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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교회 정영구 담임목사.(사진제공=하나교회) |
십자가의 길에는 없는 것
하나님을 믿으면서 받는 유혹이 있다. 예수님도 광야에서 마귀에게 세 가지 유혹을 받으셨다. 첫 번째 유혹은 ‘만약 예수님의 아들이라면’이라는 능력을 보여주라는 유혹이다. 아들이면 돌을 가지고 떡을 만들어보고, 높은 곳에서도 안전하게 뛰어내려보기도 하고, 천하만국을 소유하고 그 영광이 넘쳐나는 존재가 되라고 했다.
우리는 예수처럼 되기를 바라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가끔씩 능력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다. 자기의 전문분야에서 그래도 실력 있는 사람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또 가끔 우리도 모르는 기적이 일어나서 다른 사람에게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얼굴에서 빛이 나고 또 꽤 성공해서 나눠 줄만큼의 물질을 소유하기를 원한다.
그런데 마귀의 유혹은 ‘만약’이라는 조건이다. 만약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그런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제대로 된 그리스도인이라면’ 이라는 질문을 하는 것이다. 만약 제대로 믿는 그리스도인라면 능력과 기적과 소유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으로 읽혀진다. 보여주지 못하면 아들이 아닌 것이다. ‘만약’이라는 것은 계속해서 우리와 하나님의 관계를 의심하게 만들고, 불안하게 하고, 그 관계 안에서 아무도 자라나지 못하게 한다.
두 번째는 능력을 보여 달라는 요구들을 받는다. 배고픈 자들이 떡을 달라고 하고, 아픈 자들이 치유받기를 원하고, 가난한 자들이 소유를 베풀어 달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다. 아무리 줄려고 해도 우리는 아무런 능력이 없다. 보여 줄 능력이 없는 건 고사하고 오히려 실패의 연속이다. 믿는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믿지 않는 사람들보다도 능력이 떨어지고 보여 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자존감을 지킬 수도 없을 정도이다.
세 번째는 지름길을 바라는 마음이다. 예수님은 사역을 하시면서 기적을 베푸셨다. 오병이어로 3천명을 먹이셨다. 물위를 걸으셨다.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셨다. 그런데 왜 마귀의 유혹을 피하셨는가? 예수님에게는 그것이 십자가의 길에 없는 기적들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고난 없는 영광이고, 댓가지불하지 않는 성공을 바라는 것들이다.
딸이 로또가 되기를 바란다고 얘기 한 적이 있다. 로또가 되면 절반을 건축헌금을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아르바이트하고 용돈 받는 것을 먼저 반만 하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아무 말도 없었다. ‘그리고 근심하고 갔더라.’가 되는 느낌이다.
우리가 받은 구원은 값싼 은혜이다. 거저 받은 공짜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편에서는 가장 값비싼 구원이었다. 자신의 생명과 맞바꾼 구원이다. 어떤 것도 하루아침에 세워진 것은 없다. 땀과 눈물과 피 없이는 생명이 만들어지고 세워지고 보내질 수 없다. 누군가의 기도 없이는 사랑의 역사가 이루어질 수 없다. 무릎 꿇고 기도하는 시간은 응답받는 시간,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요즘 느끼고 있다. 하나님의 채워지는 시간을 기다리는 시간이고,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보는 시간이고, 하나님과 함께해서 너무나 좋은 시간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신다.
갈라디아서 강해설교18 십자가의 걸림돌
갈라디아서 5장 7절-12절, 민수기 31장 13-20절
God bless 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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