. 사실은 주위에서 그것이 올드 한 느낌이 난다고 많이들 얘기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우리나라 민화를 보더라도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의 어떤 보편적인 미적인 것들이 통하기 때문에 다시 부상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을 잘 접목하면 좀 더 가치 있게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캘리그라피 작가로 남고 싶나.
나는 가장 나다운 삶을 뒤늦게 찾았다. 비록 늦게 시작했지만 열정에 대해서 불을 끄지 않고 지켜왔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계기가 됐던 게 바로 SNS를 통해서 대중과 소통한 것이다. 부채에 캘리그라피를 한 것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이것을 본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었다. 나는 이 작업을 통해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는 작가가 되고 싶다. 내 작품 중에 ‘봄’이라는 작품이 있다. “서로의 마음속에 있는 아름다움을 보게 되면 우리는 언제나 봄이다”란 글이 봄 작품에 있다. 서로 안에 있는 정치적인 것을, 관용적인 것을 빼면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마음이 다 있다. 순수하게 통합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서로 어울릴 수 있는 말들을 자꾸 떠올린다. 평화, 상생, 화합 이런 중심으로 이런 역할을 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 사람들의 마음을 녹여줄 수 있는, 따뜻하게 해주고 함께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을 주는 작가가 되고 싶다. 나의 열정을 사람들에게 나눠 줄 수 있는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그런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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