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3일 화요일
뉴스홈 연예/문화
(인터뷰)자연의 빛을 닮은 예술가 조윤서, 찬란한 조형세계를 펼치다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정혜미기자 송고시간 2017-12-11 21:41

“그림은 내게 치유의 도구이자 행복이다”
조윤서 서양화가,조윤서갤러리 관장./아시아뉴스통신=정혜미기자

“올해 가을은 내 안의 아픔과 눈물, 그리고 설렘과 행복이 배어있는 계절입니다. 오랜 시간 작가생활을 하면서 이렇게까지 고통스러운 상황을 겪게 될지 예측하지 못했었죠. 최근 그림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든 시간들을 겪었지만, 그림은 제 분신과도 같은 존재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새롭게 도전하는 마음가짐으로 위기의 시간들을 재도약의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2017년 한 해, 조윤서 작가는 참 많은 시련을 이겨내야만 했다. 항상 정신적 지주가 되어 주었던 지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불의의 사고로 잃은 동생을 눈물로 가슴에 묻었다.

그림도 멀리했다. 붓을 놓고 싶을 정도로 심각한 슬럼프에 빠졌었다. 그는 한동안 삶의 의욕을 잃고 극단적인 생각까지도 했지만, 가족들의 따뜻한 응원과 격려로 다시금 일어설 수 있었다며 지난 시간들을 담담하게 회고했다.
 
가을 서정 227.3 x 162.1cm oil on canvas 2016.(사진제공=조윤서갤러리)


◆ 작품 안에서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찾다.

조윤서 작가에게 다시금 생기를 부여하고, 삶의 의욕을 샘솟게 한 것은 결국 그림이었다.

운명처럼 찾아온 1300호의 대작, 춘천창대교회 강철주 장로의 추천으로 성화를 의뢰받았을 때 하나님이 그를 안타깝게 여기고, 예술로서 지켜주셨다고 확신했다.

성화 의뢰를 받기 며칠 전, 거짓말처럼 푸른 초원에서 뛰노는 양떼들의 평화로운 모습을 꿈속에서 마주했던 그였기에 더욱 믿을 수밖에 없었다.

‘작가의 삶이 곧 숙명’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그의 인생은 새롭게 시작됐다. 마치 다시 태어난 것처럼, 설렘과 행복이 가득한 작업을 하고 있다는 조윤서 작가는 슬프고도 아름답게 눈빛을 반짝이면서, 예술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었다.
 
엉겅퀴 162.2 x 112.1cm oil on canvas 2016.(사진제공=조윤서갤러리)

◆화폭에 피어난 시(詩), 독창적인 조형언어

광활한 자연에 펼쳐지는 정갈한 붓질이 화면을 누비자 화폭 사이를 뚫고 아름다운 자연이 살아난다. 메마른 공간에 길과 강물이 놓이며, 계곡과 산의 형상이 새겨진다. 군더더기 없는 정경은 서정미를 내뿜고, 생동감 넘치는 자연의 빛이 화면을 채운다.

조윤서 작가의 작품에는 심상의 무언가를 끄집어 내놓은 듯, 초월한 세상에 대해 음미하는 듯하다. 정적인 아름다움과 휴식의 여운도 작품의 특색이다. 화폭에서 펼쳐지는 색감은 신비스러운 분위기로 압도하며, 그 안에서 소박하게 피어난 들꽃들은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킨다. 현실의 자연은 가능성의 풍경으로, 나아가 상상의 자연으로 전환된다. 따라서 그의 화면은 의미의 재현보다는 압축과 상징성이 강하게 느껴진다.

현대사회의 빠른 변화 속에서 인간의 감정은 메마르기 쉽다. 과학의 힘으로 생활의 편리함은 증가했지만 계산적이며 기계적 인간사회로 변모하고 있다. 여기에 인간에 대한 무관심과 소외감도 날로 증가한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은 예술이 추구해야 할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새삼 되돌아보게 하며, 조윤서 작가의 작품세계는 시간이 흐를수록 내재적 가치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시키며 치유와 소통의 예술로서 관객에게 다가선다.
 
들꽃과 호랑나비 130.3 x 60cm oil on canvas 2016.(사진제공=조윤서갤러리)

“나는 나이고 싶습니다. 어떤 대상을 닮아가려고 노력하기보다, ‘작가 조윤서’ 만의 독창적인 개성을 화폭에 담고 싶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예술의 위대한 힘으로 새롭게 일어선 만큼 앞으로의 작품에 혼을 담아 열정을 쏟을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따뜻한 시선으로 격려해주시고, 기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진심에 대한 보답으로 훌륭한 성화작품을 완성하는 것이 올해 목표입니다.”

조윤서 작가는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안겨주는 것이 가장 보람이다. 정직하고 순수한 예술성으로 작업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싶다”고 소신을 전했다.

이어 그는 “넓은 들판에 소박하게 핀 들꽃처럼, 특출나게 어여쁘거나 유명하지 않아도 좋다. 다만 최선을 다해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들꽃 같은 작가가 되겠다”고 소망을 내비쳤다.
 
계곡으로 가는 길 116.8 x 80.3cm oil on canvas 2016.(사진제공=조윤서갤러리)

조윤서 작가는 이제 슬픔은 잊고 행복을 찾았다고 말했다. 지친 삶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주고, 열정을 분출하게 해준 ‘그림’에 응답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감당하기 힘든 시련을 겪었기 때문일까. 조윤서 작가의 눈빛은 한없이 성숙해졌고, 깊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예술가로서 재도약의 기회를 맞은 조윤서 작가의 예술여로에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

정혜미기자 celina6@naver.com

[ 저작권자 © 아시아뉴스통신.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제보전화 : 1644-3331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의견쓰기

댓글 작성을 위해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 시 주민번호를 요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