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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뉴스통신=이광희 기자] 북한이 심상치 않다. 연일 퍼붓는 말들이 막가자는 말투다. 문제는 막말이 행동으로 옮겨질까 우려된다.
본래 북한의 말투가 거칠다. 싸가지가 없는 경우도 곧잘 본다. 좋게 얘기하면 거침이 없다. 하지만 예의와는 거리가 멀다. 한두 번이 아니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때다. 대표단이 평양냉면을 나누는 자리였다. 이선권 북한 조평통위원장이 기업인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
참으로 고약하다. 우리 기업인들을 불러놓고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물으면 어쩌란 건가. 맛이 났을 리 없다.
입에 있는 냉면조차 뱉고 싶었을 게다. ‘자본주의 기업인들이 역사발전에 한 게 뭐있다고 이 자리에서 냉면을 먹고 있느냐. 목구멍에 넘어가느냐’는 말을 줄여한 셈이다.
지독한 공산주의자의 입장에서 자본주의 기업인은 철저히 배제되어야 할 인사다. 그런데 대표로 뽑혀와 냉면을 먹고 있으니 배알이 꼬였다는 표현이다. 이 말은 한동안 회자되기도 했다.
평양냉면집 옥류관 주방장도 입이 걸다. 13일 북한 매체 “조선의 오늘”에 실린 글이다.
“평양에 와서 우리의 이름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그 무슨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 돌아가서는 지금까지 한 일도 없는 주제에 오늘은 또 우리의 심장에 대못을 박았다”고 썼다.
이 글의 범주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포함된다. 예의와는 거리가 멀다. 여기서 머물지 않았다.
“족제비도 낯짝이 있다는데 천벌을 받을 대역죄를 저지르고도 안하무인격으로 놀아대고 있다”고 했다. 냉면 한 그릇 얻어먹고 돌아와 뼈아픈 소리를 듣고 있는 셈이다.
그는 또 “옥류관의 모든 종업원들이 ‘독사는 열백 번 허물을 벗어도 역시 독사’라며 치를 떨고 격노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글에도 품격이 있다. 이정도면 막가는 정도가 아니라 끝이라는 말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 글을 이렇게 쓴다는 것 자체가 쓴 사람의 격이 얼마나 치졸한지를 보여준다. 양아치 수준이다. 이렇게 매몰찬데도 평양냉면이 먹고 싶어질까.
김여정의 담화은 더하다. 섬뜩하고 살벌하다.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했던가. 평소 연약해보여서 그런지 더욱 그렇다.
“언제 봐야 늘 뒤늦게 설레발을 치는 그것들의 상습적인 말에 귀를 기울이거나 형식에 불과한 상투적인 언동을 결코 믿어서는 안되며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의 죄행을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한국 정부관계자들을 ‘설레발치는 것’들이라고 폄훼했다. 북한에 삐라를 뿌린 탈북자들에 대해서는 “우리지역에 오물들을 들이민 쓰레기들”이라고 했다.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죄값을 깨깨(모두) 받아내야 한다는 판단과 그에 따라 세운 보복계획들은 대적부문 사업의 일환이 아니라 우리 내부의 국론으로 확고히 굳어졌다”고 피력했다. 탈북자들에게 특별한 죗값을 묻겠다는 말이다.
“말귀가 무딘 것들이 혹여 협박용이라고 오산하거나 나름대로 우리의 의중을 평하며 횡설수설해댈 수 있는 이런 담화를 발표하기보다는 이제는 련속적인 행동으로 보복해야 한다”고 했다.
탈북자들에게 직접적인 보복을 연속적으로 가하겠다는 경고다. 테러나 암살 등의 수법이 동원될 여지가 있다.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 우리는 곧 다음단계의 행동을 취할 것이다.”
곧이어 김여정은 “대적사업 련관 부서들에 다음단계 행동을 결행 할 것을 지시하였다”고했다.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련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다”고 했다.
“남조선당국이 궁금해 할 그다음의 우리의 계획에 대해서도 이 기회에 암시한다면 다음번 대적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
우리 군대 역시 인민들의 분노를 다소나마 식혀줄 그 무엇인가를 결심하고 단행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쓰레기는 오물통에 가져다 버려야 한다” 담화를 맺었다.
김여정의 담화를 골자로 분석해보면 조만간 변고가 우려된다. 그것은 탈북자를 암살하는 행위가 빚어질 수도 있다.
다른 방법의 침투나 사회교란도 걱정된다. 무력시위도 하나의 예상 시나리오일 수 있다. 우리가 예상하는 것 외의 또 다른 가능성도 있다.
북은 무슨 일이든 저지를 태세다. 국내의 어려움을 밖으로 돌릴 생각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과 경제제재에 따른 고통 등 인민들의 불만을 밖으로 돌려야 한다.
그 대상이 남한이다. 이런 요인들을 풀어내기 위해서도 돌출적 행동을 할 판이다. 거친 말에만 머물지 않고 행동으로 옮길 심산이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이런 마당인데 태안은 큰 구멍이 뚫렸다. 세 번째 발견된 중국산 엔진 고무보트도 밀입국에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만약 이 구멍으로 무장괴한들이라도 침투 했다면 어쩌려고 이러는지. 군이 한심하다.
그나마 해안경찰은 해당 경찰서장을 경질했다. 중국인 밀입국에 책임을 물었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군은 반응이 없다.
문책성 인사를 했다든지 혹은 더 철저하게 방어를 하고 있다든지. 묵묵부답이다. 세 번씩이나 태안이 뚫렸는데도 말이다.
태안만 불안한가. 다른 해안지방은 안전한 건지. 미덥지 않다. 북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을수록 더 철저해야하는 게 국토방위다. 걱정스럽다.
2kwang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