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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서하 한지작가, 아시아의 명품 ‘한지’의 세계화 선도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정혜미기자 송고시간 2017-12-11 21:41

“전통 한지의 보존과 개발은 국가의 자존심이다”
 
이서하 한지작가, 서하갤러리 관장./아시아뉴스통신=정혜미기자

이서하 한지작가는 국내 전통예술계를 대표하는 예술가로서, 단연 독보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1,300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한지의 명맥을 이어가며, 한지예술의 품격을 높이는 한국예총 1회 명인(한지그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투철한 애국심으로 한지의 세계화에 앞장서는 애국투사로 인정받는다. 일본의 한지교본이 장악한 한지교육의 불모지 대한민국에서, 초심자들도 쉽게 한지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국내 최초 한지교본 『서하한지월드』 를 출간해 화제를 일으켰다.

더불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독창적인 화풍으로 한지예술의 정수를 선보이고 있어 국내외적으로 주목을 받는다.

최근 한지의 세계화를 위해 지자체 중심의 다양한 문화 사업들이 전개되는 가운데, 전통 한지의 복원과 계승을 선도하고 있는 이서하 한지작가를 만나 한지예술의 발전방향에 대해 인터뷰했다.
 
설경(한옥), 이서하, 한지.(사진제공=서하갤러리)

◆세계 속에 인정받는 전통 한지의 가치

현재 세계 지류(紙類) 문화재 복원 시장은 일본의 화지(和紙)가 장악하고 있다. 심지어 국내 일부 박물관 문화재 복원에도 한지가 아닌 화지가 쓰이는 실정이다. 이러한 때, 전북 전주시가 한지 세계화에 발 벗고 나섰다. 천년을 견디는 전통 한지로 종이 복원 시장에 뛰어들어 종이 복본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전주시는 최근 113년 전 고종황제가 교황에게 보낸 친서를 전주한지로 재탄생시켜 글로벌 문화도시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김승수 전주시장과 김혜봉 세계종교평화협의회 의장는 지난 9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해 장 루이 브뤼게(Jeon-Louis Brugues) 대주교에게 전주한지로 만든 ‘고종황제와 바티칸 교황 간 친서’ 복본본을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전주시는 ‘문화재 복본 분야 한지 세계화의 첫 발’이라고 깊은 의미를 부여했다.

“한지는 뛰어난 색감과 친환경성, 다양한 산업과의 접목으로 한국문화의 세계화를 선도할 수 있는 가장 뛰어난 콘텐츠입니다. 최근 국제적으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다양한 한지상품이 생겨나고 있고, 또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전통 한지의 질감을 살린 현대적인 아이템 개발에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현재 유럽을 비롯한 서구권에서는 아시아문화에 대한 호응도가 높아지면서 한지를 중심으로 각종 전시가 활성화 되고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이탈리아 작가 리카르도 아요사가 한지작품 전시를 개최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로마 시내에 위치한 현대미술갤러리 '스파치오 누오보'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로마국립미술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리카르도 아요사의 '불확실한 경계'(Incertif Confine)라는 테마로 꾸민 작품전이었다. 총 15점의 전시작 중 8점의 한지작품을 발표한 그는 직접 만든 한지에 블랙베리, 석류 등 다양한 천연 염료를 동원하고 독특한 색감과 정서를 빚어내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요사 교수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서양 작가가 한지라는 동양의 생소한 종이를 매개로 작품을 내놓은 것에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나타냈다"며 "한지에 대해 설명하면, 한국이 디지털 기기가 발달한 나라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 유구한 종이 전통이 있었냐며 관람객 대부분이 놀라더라"고 말했다.

이어 “한지에 대한 관람객의 높은 관심이 촉매가 돼 높은 판매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히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한지예술의 비전을 보여줬다.
 
난초, 이서하, 한지.(사진제공=서하갤러리)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문화국가, 작가들의 창작 지원 절실

한편, 정부는 지난 7월 19일, 문재인 정부 향후 5년의 국정계획을 담은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문화예술 분야 국정 목표를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문화국가’로 규정했다. 예술가의 지위와 권익 보장을 위한 법 제정과 예술인 고용보험제도 도입 추진 등 문재인정부 5년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청사진이 제시됐다. 특히 새 정부는 ‘지원은 하되 간섭은 않는다’는 원칙을 내세워,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이에 이서하 한지작가는 “현재 예술인의 창작환경과 복지강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어 반가운 마음입니다. 경제가 어려우면 가장 타격받는 것이 바로 문화예술계죠. 그간 작가들은 지원금 없이 배고픔과 추위를 견디며 사명감으로 문화예술을 지켜왔습니다. 앞으로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국가 지원책이 마련되길 바라며, 국정농단 과정에서 무너진 문화행정의 공정성을 다시금 재확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라며 소신을 전했다.

특히 이서하 한지작가는 ‘지원은 하되 간섭은 않는다’는 정부의 원칙에 반색했다. 예술계에 몸담아 일찍이 실력을 인정받고, 원치 않은 주목을 받으면서 견제와 시기의 대상이 되어 왔던 그는 지난 몇 년간 무차별적 공격 속에 감내하기 힘든 시련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평소 조직적 단체 활동이나 정치 및 사회 이슈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작품생활을 추구해 오면서 오롯이 창작에만 몰두하고, 집필 및 강의로 후학양성에 기여하며, 열악한 문화 환경 속에서도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지원을 해왔지만, 그의 순수한 열정을 무너뜨리려는 일부 세력에 의해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이제 정부를 주축으로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문화예술계의 희망을 보고 있다”는 이서하 한지작가는 앞으로 자유롭게 창작활동을 하면서, 한지 관련 교본을 응용별로 집필하고, 국내 한지교육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목단꽃, 이서하, 한지.(사진제공=서하갤러리)

◆한지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공로 인정받다

이서하 한지작가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조형예술학과를 졸업했으며, 총 11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 및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서하한지그림연구회 회장이자 한지명인으로서 문하생 지도에 열정을 쏟고 있으며, 특히 세계 각국 대사 사모들을 대상으로 한지교육을 실시해 국제적으로 한지예술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이바지하고 있다.

그는  “한지를 단순히 종이예술로만 볼 것이 아니라 상품으로 개발해 한지공예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요즘 한지 제작에 종사하는 장인들과 작가들은 많지만 개인의 역량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다. 국가에서 우리 전통 종이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데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동시에 깊이 있는 염색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한지의 보존과 개발은 국가의 자존심이며, 전통과 문화의 대외 전파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행복, 이서하, 한지.(사진제공=서하갤러리)

이렇듯 전통 한지문화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이서하 한지작가는 2012 대한민국 문화경영대상과 21세기 대한민국을 빛낸 한국인물대상, 2013 올해를 빛낸 창조경영 인물대상, 2014 대한민국 인물대상, 2015 위대한 한국인 100인 대상, 2016 위대한 한국인 100인 대상, 2016 코리아 파워 리더 대상 및 코리아 탑리더스 대상 등을 비롯해 2017년 창조혁신 한국인 대상, 2017 대한민국 미래경영대상 등 각종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역사의식에 기반한 작가정신으로 국격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온 공로를 크게 인정받은 것이다. 이서하 한지작가는 “훌륭한 원로화가들도 많이 계신데, 제가 과분한 상을 많이 받아서 항상 죄송스러운 마음이고, 책임감에 어깨가 무거워진다. 앞으로도 저를 아껴주시고, 제 작품과 노력을 인정해 주시는 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국화꽃여인, 이서하, 한지.(사진제공=서하갤러리)

◆“자유로운 예술가로 살고 싶다”

“니체의 능동적 허무주의가 제 예술의 근간입니다. 인생을 누군가에 의해 답을 맞춰 살기보다는, 내 스스로에게 맞는 답을 찾아가며 용기 있게 사는 것이죠. 예술이 곧 자유이기 때문입니다. 그저 제가 바라는 것은 돈과 명예를 따르지 않고, 사는 동안 예쁘게 예술 활동에 전념하는 것입니다. 날씨 좋은 날, 맑은 하늘을 바라보면서 작품을 구상하고, 활짝 핀 꽃을 감상하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음미하며, 소중한 사람들과 차 한 잔을 하면서 여유를 즐기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고,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향후 한지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토대로 창조적인 작품세계를 열어갈 것이며, 다양한 문화 사업을 펼치고 싶다는 이서하 한지작가. 앞으로도 그가 한지의 세계화를 이끄는 문화리더로서 21세기 신성장동력산업이자, 민족문화의 원형인 전통 한지가 ‘아시아의 명품’에서 ‘세계의 명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큰 몫을 담당하길 기대해본다.

정혜미기자 celina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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